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본부장 송대영)이 2023년 4월 경마시행계획을 발표했다. 4월에는 5주간 10일에 걸쳐, 총 70개 부·경시행 경주가 펼쳐진다.
매주 금요일에는 부·경 시행 8개 경주와 제주 1개 중계경주로 운영한다. 토요일에는 서울 10개 경주와 제주 4개 경주를 중계하고, 일요일에는 서울 11개 중계경주와 부·경 시행 6개 경주가 운영된다. 부·경시행 70개 경주 중 53경주는 국산마 경주, 14경주는 국산·외산마 혼합경주, 3경주는 대상경주로 시행된다.
금요일 첫 경주인 제주 경주의 출발시각은 오전 11시이며, 토·일요일 첫 경주인 서울 경주의 출발시각은 오전 10시 35분이다. 마지막 경주 출발시각은 금·토·일요일 모두 오후 6시다.
특히 4월부터는 2023년 최고 우수마를 선발을 위한 삼관경주(3개 경주로 구성된 시리즈 경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많은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는 4월 2일에는 ‘스프린터 시리즈’의 제1관문 ‘부산일보배(혼합 3세 이상, 제6경주, 1200m)’ 경주가 개최되어 단거리 최고마 선발의 막을 올린다.
최우수 국산3세 암말 선발을 위한 ‘트리플티아라’와 최우수 국산3세마 선발을 위한 ‘트리플크라운’ 시리즈 경주도 개최된다. 23일에는 ‘트리플티아라’ 시리즈의 제1관문 ‘루나스테익스(국산 3세, 암, 제6경주, 1600m)’경주가 열린다. 30일에는 ‘트리플크라운’ 시리즈의 제1관문 ‘KRA컵마일(국산 3세, 암수, 제6경주, 1600m)’이 개최돼 총 7억원의 상금을 놓고 서울과 부산의 내로라 하는 말들이 대결을 벌인다.
한편, 화사한 봄을 맞은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는 벚꽃과 동백이 만발해 가족단위로 피크닉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드넓은 부지에 조성된 형형색색의 꽃길에서 인생샷도 남기고, 작고 순한 말 '포니'를 구경하다 보면 마음 속 힐링까지 얻을 수 있다.
매주 일요일 열리는 ‘말죽거리마켓’은 플리마켓부터 푸드트럭까지 다양한 즐길거리로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다. 공원운영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마사회 홈페이지 또는 전화문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을 사랑해 국경을 넘어온 미국인 심판, 마사회 윌리엄스
경쟁을 전제로 하는 스포츠에서는 공정이 가장 핵심 가치다. 찰나에 승부가 결정되고, 그 승부에 따라 내기의 결과가 좌우되는 경마 역시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단이 중요한 스포츠다. 그렇기에 공정한 경쟁을 수호하는 심판위원들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한국마사회는 경마 심판 분야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국제적 수준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지난 2004년부터 미국, 호주 등 경마선진국의 외국인 심판위원을 꾸준히 영입해왔다. 이런 가운데 과거 6년 동안 마사회의 외국인 심판위원으로 활동하다가, 최근 다시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으로 돌아온 외국인 심판 ‘윌리암스 빌리 리(61)’가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미국 출신의 윌리엄스 심판위원은 2011년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 외국인 심판으로 위촉돼 한국경마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주한미군에 근무하던 조카 덕분에 근무 이전부터 한국에 관심이 많았다.
풍부한 경주경험과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후 6년 동안 부산경남의 선임 심판위원으로 활약했다. 이후 말레이시아와 미국 일리노이 주에서 수석 심판위원으로 경력을 쌓았고, 6년뒤 다시 한국마사회로 돌아왔다.
그의 한국에 대한 사랑은 각별하다. 과거 한국마사회 심판위원으로 근무하며, 한국과 한국인에게 깊이 정들었다. 마사회에 근무하지 않을 때에도 부산에 거주했다는 그는 가장 좋아하는 한국음식으로 멸치쌈밥을 꼽았다. 휴일에는 한국인 부인과 여수, 거제, 제주 등 전국 각지를 여행하며 한국 문화를 즐기고, 동료들 사이에서는 ‘윌서방’으로 통할 정도로 한국문화와도 친숙하다.
윌리엄스는 플로리다의 목장에서 유년기를 보내며, 어릴 때부터 말과 친숙한 환경에서 성장했다. 10대 시절에는 기수로 20·30대는 조교사로 활동했으며, 40대에는 심판의 길에 들어섰다. 기수와 조교사로 활동하며 얻은 전문적인 경험은 심판 업무를 하는데 큰 자산이 됐다.
이후 세계 최대 경마 시행국인 미국의 미시간, 일리노이 주에서 심판 경력을 쌓았다. 2018년에는 말레이시아 로얄사바터프클럽에서 수석 심판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경력을 쌓아왔다.
경마의 주요 역할들을 직업으로 몸소 경험했고, 과거 6년간 한국 심판으로 활동한 그는 경마에 대한 애정과 한국경마에 대한 이해도가 남다르다. 심판위원으로서 객관적인 관점에서 전문적인 지식과 날카로운 시각으로 경주를 심의·분석하고, 기수와 경주마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둔다. 경마 관계자인 기수·조교사·경마 운영위원에게는 맞춤형 상담과 조언을 해주며 자신의 모든 경험을 아낌없이 전수해주고자 노력한다.
경주 심판위원인 그의 하루는 바쁘게 돌아간다. 예시장에서 말의 이상 유무를 판별하고 심판실로 이동해 경주로 전체를 조망하며, 말과 기수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경주에 임할 수 있는 지를 점검한다. 경주가 시작되면 경주진행 감시, 결승선 통과 후 위반사항 유무확인, 도착순위 확정 등 경주와 관련된 크고 작은 문제들에 대해 판단하고 최종 결정한다.
최고 수준인 PART1 경마시행국에서 쌓은 경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경주 분석과 심의에 체계적으로 접근해, 심판 판정에 대한 고객과 경마관계자들의 신뢰를 끌어올리는데 기여하고 있다.
심판으로서 많은 경주를 보았을 그에게 기억에 남는 경주가 있는지 물었다. 그는 “기수가 낙마하거나 경주마가 치명적인 부상을 입는 등 사고와 관련된 대부분의 경주들은 기억합니다”며 수년 간의 노력도 한순간의 사고에 묻히는 것에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이어 “모든 말과 기수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경주할 수 있도록 경주의 전 과정에 심혈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최근 그가 진행하는 ‘수습기수 역량강화 프로그램’에서도 경험이 부족한 수습기수들을 돕고자 하는 그의 노력을 느낄 수 있다.
그는 오랜 기간 경마산업에 종사하면서, 동종업계 사람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경마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해왔다. 사회적·경제적 격차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충분히 대우 받는 세상이 되길 바라며, 본인 스스로 경마와 관련된 어떤사람이든 동등하게 대할 것을 다짐했다고 한다. 심판으로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이해관계가 개입되지 않은 공정한 결정에 최선을 다한다며 소신을 밝히는 모습에서 직업에 대한 책임감과 애정이 드러났다.
박정헌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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