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로운 ‘방탄 변호인단’ 내세운 전략적 사과 비판도…눈덩이 같은 피해에 책임 언급은 ‘두루뭉술’
3월 28일 유아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유아인입니다'로 시작되는 짧은 사과문을 올렸다. 이 사과문에서 유아인은 "어제(3월 27일) 경찰 조사 직후 충분치 못한 사죄를 드렸다. 불미스러운 일로 저를 아껴주시고 사랑해 주신 많은 분들께 큰 실망을 드려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저로 인해 영화, 드라마, 광고 등 소중한 작업을 함께한 분들께 어제 전하지 못한 사죄의 마음을 전한다. 무거운 책임을 무책임으로 버텨온 순간들에 대해 깊게 반성하며 저마다의 소중한 꿈과 목표를 이루고자 했던 수많은 동료 여러분과 관계자 분들께 피해를 드려 죄송하다. 제가 가져야 할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아인의 주연작으로 올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공개 예정이었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승부'와 오리지널 시리즈 '종말의 바보'는 전날 넷플릭스 측에서 공개 잠정 연기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유아인은 "많은 분들이 저를 지지해 주시고 아낌없는 격려와 애정을 주셨는데 배우의 업을 이어오며 한편으로는 저 자신을 스스로 해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크나큰 후회와 부끄러움을 느낀다. 또한 그런 잘못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큰 상처를 드렸다"라며 "사건이 불거지고 불충분했던 반성의 시간 동안 저는 제 과오가 어떠한 변명으로도 가릴 수 없는 잘못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인지했다. 제가 가져왔던 자기 합리화는 결코 저의 어리석은 선택을 가릴 수 없는 잘못된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있을 조사에 성실히 임하며 여러분의 모든 질타와 법의 심판을 달게 받겠다. 다시 한 번 깊은 사죄의 마음을 전한다"고 마무리했다.
앞서 지난 3월 27일 유아인은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첫 출석해 약 10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다. 이날 오후 조사를 마친 유아인은 취재진에게 "불미스러운 일로 이런 자리에 서게 돼 실망시켜드린 점 죄송하다. 제 일탈 행위들이 누구에게도 손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식의 자기합리화 속에서 잘못된 늪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며 "입장 표명이 늦어진 점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이런 저를 보시기 많이 불편하시겠지만 이런 순간들을 통해 그간 살아보지 못한, 진정 더 건강한 순간들을 살 기회로 삼고 싶다"고 밝혔다.
'진정 더 건강한 순간'을 위해 유아인은 호화로운 방탄 변호인단을 선임해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고 있다. 유아인의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린 법률사무소 인피니티 박성진 변호사는 27년 간 검사 생활을 하며 '마약통'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2013년 이승연, 박시연, 장미인애, 현영 등 연예인 프로포폴 불법 투약 수사를 지휘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 출신 변호사들도 유아인의 변호인단에 포함됐다.
유아인은 프로포폴, 대마, 케타민, 코카인 등 4종 마약을 상습 투약한 의혹을 받고 있다. 프로포폴의 경우 먼저 조사를 진행했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횟수와 투약 장소 등을 파악해 경찰 수사도 비교적 순조로웠지만 나머지 대마, 케타민, 코카인은 정확한 구입 경로부터 투약 과정 등을 원점에서 살펴야 한다. 경찰은 유아인의 자택 2곳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그의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와 매니저, 지인 등의 참고인 진술 자료 등을 바탕으로 수사를 확대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구속 영장 신청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아인이 사과문에서 모호하게 뭉뚱그린 '책임'의 해결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미 사실상 무기한 공개 연기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승부'와 오리지널 시리즈 '종말의 바보' 등 작품 2개를 비롯해 유아인을 홍보 모델로 기용했던 광고주들도 계약 해지와는 별개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유아인은 현재 오뚜기, 네파, 종근당건강, 무신사 등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광고 개런티가 높은 젊은 배우 중 한 명으로 꼽혀 1년 기준 약 8억~10억 원 상당의 광고료가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연예인의 광고 모델 계약시 해당 연예인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을 입혀 계약 기간 내 광고를 철회해야 할 경우 연예인과 소속사는 브랜드사에 위약금을 지불하게 돼 있다. 현재 유아인을 기용한 전체 브랜드가 유아인의 광고를 모두 내린 상태인 만큼, 해당 브랜드에서 유아인과 그의 소속사 UAA에 최대 약 100억 상당의 위약금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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