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 대상 확보 및 동생 강지연 씨 공범 입증 위해 수사 확대…‘자금줄 역할’ 원영식 초록뱀 회장 공모 여부도 주목
실제로 검찰은 강 씨의 자금줄 역할을 했던 원영식 초록뱀그룹 회장 등을 향해 수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강 씨가 비덴트 등을 통해 발행한 전환사채(CB)에 투자한 이들이 사전에 주가조작 시도를 알았을 가능성 등을 확인하려는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강 씨의 여동생이자 비덴트 등 관련회사들에 대표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었던 강지연 씨도 공범으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레스토랑 압수수색의 의미
배우 박민영 씨와 열애설을 시작으로 빗썸 실소유주 의혹이 제기되며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된 강종현 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채희만)는 이미 강 씨를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강 씨는 여동생 강지연 비덴트 대표와 공모해 회사 돈을 빼돌리거나 주가를 조작하고, 공시 의무를 피하기 위해 전환사채(CB)를 차명으로 거래했다는 혐의다. 검찰은 강 씨가 이를 통해 670억 원의 부당이익을 본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씨의 기소는 이미 끝났지만, 검찰은 최근 추가로 강 씨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 바로, 강종현 씨가 관계 회사들을 통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F 레스토랑이었다. F 레스토랑은 비덴트, 인바이오젠, 버킷스튜디오로 이어지는 지분 구조를 가진 강종현 씨 남매 소유로 알려졌다. F 레스토랑이 위치한 건물 역시 비덴트가 지난 2021년 3월 매입했다. 비덴트는 해당 건물을 약 600억 원에 매입하면서 500억 원 정도를 우리은행에서 빌렸다.
이 레스토랑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검찰이 들이닥친 것은 VIP 리스트 확보를 위함이었다고 한다. 수사 정보에 정통한 법조계 관계자는 “강종현 씨가 해당 레스토랑에서 회사 카드를 써가며 주요한 인사들을 데려와 식사를 하며 대접을 했다는 얘기가 있어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검찰은 F 레스토랑의 회원권 리스트를 확보하려 했다고 한다. F 레스토랑은 분리된 공간에서 서빙 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회원권을 별도로 판매했다. 회원권의 가격은 수천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강 씨는 배우 박민영 씨를 포함, 유명 연예인 S 씨, 가수 L 씨, C 씨 등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검찰은 13일 당일 압수수색 때 F 레스토랑에서 회원 리스트를 확보하지 못하자, 회원권 리스트가 있는 파일이 있다는 비덴트 계열사까지 찾아가 자료 확보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덴트 흐름에 정통한 관계자는 “강 씨가 해당 레스토랑의 회원권을 활용해 연예인들에게 재력을 과시하고 그들과 친하게 지낸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라며 “검찰이 회원권 리스트를 확보하려 한 것은 단순히 연예인을 확인하려는 것은 아니다. 연예인 외에 누구를 불러 로비를 했는지를 확인하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스토랑 통해 강지연·원영식 수사하나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채희만)는 강 씨 기소 이후에도 크게 두 축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우선 강 씨의 동생 강지연 씨를 강종현 씨와 공범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최근 언론에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 수사 대상을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강지연 씨 등 공모 관계인 사람들 관련) 의혹 전반에 대해 규명해나갈 예정이다. 수사 결과를 기대해 달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은 검찰 수사의 나머지 한 축인, 강종현 씨에게 자금줄 역할을 한 원영식 초록뱀그룹 회장 사건을 주목하고 있다. 원영식 회장은 비덴트와 버킷스튜디오에서 발행한 전환사채(CB)에만 1400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한 ‘주가조작’이다. 검찰은 이미 강종현 씨 재판에서 “강 씨는 지난해 7월 비덴트와 미국 가상자산거래소 FTX가 매각 협상을 하는 것처럼 허위 내용을 발표해 비덴트 주가 상승을 유도했다”며 “강 씨는 비덴트 실소유주 입장에서 FTX 측과 1회 면담한 것에 불과했음에도 거짓 내용으로 호재를 띄워 차명으로 보유하던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 뒤 처분해 시세 차익을 얻으려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원영식 회장이 알고 있었다면 원 회장도 공모관계가 성립하게 된다. 검찰은 원 회장이 강종현 씨의 주가 조작 과정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원 회장은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비덴트 계열사들의 확보한 지분을 모두 처분하며 발을 빼고 있다. 다만, 수감 중인 강종현 씨는 관련 여죄를 수사 중인 검찰에 비협조적이라고 한다. 강 씨를 보고 투자했던 이들을 지키기 위함이라는 풀이다.
자본시장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큰손으로 평가받는 원영식 회장이 강종현 씨를 통해 적지 않은 수익을 누렸지만, 홈캐스트 사건 이후 다시 검찰 수사를 받는 것에 대해 적지 않는 부담을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계열사들 중 일부를 매각하려 한다”며 “과거 홈캐스트 때처럼 ‘투자만 했을 뿐’이라는 논리로 검찰의 수사망을 빠져나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환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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