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서 덕수중 5-1로 꺾고 전국체전 서울 대표로 선발…김정길 강남중 감독 “똘똘 뭉친 게 우승 원동력”
강남중은 26개 팀이 참여한 대회의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서울시를 대표하는 중학 야구팀도 됐다. 서울시에서 가장 큰 중학 야구대회이기도 한 일요신문배 대회는 제52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서울시 대표 선발대회를 겸한다.
일요신문배 대회는 각 팀이 겨우내 가다듬은 기량을 선보이는 무대다. 야구계 관계자는 "올해 첫 대회이자 전국체전에 나서는 관문이다. 각 팀이 이번 대회만 바라보고 겨울을 보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4월 1일 결승전은 강남중과 덕수중의 대결로 펼쳐졌다. 양 팀은 예선부터 성남중, 대치중, 휘문중, 자양중 등 경쟁자들을 누르고 결승전에 당도했다.
큰 대회, 큰 경기였던 만큼 양 팀 선발투수들은 긴장한 모습으로 1회 각각 주자를 내보냈다. 덕수중과 강남중 모두 실점 위기를 가까스로 벗어났다. 기세를 올린 쪽은 강남중이었다. 2회초 2점을 뽑아내며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덕수중은 이내 추격에 나섰다. 4회 1점을 따라갔다. 위기 상황에서 강남중은 3루수를 맡고 있던 김지우를 투수로 내세웠다. 경기를 지켜보던 야구계 관계자는 "김지우는 서울 시내 중학교 최고 투수 중 하나"라고 귀띔했다. 최고 구속이 시속 145km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운드에 오른 김지우는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내줬으나 추가 실점 위기를 강속구로 모면했다.
위력적인 구위를 자랑하는 김지우였으나 제구까지 완벽하지는 못했다. 볼넷을 내주며 4회에 이어 5회에도 만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덕수중은 점수를 내는 데 실패했다. 덕수중이 역전 기회를 놓치자 경기 흐름은 강남중으로 넘어왔다. 6회에 2점을 뽑았다. 투타를 겸업하던 김지우는 타점과 도루도 기록했다.
경기는 7회 1점을 추가한 강남중의 5-1 승리로 마무리됐다. 상대 투수의 강속구에도 덕수중 타자들은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기회를 엿봤다. 도루 등으로 경기를 흔들어 봤으나 역전을 하는 데 실패했다.
승리 확정과 동시에 강남중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서로 얼싸안고 생수를 흩뿌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더그아웃에서 흐뭇하게 지켜보던 김정길 강남중 감독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쁘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팀이 하나로 똘똘 뭉친 것이 우승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에서 위기가 있었는데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줬다. 전국 대회 우승을 목표로 하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강남중은 대회 시작 전부터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에이스급 투수들을 다수 보유했고 중심타자급 선수도 즐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정길 감독은 "나 또한 우리 전력이 좋다는 생각은 했다(웃음). 다만 우승을 자신하지는 못했다. 전력과 대회 결과가 꼭 일치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방심하지 않고 열심히 해준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이어진 시상식에서 강남중 선수 다수가 개인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대회 MVP는 강남중 주장 박인효의 차지였다. 그는 "내가 잘해서 받은 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팀 동료들이 다 같이 잘해줘서 내가 대표로 받은 것"이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우수투수상은 결승전 4회에 등판해 팀 승리를 지킨 김지우에게 돌아갔다. 김지우는 "동계훈련을 열심히 했는데 그 결과가 나온 것 같아 기쁘다. 전국체전에서도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마운드에서 막강한 모습을 보인 그이지만 "투수와 야수 중에 굳이 한 가지를 골라야 한다면 좋은 야수로 성장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나중에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싶은 꿈이 있다"고도 귀띔했다.
타격상은 결승전에서 팀의 톱타자로 나선 배정호가 수상했다. 배정호는 15타수 12안타 타율 8할이라는 비현실적인 기록을 냈다. 배정호는 "욕심을 내기보다 정확성으로 살아나가려고 했다. 1번 타자 역할에 충실하다보니 좋은 성적이 나온 것 같다"며 "방심하지 않고 전국 대회에서도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말했다.
감투상은 준우승을 한 덕수중의 박민준에게 돌아갔다. 덕수중 선수들은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실망보다 대회를 즐기는 태도로 박수를 받았다. 준우승 메달에 환호하며 다음 대회를 기약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미소짓게 했다. 중학 야구 대회에선 드물게 30여 명의 재학생이 대회 현장을 찾아 열띤 응원전을 펼치기도 했다.
개인상을 수상한 강남중 선수들은 이 같은 덕수중의 응원을 부러운 듯 바라보기도 했다. 강남중도 재학생들의 응원이 있었지만 숫자는 덕수중에 비해 적었다. 박인효, 김지우, 배정호는 한 입으로 "응원 와준 친구들이 너무 고맙지만 우리 학교 친구들은 야구에 관심이 적은 것 같다"며 쑥스러워했다.
서울특별시교육청 주최, 서울특별시체육회와 서울특별시야구소프트볼협회 주관으로 열린 일요신문배 대회는 일요신문과 사단법인 청소년선도위원회, 주식회사 엘에이티가 후원했다. 일요신문은 앞으로도 중학 야구 발전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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