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이수 전 비서관 ‘약관대 강당당 노무현’ 출간…낙선 거듭하면서도 소신 굽히지 않은 그 시절 기억 복원
노 전 대통령 좌우명 ‘약자에게 관대하고 강자에게 당당하라’에서 따온 제목에서 보듯이 책 내용은 노무현 성정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동안 발간된 노무현 관련 책들은 주로 대통령 재임 시절 정치와 신념 이야기다. 이에 비해 이 책에선 1990년대 낙선을 거듭하면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바보 노무현’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2002년 대통령선거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옥탑방을 아느냐”는 패널 질문에 “잘 모른다”고 답해 이후 ‘귀족 후보’로 낙인찍히는 계기가 됐다. 다음날 노무현 후보가 “반지하는 알아도 나도 옥탑방은 몰랐는데, 이회창 그 양반 안됐네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언제나 정정당당한 승부를 강조했던 노무현 후보는 경쟁 후보 약점을 활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음에도, 자신도 옥탑방이라는 낱말을 몰랐기에 양심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노무현이란 정치인은 그랬다.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정치인이었다”고 회고한다.
2000년 부산 낙동강 서쪽의 북강서 을 국회의원 선거 일화도 노 전 대통령 성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농촌 지역이라 읍면동 책임자들에게 어느 정도 ‘활동비 지급’이 필요한 ‘조직 선거’가 불가피하다”고 의견일치를 본 참모들 보고에 노무현 후보는 핵심 참모들을 모두 불러 모아 놓고 일갈했다.
“여러분 뜻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그렇게 정치하지 않았습니다. 내 뜻을 따르지 않을 분들은 떠나십시오.”
목표와 수단, 결과와 과정 모두 당당히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욱’하는 성질에 그만 ‘탈영’했다고 한다. 며칠 후 캠프에 복귀한 그를 보고 노무현 후보는 이렇게 말한다.
“이수 씨, 서로 조금씩 양보합시다. 단, 선거법 위반 시비가 없도록.”
이처럼 1994년 (사)지방자치실무연구소 시절부터 참여정부 대통령비서실 행사기획비서관에 이르기까지 노 전 대통령과 동고동락했던 저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움은 더욱 짙어지고 소중한 기억들은 점점 흐릿해지고 있는데, 그동안 몇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이러저러한 이유로 글쓰기를 회피”해 왔으나 “이제는 말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1994년부터 2008년까지 많은 시간을 함께했지만, 나는 그분의 몇 %나 보고 느꼈을까? 많은 분들이 간직하고 있을 소중한 추억의 조각들이 모아진다면 우리는 그분의 진심이 담긴 모습을 좀 더 따듯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 보탰다.
김지영 기자 young@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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