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조건 낮추더라도” 발언 논란 재점화…스스로 연봉 깎지만 “전력 평준화에 악영향” 비판도
선수가 스스로 연봉을 깎는 페이컷은 일부 프로스포츠 리그 자체를 흔들 수 있는 행위로 간주된다. 구단 간 자유로운 경쟁이 일반적인 유럽 축구 등에서는 선수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연봉을 낮추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샐러리캡 제도가 도입된 종목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미국 NBA 역대 최다득점 기록을 갖고 있는 르브론 제임스는 마이클 조던에도 비견되는 슈퍼스타지만 가장 많은 '안티팬'을 보유한 선수기도 하다. 페이컷 논란이 큰 원인이다. 고향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서 초년 시절을 보낸 르브론은 FA 자격을 얻은 후 페이컷을 통해 마이애미 히트에 합류했다. 당시 마이애미는 르브론 이외에도 크리스 보쉬, 드웨인 웨이드 등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샐러리캡 한도를 넘지 않을 정도로 연봉을 깎고 모여 '슈퍼팀'을 결성했다. 리그 내 전력 평준화, 흥미 유발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샐러리캡 제도를 무시한 처사라는 비난이 뒤따랐다.
르브론 전후로도 NBA에서 페이컷은 존재했다. 하지만 르브론에게 유난히 엄격한 잣대가 따른 것은 그가 리그를 뒤흔들 수 있는 기량을 보유한 선수였던 탓이다. 찰스 바클리, 칼 말론, 케빈 가넷 등도 우승을 위해 강팀을 결성한 전력이 있으나 당시는 전성기 기량에서 내려온 시점이었기에 비교적 손가락질을 덜 받았다. FA가 아닌 트레이드로 팀을 옮긴 경우는 친정팀에 '유산'을 남겼기에 비판이 덜했다.
페이컷 논란은 V리그에서도 생소하지 않다. 주인공은 역시 김연경이다. 김연경은 2020-2021시즌을 앞두고 해외생활을 하다 흥국생명으로 복귀하면서 최고 연봉에 훨씬 못 미치는 연봉 수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흥국생명은 당시 FA 대어들을 잡으며 샐러리캡에 여유분이 없었다. 김연경 합류로 구단은 '무패우승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 슈퍼팀을 결성했다. 이때 배구여제에게 르브론 제임스에 빗댄 멸칭이 생기기도 했다.
김연경에 이어 국가대표 시절 '절친'으로 불리는 양효진도 유사한 비판을 받았다. 2021-2022시즌, 코로나19로 인해 리그 조기 종료로 우승컵을 들지는 못 했지만 현대건설은 시즌 내내 3패만 기록하며 강력한 전력을 자랑했다. 선수들의 고과가 높아진 가운데 시즌 후 FA 자격을 획득한 양효진은 기존 연봉을 삭감해 팀에 남는 선택을 했다. 덕분에 현대건설은 2년 연속 막강한 전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다시 맞은 2023년 에어컨 리그 초기, FA 자격을 얻은 김연경이 현대건설과 연결됐다. 기존 선수만으로도 샐러리캡에 여유가 없는 현대건설에 김연경이 합류한다면 페이컷을 피하기 어려웠다. 김연경도 '조건을 낮출 수 있다'며 가능성을 시인했다.
페이컷에 대해 리그 차원의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그 구성원들의 경각심 조성 또는 샐러리캡 증대 등을 고려할 시점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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