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원했던 케이크는 순백의 심플한 케이크였다. 붉은색으로 케이크 가장자리를 강조하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이에 그는 몇 가지 선택 사항을 기입하는 종이 신청서에서 크기와 맛을 제외하고는 모두 ‘신청 안함’이라고 적었다. 가령 케이크 위에 새길 글씨나 장식은 아무 것도 선택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뒷면을 봐주세요’라는 메모와 함께 종이 뒷면에 따로 원하는 요구사항을 손글씨로 적어 두었다. 그의 주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글씨 필요 없음 / 디자인 필요 없음그는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그림도 그렸다. 검은색 볼펜으로 직사각형 모양의 케이크를 그린 다음 빨간색 마커를 사용해 가장자리를 강조했다. 그는 ‘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가 글로 설명도 써놓았고, 그림도 그려 놓았으니 잘못 만들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허탈해 했다.
-케이크 위/아래 가장자리에만 빨간색 아이싱 둘러주세요
하지만 며칠 후 케이크를 찾으러 코스트코에 갔던 그는 자신의 눈을 믿지 못했다. 그가 원했던 빨간색 테두리는 없었다. 대신 그가 종이 뒷면에 그린 것과 똑같은 그림이 케이크 한가운데 그려져 있었다. 심지어 살짝 찌그러진 모양도 같았고, 검은색으로 그린 선도 똑같았다.
그는 “토요일 아침이었고, 시간이 촉박했다”면서 그냥 그 케이크를 집으로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가 ‘레딧’에 공유한 이 황당한 사연은 11만 회 이상 공유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져 나갔다.
비록 원하는 디자인의 케이크를 받는 데는 실패했지만 워커는 화를 내기보다는 즐거워하고 있다. 그는 “그럼에도 나는 기억에 남을 놀라운 케이크와 추억을 얻었다”며 흐뭇해 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