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사령탑과 장기간 동행 시 전성기 구가…구단, 교체 때마다 쇄신 약속하지만 달라지는 건 없어
수원 삼성은 이번 시즌 극도의 부진을 겪고 있다. 7경기를 치르는 동안 승리는 없고 두 번의 무승부로 승점 2점만 획득했다. 순위는 12위로 리그 최하위.
지난 시즌부터 부진은 지속됐다. 박건하 감독이 지난해 4월 팀을 떠났다. 이병근 감독이 뒤를 이었으나 순위를 크게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최종순위 10위에 머물렀고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가까스로 1부리그에 잔류했다. 새 시즌에도 반전은 없었고 결국 이병근 감독은 재임기간 1년을 채우지 못 하고 경질됐다.
수원은 과거 사령탑과 비교적 장기간 동행을 이어가던 구단이었다. 초대 김호 감독부터 차범근·윤성효 감독 등은 최소 2시즌 이상 재임 기간을 보장받았다. 4대 서정원 감독도 2013~2018년 팀을 이끌었다.
이 기간은 수원 구단의 전성기와 일치한다. 김호-차범근 시대는 수원이 리그를 지배하던 시기였다. 숱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윤성효·서정원 감독 시절에도 FA컵 우승 경력이 있으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도 자주 나섰다.
하지만 서정원 감독의 수원 커리어 후반부부터 팀 순위는 점차 낮아져 갔다. 수원이 5위 이내 성적을 기록한 것은 2017년이 마지막이다. 구단 이름은 수원 삼성 블루윙즈지만 날개를 잃은 듯한 행보가 이어졌다. 모기업 지원이 줄어들며 전력이 약해졌고 한 감독과 함께하는 기간도 줄고 있다. 이임생·박건하 감독 모두 2년을 채우지 못했다. 이병근 감독이 수원에 머문 기간은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유사한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감독을 교체하며 구단은 '쇄신'을 약속했지만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일부에선 투자 부족을 지적하지만 구단은 여전히 80억 원 내외를 선수단 연봉에 지출한다. 이는 리그 내 중위권 수준 규모다. '얼마를 쓰는가'보다 '어떻게 쓰는가'가 중요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상윤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수원은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까운 구단이다. 감독 교체만으로 반전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금 같은 방식으로는 지도자들의 커리어만 망치는 일이다"면서 "평소에도 '수원이 살아나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수원은 그런 팀이다. 사명감을 가지고 변화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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