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9일 오후 8시 10분께 그룹 아스트로의 멤버 문빈이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당시 문빈이 연락을 받지 않자 자택을 찾았던 매니저가 발견해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으나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자택 내부에 침입 흔적이 없고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은 것을 토대로 문빈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파악했다. 정확한 사망 원인 등을 조사하기 위해 부검을 검토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소식이 알려지자 문빈의 소속사인 판타지오는 4월 20일 새벽 입장문을 통해 “2023년 4월 19일 아스트로 멤버 문빈이 갑작스럽게 우리의 곁을 떠나 하늘의 별이 됐다”고 밝혔다.
판타지오는 “사랑하는 아들과 형제를 떠나보낸 유가족들의 슬픔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오랜 시간 함께 해온 아스트로 멤버들과 저희 판타지오 동료 아티스트 및 임직원 모두 너무나도 큰 슬픔과 충격 속에 고인을 마음 깊이 애도하고 있다”며 “문빈을 응원해주시고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들께 갑작스러운 소식을 전해드리게 돼 더욱 가슴이 아프다. 그 누구보다 항상 팬들을 사랑하고 생각했던 고인의 마음을 잘 알기에 더 비통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문빈의 여동생이자 걸그룹 빌리의 멤버 문수아를 비롯해 문빈과 연예계 생활의 함께 한 아스트로 멤버들도 늦은 밤부터 고인의 빈소를 지켰다. 아스트로 멤버 진진과 윤산하는 비보가 알려진 당일 빈소를 찾았으며 군복무 중인 MJ(엠제이)도 긴급 휴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 차 미국에 머물고 있던 차은우도 급히 귀국길에 올랐다. 전속계약 만료로 지난 2월 팀을 탈퇴했던 전 멤버 라키도 빈소를 방문했다고 판타지오 관계자는 전했다.
문빈이 속해있던 아스트로는 2016년 2월 23일 데뷔한 보이그룹으로 국내외 K팝 팬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른바 ‘마의 7년’이라 불리는 재계약 시기를 맞았던 2022년 12월 30일 문빈은 진진, 차은우, 윤산하와 함께 판타지오와 재계약을 체결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 팬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2020년 9월부터는 윤산하와 함께 한 유닛 ‘문빈&산하’로 활동하면서 지난 1월 4일까지 네 번째 유닛 앨범을 발매했다. 오는 5월 드림콘서트 무대에서도 활약할 것으로 기대되던 차에 갑작스럽게 전해진 문빈의 사망 비보에 팬덤은 깊은 슬픔에 빠졌다.
2009년 아역 배우로 데뷔 후 본업인 음악은 물론이고 예능, 드라마, 음악방송 진행까지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해 왔던 문빈을 기억하는 연예계 관계자들은 비보를 듣고 모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한 관계자는 “신인 때나 지금이나 무슨 일을 하든 긍정적으로 먼저 나서서 하던 친구였다. 문빈과 한 번이라도 같이 일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은 기억만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문빈이 주로 활동했던 음악 방송은 고인을 추모하는 별도의 코너를 마련하거나 자막, 스페셜 영상 등으로 애도했다. 4월 20일 방송된 Mnet의 '보이즈 플래닛' 제작진은 검은 화면에 '엠넷 출연자와 제작진은 고(故) 문빈 님을 기억합니다. In remembrance of MOON BIN'이라는 자막을 띄웠고, '엠카운트다운'의 MC 몬스타엑스(MONSTA X) 주헌과 (여자)아이들 미연은 검은색 계열의 복장을 입고 문빈의 비보를 전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동료 연예인도 추모에 동참했다. 뮤지컬 배우 김호영과 배우 권혁수는 비보가 전해진 당일 인스타그램에 메시지를 올려 고인의 마지막을 기렸다. 샤이니 태민도 “무대 위에서 빛나던 모습이 기억난다. 늘 반짝이던 모습 그대로, 그곳에서 행복하길 바란다”라고 말했으며 같은 그룹의 멤버 키도 “좋은 곳에 가기 바라는 마음으로 마지막 인사를 하고 오니 더욱 잠이 안 온다. 진심으로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다”라고 추모했다.
방탄소년단(BTS) RM, 방송인 장성규, 가수 김재중·김종국 등도 SNS와 본인이 출연하는 방송 등을 통해 애도의 메시지를 남겼다. 영화 '드림' 홍보 일정을 소화 중인 가수 겸 배우 아이유는 홍보 인터뷰의 엠바고를 장례식이 끝나는 4월 24일 이후로 미뤘고, 방탄소년단 슈가도 4월 21일 예정됐던 영상통화 팬 사인회 일정을 연기했다. 문빈의 여동생 문수아가 멤버로 있는 걸그룹 빌리도 이번 주 스케줄을 전면 취소 및 연기했다.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만큼 해외 K팝 팬들도 문빈을 향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이 담긴 추모를 이어갔다. 아스트로의 공식 컬러인 보라색으로 꾸며진 추모의 공간이 해외 곳곳에 마련됐으며 팬들이 직접 쓴 손 편지가 그곳에 장식되기도 했다. 3월 31일에 마지막으로 올려진 문빈의 인스타그램 사진에는 4월 21일 기준 약 30만 개에 달하는 팬들의 추모 댓글이 달렸으며 SNS에도 ‘MOONBIN’(문빈) ‘문빈 가수해줘서 고마워’ 등의 해시태그를 단 메시지로 슬픔을 나눴다.
한편 문빈의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4월 22일이다. 유가족들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가족 친지들과 회사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모두 비공개로 진행되는 만큼 언론의 현장 취재는 허용되지 않았다. 다만 판타지오 사옥에는 팬들을 위한 별도의 추모 공간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