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넷 데리고 해릉도 다녀왔어요”…여행업계 ‘집사’ 잡을 다양한 서비스 내놓기 시작
5월 2일 중국 교통부는 4월 29일부터 5월 1일 사이 도로, 철도, 항공 등을 이용한 관광객 수를 발표했다. 약 1억 6000만 명으로 노동절 기간 역대 최대 규모다. 2022년 같은 기간에 비해 162% 증가한 수치다. 교통부는 5월 2일 하루 동안 1645만 명의 여객이 이동할 것으로 추산했다.
연휴를 앞두고 교통부는 철도 노선을 증설하고 운행 간격 단축 및 운행 시간 연장 계획을 세웠다. 현지 경찰 인력도 대폭 늘렸다. 항공의 경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소속 과정을 간소화했다. 도로는 차량이 몰려들면 뾰족한 방법이 없긴 하다. 대신, 교통부는 휴게소 관리 직원을 추가 배치하고, 전기차 충전기를 늘려 편의를 높이는 데 공을 들였다.
전국 각지의 관광지는 연휴 기간 내내 북새통을 이뤘다. 연휴에만 885만 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된 베이징의 주요 역들은 하루 최다 승객 기록을 세웠다. 장쑤, 쓰촨, 신장 등의 명승지 역시 일찌감치 표가 매진됐다.
핑야오 고성은 관광객이 폭증해 시장, 학교 등을 무료로 개방해 주차장으로 사용했다. 이는 핑야오현이 고성을 일반인에게 개방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고성에서 막을 올린 ‘히데요시’ 공연의 표는 인터넷상에서 암표로 거래될 정도였다.
관광뿐 아니라 영화, 레저 등 전 부문의 소비는 크게 늘었다. 외식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맛집’으로 소문이 난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선 최소 2시간 이상을 기다리는 게 다반사였다. 노동절 연휴 기간 중국 전역이 축제나 다름없었던 셈이다. 이런 가운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트렌드도 많이 나타났다.
대표적인 것은 ‘반려동물 여행단’이다. 반려동물과 함께 갈 수 있는 여행지를 찾아서, 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아이미디어컨설팅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번 연휴에만 10만 명가량이 이 상품을 이용해 반려동물과 여행을 즐겼다.
아이미디어컨설팅 측에 따르면 2025년 중국 반려동물 산업 규모는 8114억 위안(156조 5000억 원)가량에 달한다. 컨설팅 관계자는 “중국인의 소득과 소비 능력이 높아질수록 반려동물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여행·숙박업계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사’들을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류저우에 거주하는 ‘90년대생’ 샤오위는 이번 연휴에 강아지 4마리를 데리고 양강의 해릉도를 다녀왔다. ‘반려동물 여행단’을 이용하지 않았다면, 예전엔 불가능한 일정이었다. 여행사는 교통, 숙박, 여행 코스 등을 짤 때 반려동물과의 동행 여부를 최우선으로 감안했다.
샤오위는 “지금까진 가족이나 다름없는 강아지들을 집에 두고 여행을 갈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연휴엔 반려동물 여행단을 신청해 함께 다녀올 수 있었다”면서 “비용은 수천 위안이 들었지만 강아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30대 여성 웨니는 노동절 연휴에 강아지와 좋은 추억을 남겼다. 강아지에게 새 옷과 모자를 입혀서 평소 가고 싶었던 명승지를 다녀왔다. 웨니는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한 뒤 한 번도 여행을 간 적이 없다. 우선 돌봐줄 사람이 없다. 강아지를 데리고 가고 싶지만, 허락해 주는 호텔이 없었다. 또 주요 관광지는 반려동물 출입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엔 반려동물 여행단을 통해 강아지와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한 여행사에서 반려동물 여행을 기획하는 양야오화는 ‘집사’들 사이에선 스타로 통한다. 그는 올해 들어 여러 차례 반려동물 여행 상품을 내놨고, 그때마다 ‘완판’됐다. 노동절 연휴 때 양야오화의 프로그램엔 수많은 신청자들이 몰렸고, 추첨을 통해 여행자들을 골랐다.
강아지를 키우던 양야오화는 처음엔 가까운 지인들과 반려동물 여행을 시작했다. 노하우가 쌓였고, 입소문이 나면서 양야오화를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양야오화는 여행사와 손잡고 반려동물 여행단을 꾸렸다.
양야오화는 “반려동물과의 여행은 아름다운 일처럼 보이지만 쉬운 것은 아니다. 많은 반려동물 가족들이 여행을 가고 싶어 하지만 교통, 숙박 등의 문제로 포기한다. ‘반려동물 출입금지’ 팻말은 아직도 곳곳에 붙어 있다. 하지만 단체로 움직일 경우 호텔이나 항공 등을 예약하기 쉽다. 아예 호텔을 통째로 빌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양야오화는 “우리 여행단이 호평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타인과 시설 등에 절대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집사들을 철저하게 교육시킨다. 항상 줄을 잡고 있어야 하고, 용변 주머니를 챙기도록 한다. 배설물 흔적을 절대 남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려동물 여행단은 2022년 초 쓰촨의 한 여행사가 처음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행사는 단체로 전용기를 빌렸고, 호텔을 예약한 뒤 관광하는 코스를 선보였다. 이는 대흥행을 거뒀고, 상하이 광저우 베이징 등으로 퍼졌다. 그러자 호텔, 항공사, 관광지 등은 이번 연휴 때 ‘반려동물 여행단’을 잡기 위해 특별한 서비스들을 제공하기도 했다.
한 호텔 관계자는 “엄청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호텔은 이번 노동절 연휴에 반려동물을 동반한 고객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줬고, 큰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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