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선 선정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2만 명 줄어들어…높아진 보조금 문턱·범죄 증가·고용 불안정 등 원인
광둥성 선전은 중국 최대 경제 도시로 외국인과 외국계 기업의 유입이 많다. 선전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선전이 1선 도시 선정 이후 처음으로 인구가 줄어들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선전시 통계국은 ‘2022년 선전시 국민경제사회발전통계공보’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선전시 인구는 1766만 1800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 1768만 1600명에 비해 2만 명가량 줄어든 수치다. 인구 전문가 허야푸 교수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선전시가 (1선 도시로 선정된 이후) 인구가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물론 온라인상에서도 이 소식이 화제를 모으며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둘러싼 분석이 한창이다.
선전은 기업 우대 정책, 비교적 느슨한 이주 조건 등으로 인해 국내는 물론 외국 기업 진출이 활발한 도시다. 전국의 졸업생들이 취업 후 살고 싶어 하는 도시 순위에서 매년 선두권을 차지했다. 이는 인구 증가로 나타났다. 2020년 선전의 인구는 1756만 100명이었다. 2010년 전국인구조사 때 선전 인구는 1042만 명이었다. 10년간 무려 700만 명 이상이 늘어난 셈이다. 2020년 기준 선전이 광둥성에서 차지하는 인구 비중은 14%가량이었다.
1979년 선전 인구는 31만 4000명에 불과했다. 100만 명을 돌파한 것은 1987년의 일이었다. 2010년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했고, 2020년 1700만 명 시대를 열면서 곧 2000만 명이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허야푸 교수는 “선전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급속한 경제발전, 그리고 매력적인 외부 인구 영입 정책 때문”이라고 했다. 허야푸 교수는 선전이 대학 졸업자에게 임대 보조금을 지급한 것을 예로 들었다.
선전은 2015년부터 대졸자가 선전에서 취업해 집을 빌릴 경우 1인당 6000위안(115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그 어느 도시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혜택이었다. 석사 졸업생에겐 9000위안(171만 원)을, 박사 졸업생에겐 1만 2000위안(229만 원)을 지급했다.
이에 대한 반응이 뜨겁자 선전은 보조금 시행 이듬해인 2016년부터 대졸자 1만 5000위안(285만 원), 석사 2만 5000위안(477만 원), 박사 3만 위안(571만 원)으로 지급액을 크게 올렸다. 더군다나 선전엔 외국 유수의 기업들이 몰려 있다. 명문대를 졸업한 젊은이들이 앞 다퉈 선전으로 유입됐고, 인구는 가파르게 늘어났다.
인구 전문가들은 선전의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일부 직업군의 수요가 감소, 노동자들이 고향 또는 고국으로 돌아간 게 첫 번째 원인으로 거론된다. 해외 기업들이 자국 인력을 철수시킨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
두 번째는 선전시의 정착 제도 조정이다. 2021년 선전은 ‘전입에 관한 규정’을 수정했다. 시가 제공하는 혜택의 문턱을 높였다. 대학 졸업자가 보조금을 받기 위해선 10년 이상 선전 내 기업에서 일하도록 한 조건이 대표적이다. 또한 선전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의 경우 남성은 55세 이하, 여성은 50세 이하만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연령을 충족하더라도 형사범죄 기록이 없고, 국가에서 금지하는 조직 및 활동에 참가한 적이 없어야 한다.
선전이 이러한 정책을 도입한 것은 늘어난 인구로 인한 부작용과 무관하지 않다. 인구 증가가 경제 발전을 촉진한 것은 분명하지만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도시의 문제점들이 늘어나자 억제의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선전시 측은 “인구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도시 문제가 곳곳에서 생기고 있다. 성별 및 연령 구조의 불균형, 범죄 증가, 방만한 노동력으로 인한 고용 불안정, 삶의 질 저하 등”이라고 설명했다.
선전의 인구 감소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실제 광둥성 통계국은 “전염병 확산으로 도시를 떠났던 인구가 점점 돌아오고 있다는 시그널이 곳곳에서 포착된다. 빅데이터에 따르면 코로나 때 떠났던 인구의 84%가 다시 돌아왔다”면서 “선전의 도시 수준을 감안하면 인구는 증가 추세를 다시 이어갈 것”이라고 점쳤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
마라톤 성행위 강요까지…힙합 거물 ‘퍼프 대디’ 충격적인 두 얼굴
온라인 기사 ( 2024.09.28 13:33 )
-
“양측 모두에 파멸” 중동 화약고 이란-이스라엘 전면전 시나리오
온라인 기사 ( 2024.10.04 18:29 )
-
“한류 꺾일 기미 안 보여” 한강 노벨문학상 계기로 세계 언론 K문화 재조명
온라인 기사 ( 2024.10.17 18: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