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결정전 7차전 연장 혈투 등 역대급 명승부…김상식 감독 용병술과 베테랑 양희종·오세근 존재감 빛나
#이어진 명승부에 통산 4회 우승 달성
KGC는 2022-2023시즌을 온전히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었다. 정규리그 개막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나갔다. 54경기를 치르면서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거뒀다.
시즌 도중에는 신설된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에 참가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출전팀 자격으로 서울 SK와 함께 나섰다. 조별리그에서 압도적인 모습으로 1위를 차지한 이들은 SK와 결승에서 만나 승리, 대회 초대 우승팀으로 남게 됐다.
4강 플레이오프를 3승 1패로 뚫고 올라간 챔피언결정전 트로피 또한 KGC가 쉽게 가져가는 듯했다. 시즌 내내 연전연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난 SK는 객관적 전력이 밀린다는 평가를 딛고 맹렬하게 맞섰다.
이들 간의 챔피언결정전은 KBL 역사를 통틀어서도 손꼽히는 명승부로 펼쳐졌다. 예상을 깨고 SK가 1차전을 먼저 가져가자 KGC가 2, 3차전을 승리하며 응수했다. 이어 4, 5차전에서 SK가 승리하며 다시 시리즈 전적을 뒤집었고 KGC는 결국 다시 2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흥미진진한 양팀의 승부에 팬들은 2차전부터 전경기 매진으로 화답했다.
최근 세 번의 챔피언결정전은 5차전 이내에 승부가 결정난 일방적인 시리즈였다. 시리즈가 7차전까지 이어진 것은 2008-2009시즌(전주 KCC 우승)이 마지막이었다.
이 같은 시리즈 중에서도 최종전이었던 7차전은 앞으로도 회자될 명경기로 평가 받는다. 양팀 모두 3승 3패로 동률을 이룬 상황, 끝장 승부가 펼쳐졌다. 치열한 양상 속에서 2쿼터 중반 이후 KGC가 승기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김선형이 3쿼터에만 19점을 몰아넣는 투지로 시소게임은 지속됐다.
결국 양팀은 4쿼터 내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연장에 돌입했다. KGC는 오세근과 오마리 스펠멘이 골밑에서 우위를 가져가며 우승 트로피를 가져갈 수 있었다.
#예상 뒤엎은 시즌, KGC의 문화
KGC의 챔피언 등극은 시즌 전 전망 당시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이들을 우승후보로 꼽는 타 구단 감독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반면 SK와 KT가 많은 표를 받았다.
개막에 앞서 감독과 에이스 슈터가 팀을 빠져나간 탓이다. 장기간 사령탑으로서 팀 컬러를 만들어온 김승기 감독이 창단팀 데이원으로 향했고 FA 시장에 나섰던 슈터 전성현을 데려갔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공백이었다. 김승기 감독은 KBL 명장으로 평가 받는 인물이며 전성현은 평균 15점 이상을 팀에서 책임지던 자원이었다. 또한 감독과 함께 코치진도 모두 함께 팀을 떠났다. 지난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았으나 이번엔 쉽지 않아 보인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신임 김상식 감독은 팀의 체질 개선을 시도하는 동시에 성적까지 잡으며 지도력을 증명했다. 폭넓은 엔트리 활용으로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하는 전략을 가져갔다. 덕분에 KGC는 시즌 내내 큰 부상 없이 선수단을 운영할 수 있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외국인 선수 오마리 스펠맨에게 믿음을 보이다가도 대릴 먼로를 적재적소에 기용하며 우승 실패 위기를 모면했다.
최근 3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 그중 두 번의 우승으로 강팀의 면모를 이어가고 있는 안양 KGC다. 이들은 단순히 결과를 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선수단 운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구단 역사상 첫 우승인 2011-2012시즌은 KBL 역사를 통틀어 가장 성공적인 리빌딩으로 여겨진다. 자신들이 데뷔 시킨 양희종, 박찬희, 이정현, 오세근을 중심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이다.
이후 샐러리캡 문제 등으로 일부 자원을 떠나 보내기도 했으나 양희종, 오세근이라는 '코어'만큼은 지켜왔다. 이들이 10년 넘게 팀을 지키는 가운데 문성곤, 변준형이 가세하며 최근 두 개의 우승 트로피를 추가했다.
KGC 선수들은 남다른 각오로 이번 시리즈에 임하기도 했다.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주장인 양희종이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마지막 홈경기에 양희종의 은퇴식을 진행한 KGC 구단은 이어진 플레이오프 슬로건을 '양희종의 라스트 디펜스'로 내걸었다. 결국 양희종은 자신의 선수생활 마지막을 우승으로 장식할 수 있었다. 팀은 구단 역사상 첫 영구결번(11번)을 양희종에게 선물했다.
#또 다른 과제
밝지 않았던 전망을 뒤엎고 우승을 차지했으나 다가오는 2023-2024시즌에도 KGC는 다시 한 번 어려운 과제 앞에 놓일 전망이다. 우승의 기쁨도 잠시, 팀 내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먼저 변화가 확정된 이는 변준형이다. 1996년생인 그는 우승의 여운을 느낄 새도 없이 상무에 입대한다. KGC는 다음 시즌을 온전히 변준형을 기용할 수 없게 됐다. 오랜기간 팀의 한 축을 지탱해온 양희종도 더 이상 코트 위에 없다.
외국인 선수 스펠맨은 일본 리그의 제안을 받았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지난 2년간 호흡을 맞춰왔고 이번 시즌 리그 베스트5, EASL MVP 등을 수상한 그가 빠진다면 적지않은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핵심 자원 오세근, 문성곤, 배병준은 FA 자격을 획득했다. 오세근, 문성곤의 FA에 대비해 지난 에어컨 리그에서 전성현을 잡지 않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으나 이들의 잔류를 확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시장에서 문성곤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다. 다른 유니폼을 입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우나 오세근 또한 이적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만 35세 이상으로 보상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점 또한 타팀들이 오세근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요인이다.
최악의 경우 주요 전력 전원의 면면이 바뀔 수도 있는 상황에 놓였다.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 2회 우승으로 더 없이 좋은 시간들을 보냈던 KGC다. 리그 장기집권으로 '왕조'라는 타이틀을 따낼 수 있을지는 이번 에어컨 리그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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