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비용 증가세에 패소 인한 지출도 부담…롯데관광개발 “카지노·호텔 성업 중, 올해 흑자 전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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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롯데관광개발 매출은 471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431억 원)보다 9% 증가했다. 다만 손실은 커졌다. 33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271억 원) 대비 23% 늘었다. 1분기 순손실은 938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484억 원) 대비 94% 증가했다. 기업의 실질적인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1분기 마이너스(-) 13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늘어났음에도 순손실 폭이 커진 데에는 금융비용 영향이 작용했다. 롯데관광개발은 1~3월 3개월간 264억 원의 이자비용을 포함해 295억 원의 금융비용을 지출했다. 지난해 1분기 금융비용은 229억 원 수준이었다. 롯데관광개발의 금융비용은 2020년 131억 원, 2021년 718억 원, 2022년 1160억 원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금융비용은 차입금과 사채에서 비롯됐다. 롯데관광개발은 2020년부터 제주도에서 호텔과 카지노 사업을 진행하느라 차입을 늘렸다. 1분기 말 기준 롯데관광개발의 단기차입금, 전환사채 등을 합하면 9855억 원이다. 차입금과 사채 발행 영향으로 부채비율은 1분기 기준 1088.69%를 기록하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이 발행한 전환사채와 회사채 중에는 표면금리가 15%, 9% 등으로 비교적 높은 금리로 발행된 것도 있다.
이런 와중에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실패의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27일 롯데관광개발은 서울보증보험과의 채무부존재확인 2심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328억 원을 올해 1분기 충당부채로 설정해 비용으로 인식했다. 충당부채는 미래에 지출될 가능성이 높지만 지출 시기와 금액이 확정되지 않은 부채다.
과거 롯데관광개발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보유한 용산철도정비창 부지를 개발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에 170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하지만 사업은 좌초됐다. 사업이 무산되자 코레일은 이행보증금 납부를 요청했다. 당시 롯데관광개발 등 민간출자사들은 민간출자사들의 귀책사유로 협약이 해지되면 코레일에 이행보증금을 납부하기로 했다. 민간출자사들과 보험계약을 맺었던 서울보증보험은 2013년 7월 31일 코레일에 2400억 원을 지급했다.
사업 무산 이후 롯데관광개발은 기업회생 신청을 했다. 서울보증보험은 롯데관광개발을 대신해 코레일에 낸 이행보증금 517억 원을 회생채권으로 등록했다. 롯데관광개발이 이의를 제기했으나 2019년 10월 31일 대법원에서 서울보증보험이 최종 승소하면서 롯데관광개발은 517억 원을 서울보증보험에 상환했다. 이번에 롯데관광개발이 패소한 소송은 해당 회생채권의 지연이자를 언제부터 책정할 것인지가 주 내용이다. 롯데관광개발은 회생채권이 확정된 2019년 10월 31일 이후의 지연이자만 내겠다며 소송을 걸었다. 하지만 2심 법원은 서울보증보험이 보증금을 납부한 2013년 7월 31일 이후부터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019년 9월 발행한 6000만 달러 규모의 해외 전환사채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 가능성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해당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은 주당 1만 3850원으로, 투자자들은 올해 9월 20일부터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현재 주가는 1만 1500원대다. 370억 원과 526억 원 규모 국내 사모전환사채 두 건의 풋옵션 기간도 올해 11월부터다. 해당 사채들의 전환가액은 주당 1만 3250원이다.
전망은 엇갈린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10년간 주가 고점이 2만 3000원이다. 실적이 좋아서 주가가 오른다고 해도 2만 원을 넘기기 쉽지 않아 풋옵션이 행사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반면 조기 상환 가능성을 낮게 보는 전망도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4월 10일 급락세 이전 전환가액을 웃도는 주가를 유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외화전환사채의 경우 당장 조기상환을 청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정관상 전환사채 발행 한도에 아직 여유가 있어 조기상환을 청구하더라도 충분히 롤오버(만기연장)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적자 탈피 관건…카지노 매출 증가는 긍정적
롯데관광개발은 1분기 보고서를 통해 “사채권자가 조기상환권을 행사하는 경우 신규 전환사채 발행을 통한 상환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11월 만기가 도래하는 7000억 원 규모의 차입금에 대해서도 “채권단과의 협의를 통해 리파이낸싱(차환용 채권 발행)을 진행 중이며, 관련 유형자산 감정평가액 약 1조 5000억 원의 50% 이내의 리파이낸싱으로 실현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계획대로라면 당장 막대한 현금 유출 부담은 덜 수 있다. 하지만 이자비용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2025년부터는 다수 전환사채와 사모사채의 만기가 예정돼 있다. 곳간이 넉넉한 편은 아니다. 롯데관광개발의 1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59억 원 정도 수준이다.
시장의 우려를 털어내기 위해선 실적 개선이 관건이다. 롯데관광개발은 2019년 162억 원, 2020년 714억 원, 2021년 1313억 원, 2022년 1187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적자가 이어지면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2019년 마이너스(-) 250억 원, 2020년 –1145억 원, 2021년 –509억 원, 2022년 –62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매출의 23.78%를 차지하는 카지노 사업에서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지점이다. 롯데관광개발은 4월 카지노 순매출액이 100억 원으로, 3월(61억 원) 대비 62.8%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4월(21억 원)과 비교하면 368.6% 뛰었다.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한중 관계가 경색되면서 국내 관광 수요가 줄면 전체 내장객 수와 매출에 일부 영향이 있을 듯하다. 다만 카지노 산업은 VIP 고객의 매출이 중요하다. VIP 고객에 대한 전략을 어떻게 세우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업 실적 개선 여부도 주목된다. 호텔업은 지난해 말 기준 롯데관광개발 전체 매출의 64.1%를 차지한다. 올해 1~4월 호텔사업 매출액은 244억 원으로 지난해 1~4월(370억 원) 대비 33.9% 감소했다. 내국인의 해외 관광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1분기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재무 구조에 대해 당연히 우려할 수밖에 없지만, 갑자기 국제선 운항 계획이 중단되지 않는 한 3분기에는 영업이익 기준 손익분기점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5월 현재 47편의 중국 직항 노선 포함 70편의 국제 직항 노선이 열린 가운데 핵심 사업인 카지노의 경우 매출액과 방문자 수 등 각종 지표에서 개장 이후 최고 기록을 경신 중”이라며 “중국 직항 노선의 지속적인 확대와 함께 중국 단체관광까지 재개되면 카지노는 물론 호텔 및 식음업장 매출도 수직 상승하면서 카지노와 호텔 부문 동시에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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