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중독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어디일까. 캐나다 맥길대학이 2014~2020년 전 세계 24개국 약 3만 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5개국 가운데 5위였다. 1위는 중국이 차지했으며, 그 뒤로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브라질이 각각 2~4위에 올랐다. 이 밖에 이란, 캐나다, 터키, 이집트, 네팔 등이 10위 안에 들었으며, 일본은 15위, 미국은 18위였다. 유럽 국가들의 경우에는 비교적 스마트폰 중독률이 낮았다. 상위 10개국 가운데는 단 한 나라도 없었으며, 가장 높은 나라는 11위의 이탈리아였다.
그렇다면 스마트폰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들은 없을까. 맥길대학의 제이 올슨은 “대부분의 실험 참가자들은 하루에 네다섯 시간을 스마트폰을 보는 데 사용하고 있었다”고 말하면서 “하지만 습관을 바꾸자 약 한 시간씩 사용 시간이 줄었고, 어떤 경우에는 한 달에 일주일 근무 시간에 해당하는 여유 시간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렇게 스마트폰에서 해방된 후에는 이 여분의 시간을 공부, 취미 또는 사교 활동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맥길대학의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스마트폰 사용을 시간을 줄이는 10가지 간단한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알림 줄이기: 불필요한 알림(소리, 배너, 진동 모두 해당)은 모두 비활성화한다.
2. 사용시간 추적: 스크린 타임 추적을 활성화하고 특정 앱에 대한 사용 시간을 제한한다. 하루에 스마트폰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추적하면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3. 잠자는 동안은 멀리 두기: 잠을 자는 시간 동안에는 휴대전화를 무음(진동도 끔)으로 바꾸고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멀리 둔다.
4. 흑백 모드로 설정: 스마트폰 화면을 흑백으로 설정한다. 화면이 흑백으로 보이면 틱톡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 앱이 제공하는 밝은 색상에 비해 덜 예쁘게 보이게 한다.
5. 소셜미디어 앱 숨기기: 틱톡, 인스타그램,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 및 이메일 앱을 폴더에 숨겨 두거나 아예 삭제한다.
6. 접근성 낮추기: 스마트폰을 무음으로 설정한다(진동도 끈다).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두거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둔다.
7. 잠금 해제 어렵게 만들기: 잠금 해제 시 지문 인식이나 얼굴 인식을 사용하는 대신 암호를 사용한다.
8. 밝기 어둡게 하기: 디스플레이 설정을 변경해 화면의 밝기를 낮추고, 색상 온도는 블루라이트를 제거해 따뜻하게 바꾼다.
9. 스마트폰 작업을 컴퓨터에서 하기: 컴퓨터에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경우에는 스마트폰 대신 컴퓨터에서 한다.
10.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외출하기: 굳이 필요하지 않을 때(예: 마트에 가거나 체육관에 갈 때)는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외출한다.
각각의 행동 변화는 비록 작지만 스마트폰 중독과 우울증과 같은 정신 건강 문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 실험을 진행한 전문가들은 이 전략을 따른 사람들은 스크린 타임이 줄고, 스마트폰에 대한 중독을 덜 느꼈으며, 수면의 질이 향상됐다고 보고했다.
셀럽들의 ‘스마트폰 해방일지’
다양한 이유로 스마트폰을 없애거나 스마트폰을 전혀 소유하지 않은 셀럽들도 많다. ‘스마트폰 해방’을 선언한 셀럽들은 누가 있을까.
#에드 시런
영국의 팝스타인 에드 시런은 2015년까지는 스마트폰을 소유했다. 하지만 같은 해 세계투어 직후 스마트폰을 영구히 없앴다. 가장 큰 이유는 문자 메시지에 즉시 답장해야 한다는 사실이 늘 스트레스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시런은 스마트폰을 없애자마자 “마치 베일이 사라진 것 같았다”고 당시의 기분을 묘사했다. 대신 그는 2021년 여행 중에 구입한 59.99파운드(약 10만 원)짜리 피처폰을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아니기 때문에 인스타그램이나 왓츠앱 같은 소셜미디어 앱은 다운로드할 수 없으며, 인터넷 검색과 기본적인 통화 기능만 제공되는 단순한 제품이다. 또한 터치스크린이 아닌 버튼을 누르는 형태다.
시런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대신 며칠에 한 번씩 자리에 앉아서 노트북을 열고는 한 번에 10개의 이메일에 답하고 있다. 이메일을 보낸 다음에는 노트북을 닫는다. 그게 전부다”라면서 “그리고 나서는 내 삶으로 돌아간다. 나는 결코 그것(전자기기)에 압도당하지 않는다”며 만족해했다. 다만 그는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과의 접촉을 아예 차단한 건 아니다. 그저 제한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시런은 스마트폰을 없앤 행동에 대해 “스마트폰을 없애자 인생이 바뀌었다. 스트레스를 훨씬 덜 받고, 더 생산적이 됐으며, 더 행복해졌다. 전자기기가 내 삶을 지배하지는 않는다. 나는 내 시간을 더 잘 통제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엘튼 존
2016년, ‘지미 키멜 라이브!’ 쇼에 출연해서 스마트폰을 소유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힌 존은 당시 진행자가 “스마트폰을 살 여유는 있잖아요?”라고 농담조로 묻자 “그냥 갖고 싶지 않아서요”라고 짧게 대답했다. 다만 아이패드는 한 대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필요할 때마다 가족들과 스카이프로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존은 소셜미디어 계정은 보유하고 있지만 본인이 직접 운영하지는 않는다. 배우자인 데이비드 퍼니시가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운영하도록 맡겼으며, 트위터 계정은 직원들이 맡아 운영하고 있다. 그러면서 존은 이런 자신을 가리켜 ‘러다이트(신기술에 반대하는 사람)’라고 묘사했다.
존이 스마트폰을 싫어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사생활이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대는 사람들 때문에 마음 편하게 외출을 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시런과도 막역한 사이인 존은 종종 시런과 안부 전화를 하곤 한다. 그때마다 둘이 사용하는 것은 다름 아닌 아이패드용 페이스타임(영상통화)이다. 이와 관련, 2021년 ‘NZ헤럴드’ 인터뷰에서 시런은 “존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내게 전화를 하곤 한다. 사실은 우리 둘 다 휴대폰이 없기 때문에 아이패드를 이용해 페이스타임을 한다”고 밝혔다.
#톰 크루즈
2007년, 크루즈는 ‘데일리스타’ 인터뷰에서 “나는 아이폰도 없고, 피처폰도 없고, 이메일 주소도 없고, 시계도 없고, 보석도 없고, 지갑도 없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저 내 아이들과 함께 있고 싶고, 영화를 만들고 싶을 뿐이다. 아이들에 대한 나의 가치관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그것은 사랑, 책임감, 삶의 경이로움에 대한 호기심 등이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2007년은 스마트폰이 지금처럼 보편화되지 않았던 아주 오래 전이다. 때문에 크루즈의 생각이 지금은 바뀌었을 수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크루즈가 사이언톨로지 교회의 신도이기 때문에 여전히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추측했다. 사이언톨로지는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해 회원들이 사이언톨로지 종교에 대해 검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런 종교적 신념 때문에 크루즈가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아이러니하게도 ‘인셉션’ ‘인터스텔라’ ‘다크 나이트’ 등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만드는 제작자임에도 불구하고 놀란 감독은 스마트폰을 소유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이메일 사용도 꺼린다.
그 이유에 대해 놀란 감독은 2020년 ‘피플’ 인터뷰에서 “나 자신이 쉽게 산만해지는 성격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신 가끔 가지고 다니는 작은 폴더폰이 하나 있다. 성격이 산만하기 때문에 심심할 때마다 인터넷에 접속하게 될 게 뻔한데 그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메일보다는 차라리 전화로 직접 연락하는 걸 선호한다고 말한 놀란 감독은 “사실 휴대폰은 촬영 현장에서도 배우들에게 ‘엄청난 방해’가 된다”며 불만을 털어 놓기도 했다.
#저스틴 비버
2021년 ‘빌보드’ 인터뷰에서 비버는 스마트폰을 소유하지 않고 있다고 고백하면서 “그럼으로써 나는 확실히 ‘경계’를 설정하는 법을 배웠고, 누구에게도 빚을 지고 있다는 느낌을 갖지 않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 내 마음은 사람들을 돕고 싶지만 모든 사람을 도울 수는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가끔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싶지만 견딜 수 있을 정도다”라고도 했다.
다만 비버는 IT기술에 완전히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2020년만 해도 스마트폰으로 통화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었다.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현재는 지인들과 스마트폰 대신 아이패드를 통해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라 제시카 파커
‘섹스 앤 더 시티’의 스타인 파커는 2013년 인터뷰에서 개인 휴대폰이 없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E!’와의 인터뷰에서 파커는 “나는 부재중 전화와 읽지 않은 이메일이 잔뜩 쌓여 있는 게 싫다. 그래서 스마트폰을 갖고 있지 않다. 음성 사서함이 가득 찼다는 알림은 정말 끔찍하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벌써 10여 년 전 인터뷰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그런지는 사실 불분명하다.
#사이먼 코웰
‘브리튼스 갓 탤런트’의 심사위원으로 유명한 코웰은 오히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때 스마트폰에서 해방됐다. 그는 ‘ET’를 통해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보니 52개의 읽지 않은 메시지가 쌓여 있었다. 그리고서 나는 생각했다. 내가 그 문자에 일일이 답장을 할 경우 또 다른 답장을 받게 될 터이고, 그렇게 되면 그날 하루종일 문자를 보내게 될 게 뻔했다”면서 “그렇게 할 경우 실제 업무나 일상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스마트폰을 끄고 한 달, 세 달, 그 다음은 1년, 2년, 그리고 3년을 보냈다. 이제는 그런 생활을 사랑한다”면서 자신의 ‘디지털 디톡스’ 일상을 소개했다. 대신 이 기간 동안 ‘줌’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연락했다고 말했다.
이미 2007년 ‘더 메일 온 선데이’ 인터뷰에서도 코웰은 “휴대폰을 없애고 나자 주변 사람들을 더 잘 돌아보게 됐다. 그리고 훨씬 더 관계에 집중하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정신 건강이 좋아졌고 정말 행복해졌다”고 덧붙였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