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위성 궤도에 올리는 실전발사 성공…달·화성 가는 차세대 발사체 사업 2조원 들여 10년간 추진
#발사 하루 연기됐지만 궤도 안착 성공
누리호는 2010년 시작된 한국형 발사체 개발 계획에 따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주관 아래 300여 개 국내 기업이 참여해 만들어졌다. 누리호는 원래 5월 24일에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발사 준비 자동 제어 시스템과 발사대 장비 제어 시스템 사이의 통신 이상이 발견돼 하루 뒤인 5월 25일로 발사가 미뤄졌다.
차세대 소형위성 2호, 큐브위성 3기, 도요샛 4기를 실은 누리호는 5월 25일 오후 6시 24분 정각에 예정대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발사됐다. 발사 125초(2분 5초) 뒤 1단을 분리하고 2분여 뒤 2단을 성공적으로 분리했다. 누리호는 이후로도 정상 비행해 오후 6시 37분경 목표 고도인 550km에 도달했다.
누리호는 먼저 차세대 소형위성 2호 분리에 성공했다. 그 뒤 20초 간격으로 져스택, 루미르, 카이로스페이스의 큐브위성들을 분리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의 나노 위성이자 세계 최초로 편대비행에 도전하는 도요샛 4기를 분리하는 데도 모두 성공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5월 26일 오전 11시 기준 국산 인공위성 8기 중 5기가 지상국과 교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교신된 위성은 주탑재 위성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와 도요샛 1~2호, 루미르와 카이로스페이스 위성이다. 나머지 도요샛 2기와 져스택의 JAC는 교신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우리나라 우주 기술 신뢰성 확보…외신도 호평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 1시간 20여 분 뒤 브리핑을 통해 “국내 우주 수송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독자 개발한 누리호 3차 발사가 국민의 관심과 성원 속에 성공적으로 완료됐다”며 “지난해 누리호 2차 발사 성공에 이어 오늘 3차 발사까지 누리호 비행 성능을 확인하며 누리호의 신뢰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발사 서비스는 물론 다양한 위성 운용과 우주 탐사까지 우리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발사 의미를 설명했다.
외신들도 누리호 3차 발사 성공과 관련해 급성장하는 한국 우주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AFP통신은 "한국은 오늘 독자 개발한 누리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하고 작동 중인 위성을 궤도에 올려놨다"면서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 우주 프로그램을 위한 중요한 진전을 환영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한국은 급성장하는 우주 개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오늘 처음 상업용 위성 발사에 성공했다"면서 "우주 기반 감시 시스템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며, 역내 우주 경쟁에서 중국, 일본, 인도와 같은 아시아 이웃 국가들을 따라잡으려는 한국의 희망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많은 전문가는 한국이 군사 정찰위성을 운용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만드는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한국은 현재 북한 시설을 감시하기 위해 미국 정찰 위성에 의존하고 있는데, 올해 말 첫 정찰 위성을 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뉴 스페이스' 기반 마련…‘달·화성’ 차세대 발사체까지 도전
누리호는 앞으로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으로 2025~2027년 세 차례에 걸쳐 더 발사될 예정이다. 4~6차 발사는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누리호 기체 총조립을 맡게 되고 항우연과 함께 발사 운용을 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우리나라가 세계 7번째 우주 강국이라 하지만, 앞선 국가들과 격차가 매우 크고 그걸 어떻게 뛰어넘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지가 중요하다"며 "우리나라가 가진 인프라 자체도 인력이나 산업 측면에서 똘똘 뭉쳐야만 세계적으로도 싸울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누리호보다 진화한 ‘차세대 발사체(KSLV-Ⅲ)’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도 2023년부터 2032년까지 10년에 걸쳐 추진된다. 총사업비만 2조 132억 원 수준으로 기존의 누리호 고도화 사업의 3배를 웃돈다.
차세대 발사체는 훨씬 더 강한 추력을 보유하는 만큼 초소형, 소형 위성 위주였던 누리호와 달리 대형위성 발사나 달·화성 등 심우주 탐사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차세대 발사체의 목표 임무는 △2030년 1차 발사 달 궤도 투입 성능검증 위성 △2031년 2차 발사 달 착륙선(프로토 모델) △2032년 3차 발사 달 착륙선 최종모델 등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누리호 개발의 경험과 기술을 토대로 누리호보다 성능이 향상된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추진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며 "과기정통부는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다양한 시도와 비즈니스 모델을 펼쳐나갈 수 있는 뉴 스페이스 시대의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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