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은 5월 26일 공고 후 29일과 30일 이틀 동안 후보 등록을 받고, 31일까지 자격심사를 거친다. 이를 통과한 후보가 5명을 넘길 경우 5월 31일과 6월 1일 이틀 동안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컷오프’를 실시한다. 선거운동 기간은 6월 3일부터 일주일이 주어지며,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1회 방송 토론회도 갖는다.
6월 9일 선거 방식은 전 당원이 참여하는 전당대회가 아닌 전국위원회에서 선출하게 된다. 최다득표자가 동수일 경우 별도의 결선투표 없이 연소자가 당선되도록 했다.

이용호 의원 지역구는 전북 남원·임실·순창이다. 현 지도부가 영남권 일색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지역 안배 측면에서 최적의 후보로 꼽힌다. 이 의원은 2022년 9월 치러진 원내대표 선거에서 주호영 의원을 상대로 42표나 얻으며 예상 밖 선전을 펼치기도 했다. 다만 이 의원은 5월 25일 당 국민통합위원장으로 임명돼, 최고위원에 출마하기는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김석기 이만희 의원은 TK(대구·경북) 지역구에 경찰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 의원은 정진석 비대위 체제에서 사무총장을 역임한 바 있고, 이 의원은 현재 김기현 대표 체제에서 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을 맡고 있다. 두 의원 중 한 명이 최고위원이 된다면 지도부에 안정성을 더할 수 있지만, 영남권 지도부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다.
임기 시작부터 김기현 대표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는 만큼 중진 의원이 최고위에 합류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외에 초선 중에는 ‘친윤’ 핵심으로 분류되는 이용 의원, 원외에서는 지난 전당대회 최고위원에 출마한 바 있는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 원장도 후보가 거론된다.
하마평에 오르는 이들은 하나같이 출마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이용호 의원은 5월 15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난국에 처한 당을 위해 내가 헌신해야겠다고 적극적으로 손들고 나설 생각은 없다”며 “굉장히 벅찬 자리고, 감당할 수 있을지 여러 생각이 들어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석기 이만희 의원의 경우 최고위원 출마 질문에 따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전국위원회에서 선출하는 보궐선거 방식도 출마에 부담감을 가중시킨다. 전 당원이 참여하는 전당대회와 달리 보궐선거는 당 지도부와 상임고문, 사무총장, 시·도당 위원장, 당 소속 국회의원 및 시·도지사 등 700여 명의 전국위원들만 투표에 참여한다. 따라서 대통령실과 지도부의 ‘의중’이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 안팎에서는 선거 시작 전부터 경선 없는 ‘추대론’이 나오고 있다. 태영호 의원이 ‘설화’로 낙마한 만큼 보궐선거 과정에서의 잡음과 마찰을 피하자는 것이다. 실제 궐위로 인한 최고위원 재선출은 보통 경선이 아닌 단수 후보를 전국위에서 찬반 표결에 붙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또 다른 관계자는 “전국위는 세 대결의 성격이 강하다. 후보군들이 손들고 나서기보다 물밑에서 조율 중일 것”이라며 “조만간 자연스럽게 교통정리가 돼 단독 입후보로 인한 ‘합의추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물밑 후보 정리 과정 자체가 결국 ‘윤심’의 반영이라는 지적이 다시 나온다. 이러한 우려를 의식한 듯 당에서는 ‘추대론’에 선을 긋고 있다. 선관위 위원을 맡은 배현진 의원은 지난 5월 15일 선관위 첫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에 참여하는 모든 분은 후보로 수용해, 선관위에서 최선을 다해 성의껏 선거를 도와드릴 예정”이라며 “누구를 지정해 선거를 치르지 않는다. 그 자체로 공정성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이철규 사무총장 역시 5월 22일 “인위적으로 누가 된다 안 된다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원 뜻을 잘 받들 수 있는 분이 됐으면 좋겠다”며 “여기가 북한도 아닌데 정리해 추대할 수 있겠나”라고 전했다.

보수진영 ‘책사’로 불렸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역시 5월 26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집권당의 최고위가 최고지도부인데 저렇게 구성해서 어떻게 당을 끌고 갈 것이며, 어떻게 행정부를 견인하나. 나는 문제 생기겠다고 판단했다”며 김기현 지도부로는 총선 치르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