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면돌파’로 민주당 힘 빼는 모양새…‘방탄 국회 역풍’ vs ‘수사 확대 우려’ 통과 가능성 반반
하지만 검찰은 체포동의안 통과 여부를 떠나, 유죄를 입증할 확실한 증거가 있기에 자신이 있다는 분위기다. 자연스레 검찰의 수사는 ‘정치’와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했다. 간호법 대통령 거부권 행사·노란봉투법 처리 강행 등 민주당과 여당·정부 간 강대강 대치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검찰이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민주당 힘빼기에 일조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총선을 앞둔 정치일정과 검찰 수사 일정이 맞물려 돌아가는 분석이 나오는 지점이기도 하다.
#'돈봉투' 유죄 입증 확신하는 검찰
구속영장이 청구된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5월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윤 의원은 2021년 4월 말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전 대표,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등과 공모해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민주당 현역 의원들에게 총 6000만 원을 살포하는 데 일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의원은 송 전 대표 당선을 위해 2021년 3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경선캠프 운영비 명목으로 100만 원을, 강래구 씨 등에게 지역본부장 제공용 현금 1000만 원을 제공한 혐의다.
이들은 돈봉투 의혹 논란이 불거지자 스스로 민주당을 나왔다. 회기가 아닌 때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가능하지만, 검찰은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5월 19일 피의자 신분으로 이 의원을 불러 조사한 뒤 22일 윤 의원을 조사했고, 2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회기 중이기 때문에 두 의원에게는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 불체포특권이 적용된다.
지켜봐야 할 점은 일정이다. 국회의장은 체포동의안요구서가 국회에 제출되면 이후 열리는 첫 본회의에 이 사실을 보고한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한다.
검찰은 국회 본회의가 열렸던 25일 영장을 청구했다. 통상 1~2일 걸리는 일정대로 26일 법무부는 국회에 체포동의안요구서를 제출했다. 수순대로 30일 본회의 때 보고가 이뤄졌지만 5월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면서 6월 임시국회에서 첫 번째로 열리는 6월 12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지게 됐다. 5월 25일에 본회의가 있었던 터라 검찰이 소환일정과 영장청구를 조금 더 앞당겼다면 30일에 체포동의안 투표도 가능했던 상황이다.
유죄 입증을 확신하는 검찰이 정치적 논란을 피하고, 정면돌파를 선택했다는 평이 나오는 지점이다. 청와대 근무 경험이 있는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수사팀에는 녹취 파일과 현금 흐름 등 유죄를 입증할 자신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더라”며 “원래 주요 사건 영장청구 및 기소에 있어서 정치 일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심지어 국회 관련된 것은 윗선에서 지시가 내려오기도 한다. 다만 이번 수사팀은 정면돌파로 정치적 비판을 피하려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가결 가능성 반반 전망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 반대하면 부결된다. 앞서 민주당 소속으로 노웅래 의원과 이재명 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진행됐지만 부결됐다.
정치권에서는 체포동의안 가결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돈봉투 사건과 김남국 의원 코인 투자 논란이 연달아 터지면서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면 후폭풍이 거셀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휴지기 없이 국회 회기를 편성해 이재명 대표와 노웅래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며 ‘방탄 국회’를 불러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체포동의안 부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두 의원 모두 혐의를 부인하는 가운데 동정론도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는 두 의원이 구속되면 당내 수십 명의 의원이 수사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돈을 받은 민주당 의원들 역시 수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당론을 정하지 않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킬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부결과 가결 가능성을 놓고 법조계도 의견이 분분하다.
#돈봉투 90여 개? 수사 파급력 클 듯
검찰은 예정대로 수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조만간 현금 수수 의혹을 받는 국회의원들을 피의자로 줄줄이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강 전 위원 공소장 등에 따르면 살포된 9400만 원 중 의원들에게는 6000만 원이 300만 원씩 20개의 돈봉투로 나뉘어 배포됐다.
검찰은 살포된 돈봉투를 모두 90여 개로 보고 있다. 의원들에게 20개, 지역본부장과 상황실장들에게 70여 개가 배포됐다고 한다. 검찰은 이 가운데 돈을 받은 의원 가운데 10여 명을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회의실과 의원회관이 돈이 전달된 장소로 보고 있다. 2021년 4월 28일 송영길 전 당대표를 지지하는 의원 일부가 외통위 소회의실에서 모였을 때 돈봉투가 돌았다는 것인데, 당직자들에게 현금을 나눠준 혐의를 받는 이성만 의원(전 민주당·현 무소속)도 수수자 가운데 1명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최근 해당 의원들과 윤 의원 등의 동선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국회 사무처에 요청했다.
내년 총선을 10개월 앞두고, 이번 수사가 검찰 수사들 중 가장 파급력이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기도 하다. 앞선 변호사는 “체포동의안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방탄국회 정국으로 민주당이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고, 그 후에는 수사 후반전에 들어서면서 돈봉투 수수 의원들과 송영길 전 대표까지 수사 및 추가영장 청구 이벤트가 계속 있을 것”이라며 “검찰이 어떻게 수사로 정치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케이스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서환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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