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기업 행사였으나 지역 부흥 목적으로 개최…참가자들 “가족들과 좋은 추억” “또 참가하고파” 반응
지난 6월 4일 도쿠시마현의 한 해수욕장에서도 관련 행사가 진행됐다. 노랑, 파랑, 초록 등 형형색색의 공룡 탈을 쓴 1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가장 발 빠른 티라노사우루스’를 가리자는 것. 가짜 공룡들이 짧은 손발을 열심히 흔들며 전력으로 질주하자, 모래사장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개중에는 인형 옷이 낯설어 넘어지는 공룡도 있었다.
‘티라노사우루스 레이스’의 발상지는 미국인 것으로 전해진다. 원래는 기업 행사로 열렸는데, 공룡 의상을 입고 경마장 트랙에서 달리는 이벤트가 시작이었다고 한다. 일본에 보급한 것은 돗토리현에서 활동하는 ‘일본 티라노사우루스 보존회’다. 2022년 4월 마을 글램핑 시설에서 개최한 대회가 언론에 보도되며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후 지역 관광협회 등이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잇따라 대회를 기획하면서 전국으로 확산됐다.
경기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의 ‘어린 공룡부’와 ‘다 자란 공룡부’로 나눠 진행한다. 각각 20m와 50m를 힘껏 달리며 최강자를 가린다. 대부분 시판되는 공룡 옷을 착용하지만, 직접 만들어 입는 열혈 참가자도 있다. 참가비는 무료. 인형 옷을 지참하기만 하면 된다.
교토에 거주하는 한 회사원(23)은 “관광차 들렀다가 참가했다”면서 “인형 탈을 쓰고 뛰는 것이 다소 힘들긴 했지만, 가족들과 좋은 추억이 됐다”고 기뻐했다. 30대 남성은 “누군가에겐 시시한 경기로 보일지 몰라도 진심으로 즐거웠다”면서 “또다시 참가하고 싶다”고 밝혔다.
행사장에서는 경주 1위를 뽑는 것 외에도 인기투표가 진행된다. NHK는 “1위를 위해 치열하게 달리는 과열된 대회가 아니라, 그 자리를 즐기는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또한 “화려하게 몸을 장식한 공룡, 개성 강한 공룡이 등장하자 아이들은 기념촬영을 하는 등 그야말로 시종일관 미소 넘치는 교류의 장이었다”며 생생한 현장 반응을 전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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