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늦추고 소음 통제, 드론 띄워 교통정보 파악도…부정행위 단속 위해 5G 신호 차단기 등 첨단 장비 동원
2023년 가오카오엔 1290만 명가량의 학생이 응시했다. 역사상 가장 많은 응시생이다. 2022년보다 100만 명가량 늘었다. 그러다 보니 각종 사건과 해프닝이 발생했다. 시험이 치러지는 이틀간 중국 전역은 그야말로 초비상모드였다. 당국과 주요 도시는 시험 당일 혼잡을 막기 위해 오래 전부터 대책 마련에 공을 들였다.
우선, 주요 도시는 수험생들의 교통 압박을 덜어주기 위해 학교 및 각 사업장의 출근시간을 늦췄다. 톈진의 경우 택시 60대를 ‘수능 비상 서비스 차량’으로 지정, 30개의 시험 장소에 배치했다. 수험생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상하이는 경찰 3000명을 교통 업무에 배치했다. 상하이 경찰은 드론 등 최첨단 장비를 활용해 얻은 실시간 교통 정보를 바탕으로 수험생들이 최대한 빠르게 시험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상하이 공안국장은 “상하이의 아침 도로는 대부분 러시아워다. 경찰용 드론으로 도로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았다. 정체구간에 경찰들을 급파, 수험생들의 이동을 도왔다”고 말했다.
수험장 주변 소음 단속도 나섰다. 경찰들은 소음 측정기를 들고 시험장 주변을 순찰했다. 이들은 소음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저지했다. 시험장 인근을 운행하는 차량들은 경적을 울릴 수 없다. 또 시험시간엔 공사도 일시 중단하도록 했다.
이 밖에 소음을 발생시키는 야외오락, 무용, 집회, 상업홍보, 폭죽놀이 등도 일체 허가하지 않았다. 산둥성의 경우 음식 냄새가 시험을 방해할 수 있다고 판단, 고기를 구워서 파는 일부 음식점 등에 대해선 임시로 영업중단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교육부와 경찰은 긴급 사태에 대비한 비상 인력들도 배치했다. 대부분 시험 장소에 잘못 도착한 학생들을 오토바이로 재빨리 이동시켜주거나, 수험표를 가져오지 않은 학생들의 집으로 가서 수험표를 가져오는 일이었다. 교육부와 경찰 직원들이 분초를 다투며 움직인 덕분에 학생들은 무사히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자녀들이 시험을 보는 동안 밖에서 기다리는 부모들을 위한 서비스들도 처음 도입됐다. 타이위안은 무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대형버스들을 준비했다. 냉방시설을 갖춘 버스엔 생수, 비상약품, 서적 등이 구비돼 있어 학부모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코로나19 예방 대책도 내놨다. 기본적으로 시험장 소독과 환기를 실시하고 방역용품을 비치했다. 원하는 수험생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시험을 보도록 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증상이 나타난 학생들의 경우 별도로 마련된 예비시험장에서 시험을 볼 수 있다. 각 시험장은 코로나19 전문 인력, 의사 1명을 배치해 위생과 전염 업무를 맡겨야 한다.
교육당국은 대대적인 부정행위 단속에도 나섰다. “부정행위는 곧 패가망신”이라며 적발 시 엄벌에 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기승을 부렸던 휴대전화 부정행위 방지에 총력전을 기울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부정행위는 사기다. 정직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수험생과 학부모가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전국 공안기관을 비롯해 관련 부처가 불법 범죄 행위에 대해 엄정한 단속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휴대전화 등 전자장비를 들고 시험장에 들어가선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시험지는 전문 인력들이 특수 차량으로 호송한다. 이 과정은 중앙센터가 원격 모니터링한다. 간혹 시험지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해서다. 시험지 관련 인력들은 사전에 업무교육을 마치고, 일정 심사를 모두 통과했다.
모든 시험장엔 사상 처음으로 스마트 검색대가 설치돼서 휴대전화 반입을 막았다. 지능형 보안 게이트, 5G 신호 차단기, 금속 탐지기 등이다. 시험 시간엔 무선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장비가 가동된다. 시험장 인근의 모든 무선신호를 체크, 첨단기술을 활용한 원격 부정행위를 차단했다.
유명 대학교 재학생들이 대리로 시험을 보는 부정행위도 그동안 은밀히 이뤄져왔다. 이에 교육 당국은 각 대학교를 상대로 시험 기간 학생들의 관리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지침을 내렸다.
많은 대학들은 2023년 가오카오 기간 학생들이 수업을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내용의 공고를 홈페이지에 올렸다. 저우커우 사범대학은 ‘학생 관리에 관한 고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재학생 관리를 강화하고, 졸업반 학생 등 외부에 나가 있는 학생들의 위치와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고 밝혔다.
산둥공상대학은 가오카오 기간 원칙적으로 재학생은 학교 내에 머물러야 한다고 했다. 부득이 외출 또는 휴가를 가야 한다면 사유를 확인하고, 그 신청 절차를 엄격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절차엔 대학과 당의 책임자 확인이 필요하다. 그만큼 학교 밖을 나가려면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뜻이다. 또 학교 학생부는 외부에 있는 학생들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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