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중인 투수 구창모·곽빈도 선발…3명만 뽑은 외야수는 ‘멀티 포지션’으로 해결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4월 28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에 제출했던 사전등록 명단 선수 198명(KBO리그 선수 180명, 아마추어 선수 18명)을 대상으로 최종 명단 선발을 진행했다. 전력강화위원회가 KBSA에 추천한 24명의 선수 명단은 KBSA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최종 심의를 거쳐 대한체육회에 제출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향후 수년간 국제대회에서 대표팀의 주축이 될 선수들을 적극 육성한다는 취지로 KBO리그 선수 중 만 25세 이하 또는 입단 4년 차 이하 선수를 대상으로 선발을 진행했으며 와일드카드로 만 29세 이하 선수 중 3명을 선발했다. 아마추어에서는 마산용마고 투수 장현석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명단에서 가장 고민이 많았던 포지션이 포수다. 역대 대표팀에서 주전 포수로 활약했던 강민호(삼성 라이온즈), 양의지(두산 베어스)의 빛과 그림자가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즉 그들을 대신할 만한 뚜렷한 포수가 눈에 띄지 않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포수 부문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김동헌(키움)과 김형준(NC)이다. 6월 8일 현재 39경기를 소화한 ‘루키’ 김동헌은 키움 입단 직후 수비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주전 포수인 이지영의 백업 포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김형준은 지난해 8월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수술을 받고 전열에서 이탈했다. 지난해 44경기에서 출전해 타율 0.306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던 상황에서의 부상이라 매우 안타까웠지만 수술과 재활을 거쳐 5월 12일부터 퓨처스리그에 출전하며 1군 복귀를 준비했다. 그런데 경기를 준비하다 공을 잘못 밟아 또다시 오른쪽 발목 인대를 다쳤고, 5월 24일 이후 경기 출전 기록이 없는 상태.
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가장 논의를 많이 한 포지션이 포수였다”라고 밝히면서 “김형준은 실력이 충분히 검증된 선수이고, 김동헌은 어리지만 3년 뒤 WBC까지 생각해 국가대표 포수를 육성하는 것도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최종 엔트리 발표와 관련 가장 큰 이슈는 현재 부상 혹은 부진한 선수들의 선발이었다. 특히 투수 부문의 구창모(NC 다이노스), 곽빈(두산 베어스)이 부상으로 등판하지 않고 있는 터라 두 선수의 발탁은 의문점을 안길 수밖에 없었다.
구창모는 6월 2일 LG전 등판 도중 팔 통증으로 공 5개만 던지고 강판 후 국내 두 차례 정밀 검진 결과 팔꿈치와 손목 사이 굴곡근 미세 손상으로 3주 진단을 받았다. 구창모 에이전트는 선수가 빠른 재활을 위해 8일 일본으로 출국해선 ‘재활의 성지’로 불리는 요코하마 이지마 치료원에서 일주일가량 치료를 받고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곽빈은 시즌 초반 허리 통증에 시달렸다. 4월 말부터 잦은 허리 통증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지 못했다. 5월 31일 창원 NC전 등판한 다음 허리가 좋지 않아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6월 11일 잠실 KIA전 선발 등판이 예고된 상태다.
전력강화위원회는 KBO리그 간판 선발투수로 발돋움한 구창모와 곽빈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한다. 대회를 앞두고 소집되는 9월 정도면 부상 선수들의 회복과 실전 등판이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조계현 위원장은 “대회 특성상 부상이 길어지는 경우에는 대회 전날까지 교체가 가능하다고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즉 최종 명단에 오른 선수들 중 부상 이슈를 털어내지 못한다면 얼마든지 엔트리 교체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종 명단 24인 선수들 중 외야수로 등록된 선수는 이정후(키움), 최지훈(SSG), 최원준(상무·KIA) 등 3명뿐이다. 이와 관련해서 류중일 감독은 “강백호, 김지찬 등 내야수 가운데 외야를 맡을 수 있는 선수가 있기 때문에 경기 후반에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명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아마추어 쿼터로 마산용마고 3학년 투수 장현석이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프로 선수 참가가 허용된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이후 고교 선수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뽑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장 190cm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는 장현석은 150km/h 중후반대 강속구가 위력적인 투수로 탈고교급 실력을 자랑한다. 조계현 위원장은 “아마추어 추천 선수들 중 구위, 스피드, 경기 운명면에서 장현석이 점수를 가장 많이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류중일 감독도 장현석을 상황에 따라 선발이나 2번째 투수로 내보내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기를 바랐다.
문제는 장현석이 팔꿈치에 약간의 불편한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장현석의 몸 상태와 관련해서 마산용마고 진민수 감독은 “6월 말부터 연습경기에 내보낼 예정이고 현재 공 던지는 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서 “이두근육이 많이 올라와서 쉬는 시간을 주고 있을 뿐 아시안게임 출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대답했다. 진 감독은 오는 7월 8일부터 열리는 청룡기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선 장현석이 마운드에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아마추어 선수를 뽑지 않아 비난이 뒤따른 바 있다. 세대 교체를 중점에 두고 있는 이번 대표팀에서 장현석의 발탁은 긍정적인 메시지를 준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이번 최종 명단에 승선된 대표팀 선수들의 평균 나이는 23.21세로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평균 나이 22.33세) 다음으로 어린 편이다. 그리고 24명 선수들 중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선수가 19명이다.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획득해야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동안에도 KBO리그는 시즌 중단 없이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 명단
투수: 고우석, 정우영(이상 LG), 구창모(NC), 곽빈(두산), 박세웅, 나균안(이상 롯데), 원태인(삼성), 최지민, 이의리(이상 KIA), 문동주(한화), 박영현(KT), 장현석(마산용마고)
야수: 김혜성, 이정후(이상 키움), 문보경(LG), 김주원(NC), 박성한, 최지훈(이상 SSG), 김지찬(삼성), 강백호(KT), 최원준(상무-KIA), 노시환(한화)
포수: 김동헌(키움), 김형준(NC)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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