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건물 외벽에 그린 ‘에울랄리아’ 야간에 빛 쏘면 얼굴 드러나
이 시리즈의 작품들은 광발광 페인트로 그렸기 때문에 어두워진 후에야 비로소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낮에는 보이지 않던 벽화의 부분이 깜깜한 밤이 되면 빛이 나기 때문이다. 최근에 완성한 작품의 제목은 ‘에울랄리아’다. 한 건물의 외벽에 그려져 있으며, 화분을 들고 있는 어린 소녀를 표현했다.
이는 스페인 도시 메리다의 수호성인인 에울랄리아와 표현의 자유를 상징한다. 에울랄리아는 12세의 어린 나이로 자신의 신념에 대한 자유와 존중을 요구하면서 기성 권력에 맞섰던 당찬 소녀였다. 하지만 4세기 당시 루시타니아 총독은 소녀의 요구를 거부하고 고문했으며, 그 만행을 감추기 위해 당시 도시에는 안개가 자욱하게 끼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레스카테 스튜디오’ 측은 이 작품에 대해 “빛을 비춰야 보이기 때문에 관찰자도 능동적인 참여자가 된다”고 말하면서 “이 작품의 목적은 도시의 어두운 구석을 밝혀주려는 데 있다. 어두운 곳에 새로운 조명을 설치하도록 하고 시민들이 벽에 빛을 비추어서 그림과 상호작용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낮에는 소녀의 몸과 손에 든 식물 화분만 선명하게 보이지만, 밤이 되면 벽면에 네온 블루 빛을 쏴서 소녀의 얼굴이 드러나도록 했다. 출처 ‘마이모던멧’.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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