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조폭 출신 재소자가 못살게 굴어, 구치소 이감 원하지만 쉽지 않아…이재명 대표와 맞물려 묘한 해석도
김성태 전 회장은 2023년 1월 10일 태국에서 체포돼 1월 17일 국내로 송환됐다. 이어 1월 20일 구속, 수원구치소에 수감됐다. 혐의는 △불법 대북송금 △자본시장법 위반 △배임·횡령 △이재명 민주당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이다. 김 전 회장은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의 키맨 중 한 명으로도 꼽혔다. 김 전 회장 수사와 재판에 정가의 시선이 쏠렸던 이유다. 당초 “이재명을 몰랐다”고 했던 김 전 회장은 최근 들어선 검찰 수사에 비교적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최측근과 변호인 등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구치소 생활에 힘들어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김 전 회장과 같은 구치소에 수감 중인 재소자 A 씨로부터 폭언 등 괴롭힘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를 두고 묘한 뒷말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다.
김 전 회장은 과거 1990년대 전주 지역 한 폭력조직에 몸을 담고 있다가 2000년대 상경, 대부업 등을 통해 큰돈을 번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기반으로 쌍방울을 인수, 대기업 회장직까지 올랐다. 김 전 회장 정도면 소위 ‘범털(거물급 재소자를 뜻하는 은어)’로 통한다. 구치소 내에서도 어느 정도 대접을 받는다는 얘기다. 더군다나 김 전 회장은 키가 185cm가 넘는 거구다. 이런 김 전 회장이 같은 구치소 재소자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소식은 작지 않은 화제를 모을 전망이다.
김 전 회장을 힘들게 하고 있다는 A 씨는 경기도 성남 일대 한 조폭 출신이라고 전해진다. 나이는 1968년생인 김 전 회장보다 스무 살 가까이 어리다고 한다. 조폭 계보로 따져본다면 김 전 회장 입장에선 ‘까마득한 후배’인 셈이다. 호남 지역 조폭 출신의 한 자영업자는 “워낙에 나이 차이가 많이 나고, 지역도 다르다. 요즘이 깍듯하게 선배라고 모시는 세상도 아니고…. 오히려 같은 조폭 출신이라고 더 괴롭힐 수 있다. 또 수원구치소면 A 씨의 구역인 성남 아니냐”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 측 관계자들은 “왜 굳이 김 전 회장만 못살게 구는지 모르겠다. 김 전 회장이 검찰 조사, 재판 등을 받고 온 후에 더 심하게 괴롭힌다고 들었다”고 하소연한다. 또 “김 전 회장이 다른 구치소로의 이감을 원하고 있다”는 말도 전했다. 실제 김 전 회장은 서울구치소로의 이감 등을 물밑에서 준비하고 있지만 수원지검 조사가 수시로 이뤄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현실 가능성은 낮다는 게 법조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를 놓고 흥미로운 해석도 들린다. A 씨가 조폭 생활을 했던 무대가 성남지역이라는 점 때문이다. 수원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조폭들의 경우 대부분 수원과 성남 일대를 기반으로 한다. 이들의 영향력은 구치소 안에서 무시하기 어렵다. 일반인이라면 몰라도 타지역 조폭의 경우 구치소 생활을 편하게 하기 위해선 이들과 어떻게 해서라도 라인을 형성해야 한다는 게 조폭 출신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김 전 회장의 경우 이러한 ‘민원’이 전혀 통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를 정치적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나오는데, 김 전 회장이 체포 이후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는 부분이 부각되면서다. 김 전 회장이 A 씨에게 ‘괘씸죄’를 샀다는 것이다. 실제 A 씨는 김 전 회장이 검찰 조사 등을 받고 돌아올 때 정치적 취지의 발언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쌍방울 측은 “김 전 회장 개인 신상과 관련해선 회사는 잘 알지 못한다”고만 밝혔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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