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 ‘더문’ ‘비공식 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성수기 노린 블록버스터들 속속 개봉일 확정
7~8월 극장에 출격하는 한국영화는 총 4편으로 류승완 감독의 ‘밀수’(제작 외유내강)를 시작으로 김용화 감독의 ‘더문’(제작 블라드스튜디오), 하정우와 주지훈이 뭉친 ‘비공식 작전’(감독 김성훈‧제작 와인드업필름), 이병헌과 박서준의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제작 클라이맥스스튜디오) 등이 관객들을 찾아온다.
1000만 성공을 맛본 흥행 감독들부터 티켓파워를 과시해왔던 스타 배우들까지 골고루 포진했다. 성수기를 공략하는 만큼 제작 규모도 블록버스터다. 제작비 200억 원대 대작들이 자존심을 건 대결을 벌인다. 투자금 회수를 위해선 물러설 수 없는 만큼 개봉일 결정부터 관객의 관심을 선점하려는 전략도 치열하다.
#‘여름 최강자’ 류승완 감독과 NEW의 첫 합작
류승완 감독은 ‘부당거래’부터 ‘베테랑’까지 대부분을 연출작을 투자배급사 CJ ENM과 작업해왔다. 하지만 2017년 여름 ‘군함도’ 개봉 당시 일부에서 근거 없이 제기한 악의적인 공격으로 ‘친일’ 논란 등 잡음에 휘말린 끝에 CJ와 결별했다. 이후 2021년 여름 내놓은 ‘모가디슈’는 롯데엔터테인먼트, 올해 여름 ‘밀수’는 NEW와 손을 잡았다.
1970년대가 배경인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이 일생일대의 밀수판에 휘말리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린 해양범죄활극이다. 제작비 175억 원이 투입된 대작으로 김혜수와 염정아를 중심으로 조인성, 박정민, 고민시 등이 주연을 맡았다.
류승완 감독과 NEW는 올해 여름 영화들이 개봉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눈치 싸움’에 한창인 무렵, 일찌감치 ‘7월 26일’로 개봉일을 선점했다. 7월 마지막 주 수요일은 그 해 여름 시장을 노리는 가장 ‘센’ 영화가 차지하는 자리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 시기이자 티켓 가격이 절반으로 할인되는 ‘문화의 날’ 혜택까지 누릴 수 있어 명당이다.
‘밀수’ 측은 그만큼 자신감에 차 있다. 여름마다 흥행성과를 거둔 류승완 감독의 ‘기분 좋은 징크스’도 있다. 류 감독은 2015년 8월 ‘베테랑’으로 1341만 관객을 동원, 그해 최고 흥행작에 올랐다. 2017년 7월 ‘군함도’는 659만 관객, 2021년 7월 ‘모가디슈’로 361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여름 최강자’다.
#8월 2일…‘신과함께’ 쌍천만 팀의 ‘집안싸움’
8월로 접어들면 한국영화들의 흥행 대결은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8월 2일 ‘더문’과 ‘비공식작전’이 나란히 개봉한다. 먼저 8월 2일로 개봉일을 정한 작품은 ‘더문’이다. 보통 여름 성수기에 한국영화가 같은 날 개봉하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비공식작전’이 뒤늦게 여름 개봉을 확정하며 8월 2일로 들어오면서 뜻밖의 대전이 벌어지게 됐다. ‘더문’ 입장에선 다소 황당한 상황이지만 ‘비공식작전’ 역시 관객 동원에 유리한 시기를 어떻게든 노려야 하는 처지이긴 마찬가지다.
‘더문’은 ‘신과함께’ 시리즈로 쌍천만 흥행을 일군 김용화 감독의 차기작이다. 사고로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 분)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 분)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김용화 감독이 처음으로 우주 배경의 SF 장르에 도전한다는 측면에서도 주목받는 작품이다.
하정우와 주지훈이 뭉친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의 버디 액션 영화다. 하정우가 민준 역을, 주지훈이 판수 역을 맡아 호흡을 맞췄고 연출은 영화 ‘터널’과 ‘끝까지 간다’의 김성훈 감독이 맡았다.
사실 ‘비공식작전’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제작에 착수했지만 감염병 확산으로 나라 간 이동이 제한되고 해외 로케가 어려워지면서 제작에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오랜 시간 공을 들인 만큼 완성도에 집중했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비공식작전’ 투자배급사 쇼박스는 “모로코 로케이션으로 구현한 1987년의 레바논의 모습은 이 영화를 극장에서 봐야 하는 이유”라며 “한때 중동의 진주로 불렸으나 내전의 장이 된 베이루트는 영화에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맴도는 장소로 쫓고 쫓기는 액션의 주 무대가 된다”고 설명했다.
‘더문’과 ‘비공식작전’의 맞대결은 한편으론 ‘신과함께 집안싸움’이란 측면에서 호기심을 자극한다. 김용화 감독과 하정우, 주지훈은 ‘신과함께’로 한국영화사에 길이 남을 시리즈 쌍천만이라는 대업을 함께 세운 주역들이다. 실제로도 막역한 사이이지만, 이번 여름만큼은 서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감독 인지도 낮은 ‘콘크리트 유토피아’, 이병헌‧박서준 카드
여름 한국영화 4파전의 마지막 주자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연출을 맡은 감독의 인지도 면에서는 다른 세 편과 비교해 주목도가 낮다. ‘여름 영화=흥행 감독’ 공식에서 유일하게 벗어난 작품이기도 하다. 엄태화 감독은 독립영화 ‘잉투기’로 이름을 알리고 2016년 강동원 주연의 ‘가려진 시간’을 통해 상업영화에 데뷔했지만 당시 작품의 완성도나 흥행 면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7년 만에 내놓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두 번째 상업영화 연출작이자, 처음으로 여름 시장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영화는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재난을 그렸다. 감독의 인지도가 낮은 대신 주연 배우들은 화려하다. 이병헌을 중심으로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 등이 뭉쳤다.
영화에 대한 기대치는 개봉 전 이뤄진 해외 선판매 기록으로 증명된다.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일본, 인도, 브라질 등 152개국에 판매됐다. 프랑스 배급사 조커스필름은 “연대에 대해 고찰하게 하는 스펙터클한 재난영화”라고 평했고, 남미 배급사 BF디스트리뷰션은 “스펙터클한 재난과 휴먼 드라마가 공존하는 강렬한 영화”라고 평가했다. 다만 8월 개봉만 확정됐을 뿐 아직 개봉일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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