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스터디그룹은 메가스터디와 메가스터디교육 두 축으로 나뉜다. 메가스터디는 2015년 중·고등 온·오프라인 교육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메가스터디교육을 출범시켰다. 메가스터디는 현재 성인 대상 교육 사업과 급식·출판 등의 사업을 맡고 있고, 메가스터디교육은 초·중·고등학생 대상 교육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메가스터디교육은 김영편입학원, 메가공무원 등을 통해 성인 대상 교육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손주은 메가스터디그룹 회장이 메가스터디와 메가스터디교육, 두 회사의 최대주주다.
메가스터디그룹은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사교육 업체로 꼽힌다. 메가스터디는 2004년 사교육 업체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경쟁사인 대성마이맥, 이투스, 시대전환 등은 규모나 실적 면에서 메가스터디에 미치지 못한다.
메가스터디그룹은 지난해까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실적은 상승세에 있었고, 사업 확장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했다. 메가스터디교육의 매출은 2021년 7039억 원에서 2022년 8360억 원으로 18.8%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990억 원에서 1354억 원으로 36.8% 상승했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지난해 메가스터디교육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결국 인수는 불발됐지만 그만큼 메가스터디교육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인수 세부 조건을 놓고 손주은 회장과 MBK파트너스 간에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올해 들어 메가스터디교육을 둘러싼 분위기가 예년과는 다르다. 메가스터디교육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426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1899억 원에 비해 12.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뒷걸음쳤다. 메가스터디교육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한 242억 원에 그쳤다. 정홍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 하락에 대해 “고등부문 강사 재계약에 따른 전속계약금 증가와 오프라인 학원 확장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일회성 소송 관련 비용 반영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메가스터디교육에 비해 규모는 크지 않지만 메가스터디가 처한 상황이 더 심각하다. 메가스터디의 매출은 지난해 1분기 343억 원에서 올해 1분기 239억 원으로 30.3% 하락했다. 지난해 1분기 46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올해 1분기에는 12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특히 메가스터디의 교육 사업 매출이 지난해 1분기 191억 원에서 올해 1분기 87억 원으로 반토막났다. 출판 사업 매출 역시 59억 원에서 56억 원으로 줄었다.
‘일타강사(1등 스타 강사)’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 사업 구조 상의 한계는 여전하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지난해 10월 현우진 강사와 재계약에 성공했다. 메가스터디교육이 현 강사와의 재계약 사실을 공시했다. 앞서 현 강사가 같은 해 6월 은퇴를 시사하자 메가스터디교육의 주가는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현행법상 상장 기업은 영업이나 생산활동, 재무, 경영활동 등에 중대한 변경을 초래하는 일이 생기면 해당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 메가스터디교육은 공시 이유에 대해 “재무제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일타강사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일타강사 영입전은 뜨거울 수밖에 없다. 신승범, 유대종, 주예지 등 메가스터디교육에서 경쟁 업체로 이적한 강사도 적지 않다. 일타강사를 잡기 위해서는 거액의 계약금을 비롯해 높은 인건비를 감내해야 한다. 교육업계 한 관계자는 “일타강사들은 많게는 수백억 원의 계약금을 받고, 계약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본 연봉에 강의 수익에 따른 인센티브까지 받는다”며 “대형 사교육 업체는 일타강사가 흥망성쇠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출산율이 하락이 가장 큰 문제다. 손주은 회장은 지난 6월 27일 KBS ‘더 라이브’에 출연해 “현 대학 정원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 2036년쯤 되면 수도권 대학이 미달 나고, 7~8등급을 받아도 인서울 대학을 들어갈 수 있다”며 “전체적인 사교육 시장은 초저출산 때문에 지는 시장”이라고 인정했다.
정부의 정책도 사교육 업계에 우호적이지 않다. 정부는 최근 수능 ‘킬러 문항’ 배제를 추진하는 동시에 사교육 시장에 날을 세우고 있다. 심지어 사교육 시장의 ‘이권 카르텔’과 관련해 필요하면 사법처리를 진행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국세청이 지난 6월 28일 메가스터디 세무조사를 진행한 것도 메가스터디에 대한 일종의 경고라고 분석한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메가스터디교육과 메가스터디의 주가도 힘을 못 쓰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6월 26일 “학생·학부모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허위·과장 광고 등에 대한 부조리 신고를 접수·처리하기 위해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를 설치할 것”이라며 “신고되거나 모니터링된 일부 수능 전문 대형입시학원의 카르텔 및 부조리에 대해서는 관계 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단호히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가스터디그룹은 사업 확장을 통해 입시 사교육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축소하고, 특정 소수 강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분위기다. 그나마 성인 대상 교육은 정부의 비판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지난해 인공지능(AI) 교육 스타트업 프리딕션, 스카이에듀학원을 운영하는 현현교육, 입시 컨설턴트 업체 바른길진로교육 등을 인수했으며 지난해 10월부터 ST유니타스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ST유니타스는 공무원 입시 학원 공단기를 운영하는 법인이다. 또 메가스터디는 지난해 벤처캐피털 땡스벤처스를 설립했다.
하지만 메가스터디교육의 사업 확장은 현재까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메가스터디교육이 경영참여 목적으로 출자한 9개의 자회사는 지난해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아이비김영이나 현현교육의 경우 적자 규모가 수십억 원대에 이른다. 메가스터디교육의 자회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흑자를 거둔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메가스터디교육의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에는 일타강사 계약금 외에 자회사의 부진도 한몫했던 셈이다. ST유니타스 인수 작업 역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기업결합승인이 지연되면서 8개월째 진전이 없다.
일요신문은 메가스터디교육에 실적 개선을 위한 대책 등을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반년도 못 버틴 계열사…메가스터디 골프 사업 진출 앞과 뒤
메가스터디는 최근 골프 사업에 진출했다. 메가스터디는 지난 3월 자회사 메가비엠씨를 통해 호텔롯데로부터 롯데스카이힐CC김해를 인수했다. 인수가는 621억 5000만 원이었다. 메가스터디는 인수 목적에 대해 “사업 영역 확대 및 신규 사업 진출”이라고 공시했다.
이와 관련, 호텔롯데 관계자는 “롯데스카이힐CC김해는 보유 자산 효율화와 전략적인 글로벌 진출에 필수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한 비핵심 자산 매각이었다”며 “리조트가 바로 옆에 있는 롯데스카이힐CC제주나 롯데스카이힐CC부여와 달리 롯데스카이힐CC김해는 골프장만 있어 본업인 호텔업과 시너지효과가 크지 않다는 경영 의사 결정에 의해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메가스터디는 올해 1월 골프용품 도소매업체 엠에스투자개발도 설립했다. 메가스터디의 자회사 메가엠디가 엠에스투자개발 지분 100%를 갖고 있었다. 그런데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엠에스투자개발은 지난 6월 9일 돌연 청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격적인 사업도 하기 전에 기업을 정리한 셈이다. 일요신문은 이와 관련한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메가스터디 관계자는 “담당자 확인 후 연락주겠다”고 한 후 연락을 주지 않았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