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피터 손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N차 관람’ 분위기 속 ‘스즈메’ 이어 500만 돌파 가능성
그렇지만 요즘 영화계는 다른 부분을 주목하고 있다. 하루 뒤인 7월 2일 200만 관객을 돌파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의 존재감이다. 디즈니의 기대작 실사 영화 ‘인어공주’가 64만 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치며 또 다시 디즈니 위기론이 불거졌지만 디즈니의 주종목 애니메이션은 여전한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다. 이번엔 디즈니의 자회사가 된 픽사의 애니메이션이 한국 극장가에서 흥행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7월 2일 기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엘리멘탈’은 누적 관객수 224만 7214명을 기록 중이다. 7월 2일 26만 4722명의 관객으로 일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엘리멘탈’은 6월 14일에 개봉했지만 ‘범죄도시3’의 강력한 흥행 돌풍으로 인해 그리 많은 관객을 모으진 못했다. ‘범죄도시3’가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는 가운데 ‘플래시’와 2·3위 싸움을 이어갔다. 그렇지만 개봉 10일 뒤인 6월 24일 ‘범죄도시3’를 2위로 밀어내며 박스오피스 1위 자리에 올라 7월 2일까지 그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하나의 막강한 도전자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이 6월 28일 개봉했지만 ‘엘리멘탈’은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그 사이 ‘범죄도시3’가 3위로 내려가면서 1위는 ‘엘리멘탈’, 2위는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구도다. 다시 ‘애니메이션이 1위, 할리우드 외화가 2위’의 2023년 상반기 내내 굳건했던 체제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다만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은 7월 2일까지 개봉 이후 첫 주말까지 4일 동안 39만 6526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쳐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국 ‘엘리멘탈’ 독주체제가 적어도 7월 12일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이 개봉할 때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엘리멘탈’은 벌써 2023년 개봉 영화 가운데 7위에 이름을 올렸다. 2023년 개봉 영화 흥행 톱10 안에는 애니메이션이 무려 4편이나 이름을 올렸다. 550여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스즈메의 문단속’이 2위, 470여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3위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240여 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데 이어 ‘엘리멘탈’까지 애니메이션 열풍에 동참했다.
문제는 ‘엘리멘탈’의 흥행 기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여부다. 기본적으로 여름 시즌 개봉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10대 학생들이라는 확실한 고정 관객층이 있다. 그렇다고 모두 흥행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입소문이다. 10대 학생들이나 학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잘 나면 엄청난 흥행 열풍이 몰려오게 된다. 친구들이 다 봤다고 하면 안 볼 수 없는 심리가 작용하곤 하기 때문이다.
현재 ‘엘리멘탈’은 확실하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개봉 초에는 기대 이하의 흥행 성적을 기록했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개봉 10일 뒤부터 박스오피스 1위 자리에 올라 소위 ‘역주행 흥행’을 기록 중이다. 게다가 20대 이상 성인 연령층 관객들도 몰려들고 있다. 2023년 상반기 내내 애니메이션이 큰 인기를 끌면서 극장에서 애니메이션을 보는 성인 관객층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즘 1000만 관객 영화 등극의 절대 기준이 ‘N차 관람 열풍’인데 ‘엘리멘탈’에서도 N차 관람 열풍이 감지되고 있다.
‘겨울왕국1’과 ‘겨울왕국2’로 두 번이나 1000만 관객을 달성했던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또 한 번 ‘엘리멘탈’로 1000만 관객 신화를 쓸 수 있을까. 아직까지의 흥행 기록만 놓고 보면 쉽지 않아 보인다. 개봉 초기엔 1000만 관객 영화가 될 것이라고 전혀 예상되지 않았지만 서서히 입소문이 나면서 역주행 열풍을 일으키며 1000만 관객 영화가 된 디즈니 실사 영화 ‘알라딘’의 사례를 놓고 보면 분명 가능성은 존재한다. 하지만 ‘알라딘’이 개봉 11일째 200만 관객을 돌파했음을 감안하면 개봉 19일 만에 200만 관객을 달성한 ‘엘리멘탈’는 속도가 다소 뒤처진다.
그렇지만 470여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2023년 흥행 기록 3위에 오른 ‘더 퍼스트 슬램덩크’보다는 훨씬 빠른 흥행몰이 중이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개봉 29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는데 이는 ‘엘리멘탈’보다 10일이나 느린 기록이다. 1000만 관객은 어려워도 500만 관객 이상은 기대해 볼 만하다는 의미다. 그만큼 애니메이션은 입소문에 따른 역주행 흥행세가 상당히 무섭다.
불·물·흙·공기 네 가지 원소가 모여 사는 엘리멘트 시티를 배경으로 한 ‘엘리멘탈’은 서로 섞일 수 없는 두 원소인 불 ‘앰버’와 물 ‘웨이드’가 우연찮은 일로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지금은 디즈니의 자회사가 된 픽사의 애니메이션으로 재미동포 2세인 한국계 미국인 피터 손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피터 손 감독은 픽사의 유일한 한국계 감독이다.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 ‘파친코’의 원작 소설을 쓴 이민진 작가 등과 함께 요즘 할리우드에서 주목받는 한국계 창작자들 가운데 한 명이다.
한국 극장가에서 ‘엘리멘탈’이 큰 사랑을 받는 계기 가운데 하나가 바로 피터 손 감독이다. 불·물·흙·공기 네 가지 원소의 이야기를 그려낸 애니메이션이지만 실제 낯선 곳(미국)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낸 자전적인 작품이다. 그만큼 한국 관객들이 많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인데, 특히 한국의 장남과 장녀들이라면 더 깊은 울림을 받을 것이라는 관객 평이 이어지고 있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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