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프랜차이즈가 잇따라 M&A 매물로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최근 몇 년간 M&A 매물로 대거 등장했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가 2021년 버거킹 운영법인 BKR 매각을 추진한 것을 시작으로 한국맥도날드, KFC코리아, 맘스터치앤컴퍼니 등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M&A 시장에 나왔다. 이 밖에 다운타우너, 바스버거 등의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도 새 주인을 찾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매물로 나온 2021~2022년에는 이들의 매출이 상승세에 있었다. BKR이나 맘스터치앤컴퍼니의 경우 사모펀드가 최대주주다. 사모펀드의 목적은 인수한 기업의 가치를 상승시킨 후 재매각해 차익을 실현하는 것이다. 매출 상승기에 매각을 진행해야 좀 더 높은 몸값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경우 인수 3년 차가 넘어간 후 기업가치가 적당히 상승하면 매각을 추진하기 마련”이라며 “장기적으로 기업을 보유하는 경우도 있지만 펀드 투자자들이 회수를 요구하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BKR의 매출은 △2019년 5028억 원 △2020년 5714억 원 △2021년 6784억 원 △2022년 7574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한국맥도날드의 매출도 △2019년 7248억 원 △2020년 7910억 원 △2021년 8679억 원 △2022년 9946억 원으로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일명 ‘혼밥족’이 늘어났고, 배달 문화가 유행하기 시작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프랜차이즈 업체는 배달 및 포장 중심 매장을 개점하고,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을 강화하는 등 코로나19를 기회로 활용했다”고 분석했다.
최대주주가 사모펀드가 아닌 업체들은 경영 전략에 따라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가 아닌 미국 맥도날드다. 미국 맥도날드는 수년 전부터 가맹점 중심의 글로벌 사업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 매각을 추진하는 것도 미국 맥도날드 글로벌 전략의 일환인 셈이다. KFC코리아를 매각한 KG그룹은 최근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면서 그룹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높아진 원자재값·인건비 감당 어려워
하지만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 대부분은 매각에 성공하지 못했다. 동원그룹이 올해 초 한국맥도날드 인수에 관심을 보였지만 매각가에 대한 의견 차이로 무산됐다. 미국 맥도날드는 한국맥도날드 매각가로 5000억 원가량을 요구했지만 동원그룹은 약 2000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그룹은 한국맥도날드가 매년 수백억 원을 미국 맥도날드에 지급하는 것도 부담스러워했다는 뒷말이 나온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621억 원을 미국 맥도날드에 로열티 등 지급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했다.
BKR 매각 작업도 잠정 중단된 상태다. 어피니티는 BKR 매각가로 약 1조 원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인수 희망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맘스터치나 다운타우너, 바스버거 등도 인수 관련해 진전된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유일하게 M&A에 성공한 업체는 KFC코리아다. KG그룹은 지난 5월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오케스트라PE)에 KFC코리아를 매각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업계에서는 KG그룹이 매각가를 대폭 인하한 덕에 매각에 성공했다고 분석한다. 당초 KFC코리아 매각가는 1000억 원 수준으로 거론됐지만 실제 매각가는 550억 원에 불과했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KFC의 경우는 거의 남는 것 없이 매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가 M&A 시장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향후 불안한 전망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식 프랜차이즈업계 전반적으로 원자재값 및 인건비 상승과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전망이 좋지 않다. SPC그룹의 쉐이크쉑, 한화그룹의 파이브가이즈, bhc그룹의 슈퍼두퍼 등 대기업이 햄버거 프랜차이즈에 진출하면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이미 일부 업체에서는 실적 부진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BKR은 2021년 120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지만 2022년 23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한국맥도날드는 2021년과 2022년 각각 349억 원과 363억 원의 순손실을 거두면서 적자폭이 커졌다.
매각 성공을 위해서는 매각가를 낮춰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그간 투자한 금액 등을 감안하면 매각가를 쉽사리 낮추기도 어렵다. 매각에 성공하지 못하고, 적자가 지속되면 재무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일례로 한국맥도날드의 부채비율은 2021년 말 631.13%에서 2022년 말 1277.84%로 대폭 증가했다. BKR의 경우 부채비율은 큰 변화가 없지만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2021년 말 227억 원에서 2022년 말 50억 원으로 줄었다. 올해도 적자를 기록하면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향후 투자 유치 계획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프랜차이즈업계 다른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프랜차이즈 업체가 너무 많이 늘어나면서 프랜차이즈에 대한 선호도가 점차 낮아지는 분위기”라며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가 유리한 시대는 지났고, 비프랜차이즈가 인기를 끄는 경우도 많으니 기존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정위, '청년피자' BSB푸드에 시정명령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최근 ‘청년피자’ 운영법인 BSB푸드에 시정조치를 내렸다. BSB푸드가 청년피자 가맹점 희망자들에게 인근 가맹점 현황문서를 제공하지 않은 채 가맹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는 “가맹 희망자의 장래 점포 예정지에서 가장 인접한 가맹점 10개의 상호, 소재지 및 전화번호가 적힌 문서를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와 관련, BSB푸드 관계자는 “구두로 주변 가맹점에 대한 설명을 했지만 정보공개서에 관련 내용을 써야 한다는 내용을 나중에 알게 됐다”며 “이에 자진 신고했고, 가맹점에게도 관련 내용을 개선하겠다는 내용을 메일로 보냈다”고 해명했다.
공정위가 프랜차이즈 업체와 가맹점주 간 문제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는 것은 흔한 일이다. 공정위는 최근 BKR(버거킹 운영법인)이 2014~2021년 가맹점주가 부담한 광고분담금을 신제품 개발 및 소비자 조사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시정명령을 내렸다. 앞서 지난 6월에는 공정위가 허위·과장된 판매수익률을 제공하고, 가맹점주에게 가맹금을 반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집으로낙곱새에게 시정명령과 과징금 5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