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합쳐 다섯 번째 시즌 “식상” “기대” 엇갈려…트롯 시장 ‘파이’ 작아 임영웅·송가인 팬덤이 부담으로
TV조선은 트롯 오디션에 특화된 채널이다. 이는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기대도 된다. 반면 “이제 그만 할 때도 됐다”는 평도 일견 수긍이 간다. ‘미스트롯3’는 과연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을까.
#‘미스트롯3’ 청출어람일까
TV조선은 7월 7일 “트롯 오디션 본가 TV조선이 ‘미스트롯3’ 론칭을 확정지으며 참가자 모집을 시작한다”면서 “대한민국에 트롯 열풍을 일으킨 TV조선은 ‘미스트롯3’를 통해 다시 한 번 ‘오리지널의 힘’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분히 2022년 ‘미스터트롯2’에 맞섰던 MBN ‘불타는 트롯맨’을 견제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MBN 역시 연말 ‘불타는 트롯걸’ 론칭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2라운드’가 성사될 수도 있다.
지원 자격은 만 50세 미만, 즉 1974년 이후 출생한 이들만 가능하다. 상한선이 있다는 뜻이다. 반면 하한선은 없다. 김다현, 김태연처럼 앞선 ‘미스트롯’ 시리즈가 배출한 어린 트롯 스타가 다시금 등장할지 여부도 관심이 쏠린다.
지원서에는 학교·전공·학년·직업 등을 적는 공간이 있다. 통상 트롯 오디션은 현역부·직장부·대학부·초등부 등으로 무리를 나눈다. 이런 인적 사항은 그 기준이 된다.
또한 지원하게 된 이유와 트롯을 좋아하는 이유, 트롯을 부르게 된 계기 등을 기술해야 한다. 이외에도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나 인생의 전환점 및 인생을 뒤흔든 사건, 가장 좋아하는 곡·가수 등도 묻는다. 이는 향후 오디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각 지원자들에게 서사를 부여하는 재료로 쓰인다.
오디션의 특성상 ‘사연’은 빠질 수 없다. ‘미스트롯’ 초대 우승자인 송가인은 국악 전공자임에도 트롯으로 전향했고, ‘미스터트롯’이 배출한 임영웅은 홀어머니를 향한 애틋한 사랑이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미스트롯2’의 양지은은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신장 이식 수술을 한 후 국악을 포기해야 했고, ‘미스터트롯2’의 안성훈은 시즌1 탈락자로서 절치부심 끝에 왕관을 쓰게 됐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대중의 손으로 뽑는다’는 것이 전제돼 있다. 시청자 문자 투표가 당락을 좌우한다. 그렇기에 전문 심사위원단의 지지를 얻을 탄탄한 실력 외에,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사연이 필요하다.
트롯 오디션을 향한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것은 ‘미스트롯3’가 넘어야 할 장벽이다. ‘미스트롯1’(2019년)의 최종 시청률은 18.1%였고, ‘미스터트롯1’(2020년)은 35.7%로 2010년 이후 방송가를 통틀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하향 곡선을 그렸다. ‘미스트롯2’(2021년)는 32.9%를 기록했지만, ‘미스터트롯2’(2023년)는 24%를 기록하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스터트롯2’의 경우 동시기에 방송된 ‘불타는 트롯맨’의 여파라 볼 수 있지만, “화제성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임영웅·송가인의 존재 득일까 실일까
TV조선은 ‘미스트롯3’ 론칭 소식을 전하며 임영웅·송가인·양지은·영탁·이찬원 등의 이름을 거론했다. 이런 엄청난 스타를 발굴한 프로그램이 돌아온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게다가 ‘미스트롯3’에는 송가인과 양지은이 적잖이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송가인 측은 우승 직후 TV조선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해 타 방송사 위주로 활동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다시금 TV조선과 손잡고 활동 중이다. 양지은 역시 ‘화요일은 밤이 좋아’를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관계를 맺고 있다. 결국 두 사람이 선배 우승자로서 ‘미스트롯3’에 크고 작은 힘을 보태는 상징적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이들이 새로운 우승자에게 왕관을 씌워주는 ‘대관식’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존재가 오히려 새로운 시리즈에 대한 기대치를 반감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분석도 있다. 첫 트롯 오디션이 진행된 지 4년이 넘었지만 이들은 여전한 인기를 누리며 트롯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그들을 좇는 팬덤도 상당히 두텁다. 그들이 과연 기존 스타들을 두고 새로운 얼굴을 지지할지 따져봤을 때, 그리 희망적이진 않다.
트롯 시장의 ‘파이’는 작다. 트롯을 소비하는 계층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결국 새로운 팬층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스타를 좋아하는 팬들의 마음을 돌려야 한다. 하지만 임영웅·송가인 등은 이미 너무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그 위세를 뚫고 새로운 세력을 확보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젊은 트롯 스타가 건재함을 과시하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트롯 시장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바람직하다”면서도 “하지만 송대관·현철·설운도·태진아 등 일명 ‘4대 천왕’이 굉장히 오랜 기간 트롯 시장에서 군림했듯, 현재 자리를 잡은 트롯 스타들의 위상이 쉽게 흔들리지는 않는다. 새로운 스타가 자리 잡기 어렵다는 의미다. 결국 임영웅·송가인 등의 존재는 ‘양 날의 칼’과 같다”고 분석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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