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 취임 후 공약지도에도 여전히 ‘양서면’ 표시…전진선 “예타 통과안으로 통일해 지도 받아 쓴 것”
국민의힘 소속 전진선 양평군수는 2022년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당선, 7월 1일 민선8기 양평군수로 취임했다. 같은 해 7월 26일 양평군은 국토부에 3개 노선안 의견을 보낸다. 여기서 처음으로 양서면이 아닌 강상면이 종점부가 되는 방안이 등장했다. 국토교통부는 일요신문에 양평군이 먼저 3개 노선안 건의 의견을 보냈고, 이를 토대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해 강상면 종점 노선을 계획했다고 해명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 7월 6일 ‘서울-양평고속도로에 대한 가짜뉴스 관련 국민의힘 국토교통위원회 실무 당정협의회’ 이후 기자회견에서 “서울-양평고속도로에 대해 도로 개설 사업 추진 자체를 이 시점에 전면 중단하고, 모든 사항을 백지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두고 여야의 책임공방이 치열해졌다.
그러자 전진선 군수는 7월 9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를 항의 방문했다. 전 군수는 “양평군은 우리 군에 IC가 설치되는 고속도로를 설치해달라고 정부의 문을 더 두드렸다”며 “민주당은 이러한 양평군민의 염원이 담긴 노선안에 대해 김건희 여사 일가 토지를 문제 삼으면서 정치공세를 펼쳤고,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이제는 원안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예타 당시 노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예타 당시 노선은 IC가 없는 안이고, 지역주민도 반대하고 있는데 대체 누구를 위한 원안 추진이냐”고 반문하며 “민주당에서는 진정으로 양평군민이 원하는, 양평군민을 위한, 양평군민에 의한 안을 경청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2022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전진선 양평군수 후보 공약집을 보면 양서면이 종점으로 표기돼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전 군수가 양평 군의원을 역임하던 때는 양서면 종점 기존안을 적극 찬성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진선 군수는 7월 1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이라는 부분은 양평이라 했지 양서라고 나는 절대 표시하지 않았다. 양서면이 아니고 양평에 고속도로가 오는데 강하면 IC가 포함된 고속도로를 만들어야 된다고 말하는 거다. 양서면이라 표시된 것은 지도상에 그런 것이지, 누구도 양서면이라고 말 안했다. 양평-서울 간 고속도로지 양서-서울 간 고속도로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강상면에 김건희 여사 일가 땅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느냐’는 질문에는 “방송을 통해서 알았다. 민주당이 말해서 알았다”고 답했다.
이러한 해명과 달리 전진선 군수는 지방선거 과정에서, 또 군수직을 수행하는 현재도 서울-양평고속도로를 양서면을 위한 공약으로 인지한 정황이 드러났다.
양평군청 홈페이지 열린군수실에는 공약지도 코너가 있다. 전 군수가 양평군 내 각 군별로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과제가 소개돼 있다. 이 중 ‘균형과 채움의 지역발전’을 위한 공약을 보면 11번에 ‘서울-양평고속도로 조기완공’이 적혀있다. 11번은 양서면에 배치돼 있다.
전진선 군수는 7월 12일 일요신문과 통화에서 공약지도에 ‘서울-양평고속도로 조기완공’을 양서면 사업이라 표시해 둔 것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양서면 종점 노선으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것이기 때문에, 그걸로 통일해 그 지도를 받아서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상황은 변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전 군수는 “나도 간과한 사실이 있다. 정확히 잘 몰랐는데 내가 군수가 돼 검토하니 고속도로 종점은 고속도로와 연결이 돼야 한다더라”며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되고 나서 2022년 2~3월 타당성 검토 용역이 나올 때 6번 국도와 IC가 같이 있나 확인해보니 국토부에서 ‘거기는 토지가 없어 IC를 못 만든다’ 확인을 받았다. 이에 공무원들이 거기에 IC가 없으면 바꿔야 한다고 나한테 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평군이 예비타당성조사를 준비하면서 그런 내용을 전혀 검토하지 않았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당시 전진선 군수가 양평군의회 의장까지 맡았음에도 몰랐다는 것은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지점이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대선 때 서울-양평고속도로 건설사업과 관련해 기존의 양서면 종점 노선을 염두에 둔 공약을 내놓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강원권 교통량 분산을 위해 중부내륙고속도로 양평IC와 중앙고속도로의 홍천IC를 가로로 연결하는 40km 구간 고속도로 건설을 공약했다. 이는 2021년 4월 서울-양평고속도로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사업이 확정돼, 서울에서 경기동남부 양평까지는 이어진다는 계획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런데 양평IC는 양평군 옥천면에 위치해 양서면과 붙어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이 내놓은 서울-강원권을 잇는 고속도로 라인 구상대로라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은 양서면 종점안에 가깝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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