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문춘>에 보도된 하시모토 시장과 술집 접대부의 불륜 스캔들. |
“섹스가 한창일 때 하시모토 시장은 ‘변태는 말이야. 그러니까 범죄자는 말이지. 팬티를 뒤집어쓰고서 범하는 거야’라며 팬티를 머리에 쓰려고 한 적이 있어요.”
30대 초반 호스티스가 하시모토 시장과의 성관계에 대해 <주간문춘>과 인터뷰한 내용 중 일부다. 이 여성은 하시모토 시장이 오사카 지사로 출마하기 직전까지 사귀면서 모텔에서 밀회를 즐겼다고 한다.
둘이서 자주 찾던 곳은 오사카 공항에서 가까운 모텔. 변호사 시절 TV에 출연하면서 얼굴을 알리며 인기를 얻던 하시모토 시장이 도쿄와 오사카를 왔다 갔다 하느라 바빠서 공항 인근 모텔을 애용한 것이다.
둘은 오사카의 한 요정에서 알게 됐다. 이 요정은 20년이 넘게 운영되고 있어 오사카 정재계 인사들 사이에서는 꽤 알려진 고급 클럽이다. 한 번 들어가는 데 받는 기본요금만 자그마치 4만 엔(약 58만 원). 하시모토 시장의 내연녀였던 호스티스는 피부가 하얗고 청초한 타입의 미녀다. 둘은 처음에는 그저 손님과 종업원으로 만나 4번 정도 데이트를 한 뒤 성관계를 가졌다. 그 후로는 지속적인 만남이 이뤄졌다. 저녁 식사 후 어김없이 모텔에 갔다가 아내가 눈치 채지 못 하도록 밤이 늦기 전 집으로 돌아가는 패턴이었다고 한다.
<주간문춘>의 보도는 적나라하다. 호스티스 여성은 “하시모토 시장의 성욕이 매우 강했고 밀어붙이는 스타일로 섹스를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하시모토 시장은 “내가 적중률(임신시킬 확률)이 높은데”라고 말하면서도 콘돔도 착용하지 않고 섹스 하던 때도 있었다. 호스티스 여성은 개의치 않고 “질외사정이라면 괜찮다”고 답했다고 한다.
하시모토 시장이 가장 좋아했던 것은 일명 ‘코스튬 플레이’. 원래는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캐릭터와 똑같은 옷이나 의상을 걸치는 것인데, 성행위 시에는 여성에게 특정한 제복이나 의상을 입는 것을 말한다. 호스티스 여성은 모텔에서 스튜어디스나 직장여성 옷차림을 하고 섹스를 시작하곤 했다고 한다. 하시모토 시장은 “이게 좋다, 저게 좋다”면서 여러 옷을 입혀본 뒤 “귀엽다! 정말 잘 어울려”라면서 굉장히 기뻐했다고.
<주간문춘>의 폭로로 하시모토 시장은 그야말로 벌거벗은 임금님꼴이 됐지만 크게 동요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주간문춘>에서 기사가 나간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하시모토 시장은 “가정 문제다. 부인과 아이들한테 사죄하고 벌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또 “내 딸한테 코스튬 플레이를 하라고는 못 하겠다”고 농담까지 하는 여유를 보였다.
‘하시모토 도루 후원회’ 측은 침착하게 반격에 나섰다. 이들은 “이미 몇 년이나 지나 끝난 일을 이제 와 들추는 걸 보니 호스티스가 <주간문춘> 측에 감언이설로 속거나 돈을 받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하시모토 시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한 호스티스 출신 유명 탤런트는 “업계에서는 손님과의 관계를 언론에 말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다. 이를 깬 호스티스에게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후지신문>에 따르면 호스티스와의 염문설을 최초로 언급한 이는 자민당의 한 중견 의원이다. 이 자민당 의원은 기자들과의 사석에서 오프 더 레코드로 하시모토 시장이 과거 호스티스랑 사귀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하시모토 시장의 지지자들은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고 있는 자민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하시모토 시장에게 타격을 입히려고 일부러 정보를 흘린 것’이라며 의심을 하고 있다.
▲ 노리코 부인. |
한 정치평론가는 “불륜행각이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 일어난 일이라 현재의 지지율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게다가 “하시모토 시장의 이미지가 워낙 톡톡 튀는 스타일이라 불륜조차 개성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요사이 부인에 의해 숨겨둔 자식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오자와 이치로 전 민주당 대표가 줄곧 침묵을 지키는 것과 달리 솔직한 태도로 불륜을 시인했다는 점도 기존의 정치가들과는 사뭇 다른 인상을 주고 있다. 이런 와중에 내년에 치러질 의원 선거에 하시모토 시장의 성 스캔들이 얼마나 영향을 줄 것인지에 점차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관건은 하시모토 시장의 조강지처 노리코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여부다.
노리코는 하시모토 시장과 오사카의 고등학교 동창으로 하시모토 시장이 와세다 대학에 입학하자 다니던 지방 대학을 중도에 그만두고 도쿄에 올라왔다. 그러면서 남편이 사법시험을 보는 동안 뒷바라지해 변호사가 될 수 있도록 도왔다. 노리코는 신혼 초기에는 주방도 욕실도 없는 3평짜리 단칸방에 함께 살면서 아르바이트에 여념이 없었다고 한다.
기자회견 후 하시모토 시장은 집에 머물며 노리코 부인의 용서를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시모토 시장이 호스티스와 불륜을 시작할 2006년 6월 무렵 부인은 여섯 번째 아이를 출산했고, 연년생으로 아이를 또 임신해 2007년 여름에는 일곱째 막내가 태어났다.
<주간여성자신>은 “부인의 임신, 출산 중에 불륜을 해서 모든 여성을 적으로 돌렸다”고 분석하고 있다. 30~40대 남성 지지층이 가장 두텁고 상대적으로 여성 지지층이 적은 하시모토 시장으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한편 언론의 추적은 계속되고 있다. 7월 말 <주간포스트>는 호스티스와의 사이에 숨겨둔 자식이 있단 의혹을 던졌다. 또 <주간아사히>는 호스티스 이외에도 관계를 가진 여성이 여럿 있는 것 같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하시모토 시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조승미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