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던의 명물 블랙캡 택시. 로이터/뉴시스 |
그 가운데 담뱃값은 한 갑에 7~8파운드(약 1만 2000~1만 4000원)나 된다. 관광지나 번화가일수록 가격이 더 비싼 게 특징이다. 애연가일수록 한국에서 담배를 보루째 챙겨야 한다. 규정상 3보루 이상 들고 입국이 안 된다고 하지만, 런던 히드로공항 입국 심사 때 가방 안을 샅샅이 뒤지진 않는다. 다만 장기 체류할 목적이 없는지 등등 현 영국 정부의 이민자 제한 정책을 떠올릴 만한 질문들이 날카롭게 날아온다.
레스토랑은 비싼 데다 맛도 없다. 되도록 안 가는 편이 좋지만, 그래도 가야 한다면 ‘생수’를 꼭 챙기기 바란다. 런던 어느 음식점도 물을 공짜로 주지 않는다. 공짜로 준다면, 그건 수돗물이다. 영국의 수질은 그리 훌륭한 편이 아니라 담석이 생길 수 있다. 종아리에 담석이 낀 채 뒤뚱뒤뚱 걷는 노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보통 음식점에서 물 지참은 허용하지만 그밖에 맥주나 커피 등 주류 지참은 허용하지 않는다.
▲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마크를 부착한 타워 브리지. |
호텔 등 숙소는 싱글룸 기준으로 100파운드(약 18만 원) 이상이다. 관광 가이드 책에서는 음식맛과 더불어 런던의 호텔을 최악으로 꼽고 있다. 별 3개 이하의 호텔을 갈 바에 한인 민박에 가는 편이 낫다. 그러나 한인 민박도 다른 유럽국의 민박과 비교하면 시설이 열악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플랏 셰어(FLAT SHARE)’를 하는 것이다. 플랏 셰어란 일반 아파트 등에서 방 하나씩 차지하며 공동으로 사는 주거 형태로, 한국식으로 말하면 ‘하숙’이다. 방 크기마다 다르지만, 주당 100~200파운드 한다. 보통 한국 유학생들이 사용하던 방이 여간한 숙소보다 청결하다.
▲ 2층버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서울과 비교하면, 런던은 심심한 곳이다. 자정이면 술집들은 어김없이 문을 닫는 데다 술집 안에서 흡연은 일체 금지다. 클럽 등도 새벽 2시를 넘기는 법이 거의 없다. 당연히 야심한 밤을 녹이는 유흥업소도 한국에 비해 덜 발달됐다. 런던 소호 등에 가면 스트립바가 있긴 하다. 스트립바의 출입료는 보통 25파운드(약 4만 4000원)이고, 바 안에는 동유럽에서 온 여성들이 가슴을 드러낸 채 T팬티 차림으로 나돈다. 20파운드 정도를 주면 ‘약 1분 동안’ 무릎에 걸터앉은 채 서서히 T팬티를 벗으며 농염한 춤을 춘다. 짐짓 춤에 홀렸다가 ‘더 더’하며 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그걸로 끝이다. 지나친 애무는 물론 삽입은 아예 안 된다. ‘더 더’하다가 삽시간에 허무하게 돈을 탕진할 수 있으니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대마초를 구입하긴 쉽지만, 그만큼 사기당할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다. 런던 북부 캠든시장에 가면 레게머리를 한 흑인들이 지나가며 ‘마리화나’라고 속삭이곤 한다. 보통 대마초 등 마약 거래는 거리의 딜러를 따라 뒷골목 등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관광객처럼 보이면 대마초 대신 대마 향이 나는 ‘허브’를 건네기도 한다. ‘가짜 아니냐’며 딜러와 언쟁을 벌이다 딜러에게 돌로 맞아 실신한 유학생도 있었다. 한국에서나 영국에서나, 법으로 금지된 일탈은 하지 않는 게 이롭다.
관광버스 등을 탈 바에는 대중버스를 이용하는 편이 돈을 아끼는 길이다. 명소 등이 몰린 지역으로만 운행하는 대중버스도 있으니, 노선을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하철은 낡고 추레하지만 올림픽 경기장 등이 있는 목적지까지 정확히 이동한다는 점이 좋다. 역 안에서 7파운드 정도 주고 ‘하루 교통티켓’을 끊으면 버스든 지하철이든 종일 이용할 수 있다. 런던을 가장 잘 ‘느끼는’ 길은 런더너가 가장 몰리는 곳에서 부대끼는 것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런던을 제대로 관광할 수 있다. 다른 유럽국에 비해 소매치기가 없는 편이나, 그래도 타지에서 왔으면 긴장할 필요는 있다.
이승환 영국통신원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