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건수 많고 방역정책 유지 반증…하루 확진 5만명에도 위험도 낮아 4급 감염병 조정 방침
단 11개국에서만 아워월드인데이터 ‘100만 명당 신규 확진자 수’가 10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32개국만 1명 이상이다. 이제는 대다수의 국가가 1명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주요국들을 살펴보면 이탈리아 8.23명, 영국 5.89명, 캐나다 4.6명, 이스라엘 4.38명 등이 그나마 높은 수치다. 일본은 5월 19일 이후 0명을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도 5월 21일 이후 0명이다. 전세계 평균 100만 명당 신규 확진자 수는 5.14명, 아시아 평균은 7.86명이다. 그런데 한국만 700명을 넘겼다.
그렇다고 대한민국만 여전히 코로나19로 시름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대한민국만 방역 관련 정책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어 확진자 통계 등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정확하다는 의미로 보는 게 더 적절하다. 우선 질병관리청은 그 이유를 국내 검사 건수가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과 일본처럼 신규 확진자 수가 0명인 국가의 상당수는 더 이상 국가에서 신규 확진자 수를 공식 집계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공식 집계 수치가 0명인 것이다.
최근 재유행이 시작됐다는 부분은 명확해 보인다. 지난해 12월을 정점으로 한 마지막 유행이 있었고 당시 정점은 12월 23일 1300.98명이었다. 이후 6월 28일 58.09명으로 최저점을 찍었다. 2021년 12월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 이전 수준인 100만 명당 신규 확진자 수 100명 이하로 돌아간 것인데 바로 며칠 뒤 반등을 시작해 최근 2022년 12월 유행의 절반 수준인 702.6명까지 치솟았다. 아워월드인데이터 그래프만 보면 분명 대한민국에선 코로나19 재유행이 시작됐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한 7월 3주 차(7월 16일~7월 22일) ‘코로나19 주간 발생 동향 및 위험도 평가’에 따르면 최근 확진자 발생은 4주 연속 증가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 위중증 환자, 사망자가 전주 대비 모두 증가했는데 특히 60세 이상 확진자가 급증해 전주 대비 44%나 증가했다. 주간 신규 확진자는 25만 3825명으로 전주 대비 35.8% 증가했으며(일 평균 확진자 수 3만 6261명), 감염재생산지수는 1.19로 최근 4주 연속 1 이상을 유지 중이다. 감염재생산지수가 1을 넘기면 유행이 시작됐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방역 당국은 주간 위험도를 ‘낮음’으로 유지했다. 7월 1주 차 확진자를 2주 동안 모니터링한 결과 중증화율은 0.10%, 치명률은 0.03%로 낮게 유지됐기 때문이다. 신규 확진자 증가 추세만 보면 분명 재유행은 시작됐다. 그렇지만 방역당국은 과거 유행기와 비교하면 중증화율과 치명률 등이 매우 낮게 유지되고 있어 기존 유행과 달리 위험도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세의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60세 이상 확진자의 급증이다. 그 이유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사망률과 치명률이 높기 때문이다. 7월 22일 기준 인구 10만 명당 코로나19 누적 사망률은 68.2명(치명률 0.11%)이다. 10만 명당 누적 사망률이 80세 이상이 996.3명(치명률 1.82%)으로 가장 높고, 70대는 214.9명(치명률 0.42%), 60대는 55.8명(치명률 0.11%)이다. 최근 1주 연령대별 사망자 비중 역시 80세 이상이 82.3%, 70대가 11.8%, 60대는 3.9%로, 50대 이하는 2.0%로 고연령층 사망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고위험군 보호를 위한 방역·의료대응 체계를 빈틈없이 점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히며 고위험군은 다중이용시설, 대중교통 등 이용 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했다.
주간 위험도는 ‘낮음’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신규 확진자는 분명 재유행 수준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 입장에서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이 발표하는 단순 수치가 아닌 주위에서 확진자가 하나둘 발생하는 상황을 직접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7월 25일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5만 829명을 기록하며 5만 명을 넘어섰다. 하루 확진자 수가 5만 명을 넘긴 것은 마지막 유행이 끝나가던 지난 1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특히 60세 이상 고연령층 등 고위험군의 걱정이 크다. 지난겨울 실시한 고위험군 대상 백신 추가 접종의 효과가 떨어지는 시기에 유행이 시작됐다는 부분도 걱정을 키우고 있다. 방역 당국은 4분기에 전국민 백신 무료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재유행 기세에도 불구하고 8월 중순부터 코로나19를 2급 감염병에서 4급 감염병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7월 24일 코로나19를 4급 감염병으로 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질병관리청장이 지정하는 감염병의 종류 고시’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4급 감염병은 ‘표본감시가 필요한 감염병’으로 인플루엔자(독감), 수족구병 등이 대표적이다. 다시 말해 이제 코로나19를 독감과 같은 수준에서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확진자 수 집계도 중단돼 해외 대부분의 국가처럼 아워월드인데이터 등의 수치가 무의미해진다. 이외에도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입소형 감염취약시설 등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권고로 전환돼 마스크 관련 착용 의무가 완전 해제된다. 또한 코로나19 지정 병상 체계와 병상 배정 절차도 종료돼 자율입원 체계로 전환되는데 이는 의료체계의 완전 정상화를 의미한다. 또한 현재 무료인 검사비와 치료비의 대부분이 건강보험을 적용한 자비부담으로 전환된다.
다만 확진자 ‘5일 격리 권고’는 현행대로 유지되며 먹는 치료제와 예방접종 지원도 일단 유지된다. 또한 치료비 가운데 인공호흡기, 인공심폐장치, 고유량 산소요법 등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고액 치료에 대한 지원도 당분간 유지된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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