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조기 정리 작업 등 체질 변화 행보…일본법인 영향력 완전히 끊어낼지 주목
OK금융그룹은 국내 계열사 OK저축은행이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가 가진 대부업 관련 영업자산을 양수하는 방식으로 대부업 철수 작업을 마무리한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최윤 회장의 개인회사이자 일본법인 J&K캐피탈의 100%(직간접지분 포함) 자회사다. J&K캐피탈은 아프로파이낸셜대부를 통해 대부업을 영위했다. 이 때문에 OK금융그룹은 일본계 대부회사라는 인식이 있었다.
당초 OK저축은행은 아프로파이낸셜대부의 해당 자산(러시앤캐시)을 1조 원에 매수하기로 했으나 7484억 원에 인수하는 방식으로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자산 양수 절차에 돌입했다. 1, 2차로 나눠 6월 30일과 12월 31일 양수할 계획이지만 양사 합의에 따라 2차 거래를 9월에 진행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사실상 대부업 청산 절차가 마무리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OK금융그룹이 향후 종합금융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체질 변화에 속도를 내는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강하다. OK금융그룹은 그동안 증권사 인수를 시도했지만 무산됐는데, 대부업 사업 영위가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종합금융사로 도약하기 위한 OK금융그룹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OK저축은행은 DGB금융지주의 2대주주(8%)로서 최대주주 국민연금(8.78%)과 지분 격차가 1%포인트 미만이다. OK금융그룹이 DGB금융지주를 품으려면 금융당국의 최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OK금융그룹이 대부업을 완전히 청산하면 최대주주에 등극하는 데 불안 요인이 하나 제거된다.
해결해야 할 불안 요인은 또 있다. '일본계 자본이 투입된 금융사'라는 이미지다. 대부사업을 영위하던 OK금융그룹은 2014년 부실 저축은행이었던 예주·예나래저축은행(OK저축은행 전신)을 인수하면서 저축은행 사업으로 발을 넓혔다. 이 과정에서 OK금융그룹은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이들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방식이 아닌 최윤 회장이 자금을 출자해 새로 설립한 한국법인 OK홀딩스대부가 인수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 결과, OK저축은행은 일본법인 J&K캐피탈과 그 계열사 아프로파이낸셜대부와 무관한 회사로 출범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OK금융그룹과 일본법인의 관계를 추적할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OK저축은행 인수를 허락하면서 OK금융그룹에 요구한 것은 2024년까지 대부업 철수였다.
OK홀딩스대부는 저축은행 인수 이듬해인 2015년 12월 1일 약 1449억 원 규모의 전환우선주(만기 10년)를 발행해 아프로파이낸셜대부에 넘겼다. 2019년에도 약 946억 원 규모의 전환우선주(만기 10년)를 발행해 아프로파이낸셜대부에 넘겼다.
OK홀딩스대부가 발행한 전환우선주에는 출자자가 전환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전환권)가 있다. OK홀딩스대부도 전환우선주를 되사올 수 있는 권리(상환권)가 있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이 전환우선주를 모두 행사하면 지분 전부를 가진 최윤 회장의 지분율을 상회한다(관련 기사 아프로파이낸셜대부, OK홀딩스대부 전환우선주 대량 보유). 전환우선주 행사에 따라 OK홀딩스대부의 최대주주가 최윤 회장이 아닌 아프로파이낸셜대부로 바뀔 수 있는 것. 이렇게 되면 OK홀딩스대부가 아프로파이낸셜대부의 100% 모회사 J&K캐피탈 지배력 아래 있게 된다.
기업지배구조 전문 법조계 인사는 “(일본법인 J&K캐피탈의 100% 자회사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OK홀딩스대부의 전환우선주를 확보해 최대주주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계약을 맺었다”며 “사실상 J&K캐피탈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에서는 최윤 회장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J&K캐피탈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앞서 최윤 회장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OK홀딩스대부의 구조에 여지가 있던 탓이다. OK금융그룹에서 J&K캐피탈은 중요한 위치에 있다. OK금융그룹 입장에서도 J&K캐피탈의 지분과 구조가 깨끗해야만 바라던 종합금융사 면모를 갖추는 데 의심의 시선을 지울 수 있다. OK금융그룹 측은 “J&K캐피탈은 최윤 회장이 지분 100%를 가진 회사다”라고 강조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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