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바르디올·회이룬도 비싼 몸값 자랑…스타 품고 있는 사우디 리그 투자 금액도 ‘월클’
#이적료 1억 유로 넘긴 잉글랜드 미드필더들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비록 8강에서 준우승팀 프랑스를 만나 탈락했지만 대회 최대 명승부를 펼쳤다. 잉글랜드 선전의 원동력 중 하나로 중원의 힘이 꼽혔다. 당시 이들이 치른 5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한 데클란 라이스와 주드 벨링엄은 나란히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적했다.
이들은 1억 유로가 넘는 막대한 금액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팀을 옮겼다. 지금까지 축구 역사에서 이적료 1억 유로 이상을 발생시킨 건 15건뿐이다(독일 축구 정보 사이트 '트랜스퍼마크트' 기준). 이는 세계 축구에서 라이스와 벨링엄의 가치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라이스는 1억 1160 유로(약 1613억 원), 벨링엄은 1억 300만 유로(약 1489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했다.
라이스는 오랜 기간 빅클럽들의 타깃이 돼 온 미드필더다. 맨체스터 시티, 바이에른 뮌헨, 리버풀 등 내로라하는 빅클럽과 경쟁에서 아스널이 승리를 거뒀다. 그는 미드필드 후방을 주 활동 무대로 하며 중앙수비수 위치도 소화할 수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기본 덕목인 수비력뿐 아니라 패스 능력도 갖추고 있다. 지난 시즌 웨스트햄의 주장으로 유럽축구연맹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우승을 이끌며 리더십도 갖췄음을 증명했다. 우수한 자원이 많지 않은 포지션, 잉글랜드 출신이라는 점이 라이스의 몸값을 더욱 높였다.
벨링엄은 잉글랜드의 현재이자 미래로 평가받는 젊은 자원(2003년생)이다. 라이스보다 높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미드필더다. 자연스레 공격포인트 생산 관여도가 더 높다. 지난 시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소속으로 10대의 어린 나이에도 8골 5도움을 기록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4골을 넣으며 큰 무대에서도 능력을 입증했다. 수년째 월드클래스 기대주들을 흡수하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었다.
라이스, 벨링엄의 1억 유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에 못지않은 금액이 오간 이적도 발생했다. 특히 타 리그와 금전적인 면에서 격차를 벌리고 있는 프리미어리그에 대형 이적이 쏠렸다. 요슈코 그바르디올(크로아티아, 맨체스터 시티), 라스무스 회이룬(덴마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카이 하베르츠(독일, 아스널), 도미닉 소보슬라이(헝가리, 리버풀) 등이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이적생들이다.
#한국인 선수들의 이동
이번 여름에는 한국인 선수들의 이적도 적지 않았다. 유럽 내 굵직한 이적이 있는가 하면 국내에서 유럽으로 새롭게 진출하는 경우도 있었다.
김민재와 이강인은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이적이다. 지난 시즌 나폴리 소속으로 팀의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이끈 그는 1년 만에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뮌헨은 한국인 수비수에 5000만 유로(약 722억 원)를 투자했다. 이는 아시아 선수 역대 최대 이적료 기록이다. 김민재와 나폴리의 계약에서 바이아웃 조항이 없었다면 이적료는 더욱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로 자리 잡았던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으로 향했다(이적료 2200만 유로). 파리도 뮌헨에 뒤떨어지지 않는 세계적 빅클럽으로 통한다. 이강인은 킬리앙 음바페(프랑스), 네이마르(브라질), 마르코 베라티(이탈리아) 등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선수들과 함께하게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국가대표에 선발됐던 정우영과 박규현은 독일 내에서 팀을 옮겼다. 정우영은 프라이부르크에서 슈투트가르트로 이적하며 과거 뮌헨 B팀 시절 감독이던 세바스티안 회네스와 재회했다. 박규현은 지난 시즌 베르더 브레멘에서 적을 두고 임대로 활약했던 디나모 드레스덴에 완전 이적으로 정착했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새롭게 유럽 무대에 발을 내디딘 이들도 있다. 국가대표 공격수 조규성은 덴마크 미트윌란 유니폼을 입었다. 빅리그에 비해 일찍 시즌을 시작, 리그 3경기 연속골로 빠른 적응을 보이고 있다. 유망한 자원으로 평가 받는 양현준, 권혁규는 스코틀랜드 셀틱, 김지수는 잉글랜드 브렌트포드로 이적해 유럽에서 첫 시즌을 보낼 전망이다.
#새로운 스타 집결지, 사우디아라비아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주목할 점은 사우디아라비아 리그가 새로운 '큰손'으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아시아 내에서는 오랜 기간 '빅리그'로 불렸지만 세계 무대에서 변방에 불과했던 사우디 리그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겨울 이적시장에서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의 영입을 필두로 각국의 스타들을 품고 있다. 이름값 있는 선수들을 모으는 만큼 이들이 투자하는 금액 역시 '월드클래스'다.
이번 시즌 현재까지 사우디 리그에서 가장 많은 몸값을 기록한 이는 브라질 출신 측면 공격수 말콤이다. 2018-2019시즌 바르셀로나에 몸을 담았다 러시아를 거쳐 사우디 명문 알 힐랄로 향했다. 알 힐랄은 말콤 영입에 6000만 유로(약 869억 원)를 지불했다. 빅클럽으로 향한 김민재보다 높은 금액이며 이번 이적시장에서 공동 9위의 이적료 기록이다. 주로 베테랑들이 사우디 무대를 선택하는 것과 달리 말콤은 아직 26세에 불과하기에 높은 이적료가 책정된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와 같은 변방에 있던 말콤과 달리 빅클럽 혹은 빅리그에서 여전히 높은 주가를 올리던 스타들도 사우디로 향했다. 잉글랜드 리버풀에서 뛰던 파비뉴(브라질), 이탈리아 라치오의 스타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세르비아), 프리미어리그에서만 82골 65도움을 기록했던 리야드 마레즈(알제리)도 각각 알 이티하드, 알 힐랄, 알 아흘리 유니폼을 입었다. 이들 모두 최소 3500만 유로(약 507억 원) 이상의 고액 이적료를 기록했다. 특히 밀린코비치-사비치의 경우 김민재보다 불과 1살이 많은 아직 20대이며 수년간 빅클럽의 관심을 받아온 선수다. 여전히 상위 무대로의 이적 가능성이 있음에도 중동으로 향해 놀라움을 안겼다.
이외에도 후벵 네베스(포르투갈), 사디오 마네(세네갈), 알랑 생-막시맹(프랑스) 등의 스타들이 빅리그에서 사우디로 떠났다. 카림 벤제마(프랑스), 은골로 캉테(프랑스) 등과 같이 FA 자격으로 이적료 없이 영입된 스타도 다수다. 사우디 리그는 이번 여름시장 이적료 순위 50위 이내에 9건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유럽 여름 이적시장은 당분간 이어진다. 대부분 리그가 8월 말까지 선수 거래를 이어간다. 추가적인 대형 이적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축구팬들은 음바페, 해리 케인(잉글랜드) 등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의 이동 여부와 이적을 완료한 스타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유럽 축구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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