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중 유일하게 취임 때보다 지지층 늘어…계파 움직임 아직까지는 드러나지 않아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지지확대지수(ESI, Expansion of Supporters Index)는 자치단체장의 임기 시작 시점의 지지율인 선거득표율을 기준으로 해당 월의 긍정평가가 상승하거나 하락한 정도를 비율로 나타낸 것이다.
자치단체장이 직무수행 과정에서 지지층을 어느 정도로 확대했거나 잃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지표로, 지지 확대지수가 100을 상회하면 임기 초에 비해 지지층을 확대했고 100을 미달하면 지지층을 잃었음을 의미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13.0점으로 광역단체장 중 유일하게 100점을 넘겨 임기 초보다 지지층이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113점인 김동연 경기지사의 확대 지수는 전국 평균 80.8점에 비해 32.2점 높고 지난 6월 대비 0.4점 상승한 수치다. 2위는 92점을 기록한 김태흠 충남지사가, 3위는 91.9점을 기록한 김진태 강원지사가 차지했다.
뒤이어 유정복 인천시장이 91.3점으로 4위, 이장우 대전시장이 89.6점으로 5위를 기록했고 김영록 전남지사, 김두겸 울산시장, 최민호 세종시장, 오영훈 제주지사, 박형준 부산시장이 뒤를 이었다.
‘광역단체장 긍정평가’에서는 전남 김영록 도지사가 66.5%의 긍정평가를 기록,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63.4%의 김관영 전북지사, 3위는 60.7%의 이철우 경북지사, 4위는 55.5%의 김동연 경기지사, 5위는 52.3%의 박형준 부산시장이 차지했다. 단 이 조사는 8월 1일 개최한 새만금 잼버리 대회 전에 조사한 결과다.
이번 조사는 유·무선 임의전화걸기 자동응답 방식으로 6월 26일~30일과 7월 27일~30일, 전국 18세 이상 1만 3600명(시도별 6~7월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광역단체별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p), 응답률은 2.4%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의 도정 운영 긍정평가는 55.5%(매우 잘함 30.1%, 잘하는 편 25.4%), 부정평가는 27.5%(잘못하는 편 13.8%, 매우 잘못함 13.8%),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6.9%를 기록했다. 55.5%의 긍정평가는 전국 평균 49.8%에 비해 5.7%p 높은 수치다.
대한민국 인구의 4분의 1 이상이 거주하는 경기도(1361만 명. 2023년 6월 기준)에서 지지층이 늘고 도민들에게 긍정평가를 받고 있다는 건 바람직한 일이다.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김 지사 자신은 물론 민주당에도 그렇다.
총선이 불과 8개월여 남았지만 민주당은 정당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할수록 김동연의 가치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자치단체장 곁불을 기대할 수 있다는 건 총선 도전자들에도 희소식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총선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김동연계’의 움직임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도민이 우선”이라는 김동연 지사의 의중이 담긴 것인지 ‘3년 전 일’을 반면교사로 삼고 있는 건지 아직은 알 수 없다. 3년 전 경기도에서는 도지사 측근들의 출마 러시가 있었다.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후광을 입고 친 이재명계가 21대 총선에 대거 도전장을 던졌다. 김용 경기도 대변인을 시작으로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 임근재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이사, 조계원 경기도 정책수석, 임진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원장, 김경표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 등이 민주당 경선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이재명계의 도전’으로 한데 묶여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언론은 이재명계가 국회에 입성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원내에 기반을 갖게 될 것이고 차기 대권에 도움이 될 거란 분석을 했다. 하지만 상당수가 컷오프, 경선 탈락 등을 당하며 본선 도전에 실패했다.
하지만 이후 이재명 지사는 원내 기반 없이도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고 지금은 당권을 잡고 있다. 결과적으로 원내 기반의 유무보다 도정에 집중하며 때를 기다린 선택이 주효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이 결과를 김동연계가 모를 리 없다.
경기도지사 측근의 선거 출마는 경기도의 오랜 전통 중 하나다. 남경필, 김문수 지사 때도 경기도, 산하기관 직을 던지고 선거에 출마한 도지사 측근들이 있었다. 하지만 기존 정치인과 다른 셈법을 보이는 김동연 지사이기에 김동연계가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래서 김동연계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인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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