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도 법인에 비해 투자 대비 수익 저조…종속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 실적 악화 영향 풀이도
#연결 종속회사 수익성 악화에 법인 청산
동아에스티는 2013년 3월 옛 동아제약이 인적분할하면서 신설된 회사다. 사업구조 개편을 거치면서 동아제약은 지주회사 동아쏘시오홀딩스, 전문의약품과 해외사업 부문을 전담하는 동아에스티, 일반의약품과 박카스 사업 부문을 전담하는 동아제약으로 분리됐다. 동아에스티는 동아쏘시오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자리잡았다. 올해 6월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동아에스티의 자산총계는 1조 2542억 원으로 동아쏘시오홀딩스 자산총계(1조 8808억 원)의 67%에 달한다.
해외사업 부문을 맡은 동아에스티는 브라질, 미국, 인도에 법인을 설립했다. 해당 법인들은 현지에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설립됐다. 2013년 옛 동아제약은 “브라질 법인은 △현지 투자 계획 수립 △신사업 개발 △동아제약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박카스 등의 수출을 위한 제품 등록 및 인허가 업무 △마케팅, 판매 등을 담당하게 된다”며 “수출 품목 확대를 통한 매출액 증대와 보유 중인 제품 파이프라인의 현지 임상을 추진함으로써 향후 브라질 출시를 앞당기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아에스티는 2013년 브라질 법인을 설립한 지 약 10년 만인 올해 4월 브라질 법인 ‘Dong-A Brasil Farmaceutica Ltda’를 청산했다. 내부적으로는 브라질 법인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2018년 1월 Dong-A Brasil Farmaceutica Ltda와 지주회사인 ‘Dong-A Participacoes Ltda’를 합병하며 사업 효율화에 나섰지만 실적은 신통치 않았다. 브라질 법인의 매출은 2018년 4억 2400만 원에서 지난해 8280만 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억 5000만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 대비 수익이 나오지 않은 것이 청산의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다른 관계자는 “그 지역에서 더 사업을 넓혀가기보다는 현상 유지 혹은 파트너사를 통한 품목 확대 정도로 사업을 영위할 생각인 것 같다”고 내다봤다.
브라질 법인을 청산하며 경영 효율화에 나선 데는 동아에스티의 수익성 악화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5년간 동아에스티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18년 394억 원, 2019년 566억 원, 2020년 340억 원, 2021년 156억 원, 2022년 167억 원으로 감소 추세다.
특히 동아에스티 종속회사인 미국 뉴로보 파마슈티컬스(NEUROBO PHARMACEUTICALS, INC)가 연결 실적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는 지난해 1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순손실은 82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76억 원)보다 8% 늘었다. 뉴로보 파마슈티컬스에 대한 동아에스티 지분율은 2021년 10.8%에서 2022년 48.87%, 올해는 58.65%로 증가했다. 신주인수권 발행 물량 등을 포함한 뉴로보 파마슈티컬스에 대한 동아에스티의 실질 지분율이 55.4%로 집계되면서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는 지난해부터 동아에스티 종속기업으로 분류됐다.
동아에스티가 현지화 전략을 위해 세운 또 다른 해외 법인인 미국 ‘Dong-A America Corporation’과 인도 ‘Dong-A ST India Pvt., Ltd’의 상황은 브라질 법인보다는 나은 편이다. 미국 법인은 지난해 매출 13억 원, 당기순이익 4054만 원을 기록했다. 인도 법인은 매출 3억 6159만 원, 당기순이익 1억 3250만 원을 기록했다.
#선순환 구조 안착, 아직은 더 지켜봐야
동아에스티는 연구개발 비중을 늘려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이후 라이선스 아웃을 통해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기술 수입·수출과 로열티 등은 동아에스티의 기타 사업부 매출로 잡힌다. 실제 동아에스티에서 연구개발(R&D) 비용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늘어나는 추세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올해 동아에스티의 연구개발비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올해 상반기 15.0%로 지난해(13.9%) 대비 증가했다.
하지만 아직은 아쉬운 성적표를 받고 있다. 동아에스티의 지난해 기타 사업부 매출은 341억 원이다. 2018년(556억 원), 2019년(524억 원)보다 낮다. 이런 가운데 연결 기준 실적을 깎아 먹고 있는 뉴로보 파마슈티컬스의 의약품 개발 성과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동아에스티로부터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후보물질 ‘DA-1241’,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DA-1726’를 기술 이전받아 개발 중이다. DA-1241은 임상 2상, DA-1726은 임상 1상을 앞두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뉴로보 파마슈티컬스에서 가시적인 실적이 나오려면 최소 1~2년 정도 걸릴 듯하다”고 말했다.
동아에스티는 의약품 파이프라인에 대한 국내외 임상을 다수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과민성 방광 치료제 후보물질 ‘DA-8010’은 국내 임상 3상 진행 중이다. 패치형 치매 치료제 ‘DA-5207’은 국내 임상 1b상을 완료했고 인도 1a상도 진행하고 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DMB-3115’는 유럽에 품목허가 신청을 해둔 상태다. 올해 안에 미국에도 품목허가 신청을 할 계획이다. 앞서 2021년 동아에스티는 인도 인타스(Intas Pharmaceuticals)에 글로벌 권리를 기술 이전했다. 판매에 따른 로열티가 동아에스티에 들어올 예정이다. 다만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미국 암젠 등이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출격을 앞두고 있어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
이와 관련,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브라질 법인 청산은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진행됐다. 브라질 법인에서 진행되던 업무는 국내 해외사업부로 인수인계돼 사업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없다. 기존에도 법인 규모가 크지는 않았다”며 “뉴로보 파마슈티컬스의 파이프라인 중 DA-1241은 3분기 안에 미국 임상 2상을 개시할 예정이다. DA-1726은 올해 하반기 글로벌 임상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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