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1일부터 2급 감염병서 4급 감염병으로 전환…방역당국 “큰 변수 없다면 재유행 우려할 필요 없어”
대한민국에서 본격적인 여름 유행이 시작된 7월 20일 무렵부터 아워월드인데이터의 대한민국 아워월드인데이터그래프는 변화가 발생한다. 여전히 높은 수준의 수치가 나오고 있었지만 4~5일에서 10여 일씩 같은 수치가 이어진 뒤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방식으로 그래프가 변화한 것.
대한민국 방역당국이 매일 신규 확진자를 발표하고 그 수치를 아워월드인데이터 등의 글로벌 사이트에 공개해 온 터라 매일 수치가 변하는 방식이 이어졌지만 7월 20일 즈음부터 발표 방식이 변경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다 8월 21일 이후 그래프의 변화가 아예 사라졌다. ‘100만 명 당 신규 확진자 수’가 0명 상태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상당수 국가의 ‘100만 명 당 신규 확진자 수’가 0명이다. 0명이 아닌 국가들도 대부분 한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으며 극히 일부 국가만 두 자릿수다. 어느 정도 코로나19의 글로벌 유행이 끝나가고 있는 상황이 그 이유이기도 하지만 신규 확진자 조사 방식 변화가 주된 이유다. 전수조사를 표본조사로 변경해 신규 확진자 수가 급감한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늦게까지 매일 신규 확진자를 전수 조사해 공개해 온 대한민국도 관련 수치의 글로벌 공개 방식으로 변경하고 조사 방식까지 변경하면서 이제 0명이 됐다. 더 이상 아워월드인데이터의 관련 수치를 참고하지 않아도 될 만큼 엔데믹이 성큼 다가왔다.
대한민국의 신규 확진자 수 조사 방식이 전수 조사에서 표본 조사로 바뀌는 시점은 8월 31일이다. 이날부터 코로나19는 2급 감염병에서 4급 감염병으로 전환됐다. 애초 방역당국은 8월 중순에 코로나19를 4급 감염병으로 전환할 예정이었지만 6월 4주 차부터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며 여름 유행세가 이어지자 8월 7일에 4급 감염병 전환 연기를 발표했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 여름 유행세가 꺾이기 시작하면서 8월 23일 질병관리청이 ‘코로나19 4급 감염병 전환 및 2단계 조치 시행안’을 통해 8월 31일부터 4급 감염병의 전환을 발표했다. 2023년 7~8월 코로나19 치명률은 0.02~0.04% 수준이며 중증화율은 0.09~0.10%를 기록 중이다. 이는 계절인플루엔자 치명률(0.03~0.07%)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계절인플루엔자가 바로 대표적인 4급 감염병이다.
4급 감염병으로 전환되면 코로나19 진단검사와 치료비 등 의료비가 중증에 한해서만 일부 지원된다. 외래에서 무료이던 신속항원검사는 만 60세 이상, 12세 이상 기저질환자와 면역저하자 등 먹는 치료제 대상군에게만 건강보험 급여 50%가 지원된다. 유전자증폭 검사 역시 외래에서 모든 유증상자가 30~60%만 부담하면 됐던 것이 이제는 먹는 치료제 대상군에게만 지원된다.
가장 눈에 보이는 변화는 언급했듯 코로나19 확진자 전수조사 중단이다. 더 이상 신규 확진자 수를 집계하지도 발표하지도 않는다. 다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이 올지라도 이로 인해 위중증자와 사망자도 동반 상승하지 않을 만큼 코로나19의 질병위험이 줄어들어 더 이상 전수조사를 할 필요가 없다는 방역당국의 판단 때문이다. 이제 표본조사 방식으로 전환되는데 질병청은 이를 위해 표본조사 방식 고도화에 나섰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깜깜이 환자가 급증하며 다시 위중증률과 사망률이 올라가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해 대규모 재유행이 시작될지라도 바로 적절한 대응에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
다만 갑작스런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는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대개의 호흡기 질환은 여름보다 겨울을 중심으로 더 유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렇지만 코로나19의 지난 몇 년 동안의 유행 양상을 보면 계절적 요인과 무관하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유행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2022년 12월 시작된 겨울 유행(오미크론 대유행)에 비해 2022년 여름 유행은 유행규모가 3분의 1가량 줄어들었다. 계절적인 요인으로 2022년 겨울 유행이 여름 유행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었지만 다시 절반 수준으로 유행규모가 축소됐다.
2023년 여름에도 기대와 달리 여름 유행이 발생했지만 역시 2022년 겨울 유행에 비해 유행규모는 줄었다. 따라서 지금 양상이 이어지면 2023년 겨울 유행이 시작될지라도 유행 규모는 더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추가 백신 접종률이 낮아지면서 백신에 따른 면역력이 약화돼 2023년 겨울 유행이 심각한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분명 존재한다. 반면 감염을 통한 자가면역력은 꾸준히 올라가고 있고, 새롭게 우세종이 되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들이 점차 더 약화하고 있기도 하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유행 정도가 아닌 위중증률과 치명률이다. 다시 상당한 규모의 재유행이 올지라도 위중증률과 치명률이 계절인플루엔자를 비롯한 4급 감염병 수준으로 관리된다면 충분히 현행 의료체계로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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