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와 계약 종료 이후 자유계약으로 입단 “마음으로 움직였다”
스페인 라리가 소속 세비야 구단은 5일 라모스의 입단을 발표했다.
18년만의 복귀다. 세비야 유스팀에서 성장, B팀을 거쳐 1군 무대에 데뷔했던 라모스는 곧장 두각을 드러내며 2005년 여름, 갈락티코 정책이 지속되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호베르투 카를로스, 데이비드 베컴, 지네딘 지단, 라울, 호나우두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과 함께했다.
당시 라모스의 이적료는 2700만 유로(약 385억 원)였다. 20년이 다 돼가는 시점, 19세 수비수 이적료로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큰 기대만큼이나 맹활약을 펼쳤다. 측면 수비수에서 중앙 수비수로 포지션을 바꿔가며 레알에서만 챔피언스리그 우승 4회, 리그 우승 5회를 달성했다.
2021년을 끝으로 레알을 떠나서는 파리 생제르맹에서 두 시즌을 보냈다. 2년간의 계약기간이 끝난 이후 자유의 몸이 됐다. 마침 이어지는 슈퍼스타들의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이적에 라모스 또한 사우디로 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변수는 같은 시대 라리가에서 활약했던 리오넬 메시, 세르히오 부스케츠 등의 미국행이었다. 사우디행과 함께 미국으로 이적할 수 있다는 전망도 이어졌다. 이외에도 터키, 멕시코, 브라질 무대와도 이적설이 나왔다.
하지만 라모스의 선택은 세비야였다. 세비야는 라모스가 태어나고 축구를 시작한 곳이다. 1986년생 만 37세로 커리어 황혼기에 놓인 그는 천문학적인 연봉을 뿌리치고 자신의 고향을 찾았다. 그는 "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멋진 날 중 하나다. 항상 돈이 아닌 마음으로 움직였다"는 말을 남겼다.
라모스의 세비야 복귀는 축구팬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라모스는 세비야와 특별한 사연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유스팀부터 함께 성장한 친구 안토니오 푸에르타와의 이야기다. 라모스가 레알 마드리드로 떠난 이후, 푸에르타는 경기 중 갑작스레 심장마비로 쓰러져 사망했다. 라모스는 다른 팀으로 이적했으나 소속팀과 국가대표팀 등에서 잊지않고 푸에르타를 추모했다. 국가대표팀에서는 푸에르타의 등번호를 달고 장기간 활약하기도 했다. 라모스는 이번 이적을 진행한 이후에도 자신의 아버지와 할아버지, 푸에르타를 위해 돌아왔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세비야는 유독 슈퍼스타들의 복귀가 잦은 팀이기도 하다. 현재 세비야 주장은 맨체스터 시티에서 활약했던 헤수스 나바스, 부주장은 바르셀로나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한 이반 라키티치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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