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일자리 사업 표류” 비판 직면, “중도 사퇴 리스크 알고도 임명한 집행부 실책” 지적도
20대 국회의원 출신인 채이배 전 의원이 지난해 말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에 내정됐다는 얘기가 나왔을 때 경기도 정가에서는 “임기를 마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재단 대표이사의 임기는 2년이고 연임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인 출신인 채 전 의원이 총선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였다.
지난해 11월 24일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병길 경기도의원은 채이배 후보자에게 “22대 총선 때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느냐”고 물었다. 채 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최대한 성과를 내고 이 성과가 다시 인정받아서 제가 또 어떤 정치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면 계속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병길 의원은 "22대 총선에 출마 하실거냐"라고 재차 출마 여부를 물었지만 채이배 후보자는 명확한 답변은 피한 채 “제가 출마를 한다, 안 한다 말씀드리기 좀 어려울 것 같다.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면서 짧은 기간이든 긴 기간이든 성과를 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성과를 내고 이후에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병길 의원은 “경기도일자리재단은 대표이사의 연속성이 중요하다. 책임 없이 스쳐 지나가고 또 그만두고 하다 보면 어떻게 재단을 이끌어가겠나”라며 “후보자의 정책은 좋지만 이게 잠시 머물렀다 가는 자리로 생각하신다면 (임명은) 다시 생각해 볼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중도 사퇴’라는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인사였지만 경기도 집행부는 채이배 전 의원을 경기도일자리재단의 수장으로 앉혔다. 경기도의 일자리 정책을 수행하는 재단 대표로서 일관되고 꾸준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리고 취임 9개월 만인 8월 31일 채이배 대표는 총선 출마를 위해 재단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성과로 인정받고 싶다”던 채 대표의 포부와 달리 외부의 시선은 싸늘하다. 특히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측에서는 채이배 전 대표가 경기도일자리재단을 “자기 정치를 위한 디딤돌로 이용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경기도의회 이병길 의원은 “채이배 전 대표가 7월 12일 전주 혁신창업허브에서 전북 조선업 도약센터(전북 군산시 조촌로 62)와 협약식을 체결했다. 명목은 조선업 분야 취업에 관심이 있는 경기도민에게 직종 정보와 다양한 지원제도를 알린다는 취지다. 하지만 채이배 대표이사는 사퇴 의사를 밝힌 후 군산을 지역구로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했다”고 꼬집었다.
이병길 의원은 “지금 보면 의구심이 든다, 왜, 군산일까? 실제로 국내 조선업 생산, 고용의 절반가량이 경남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다. 고용 측면에서도 경남지역은 전국 조선업 종사자의 46.9%, 사업체의 35.5%를 차지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데, 경남지역은 제쳐두고 출마지역 기관과 협약을 맺은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대표이사의 사퇴로 경영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사퇴를 두둔하는 발언도 나왔다. 경기도일자리재단 혁신전략팀장은 5일 “(채이배 대표가) 들어올 때부터 1년 하고 간다고 공표했다. 청문회 때 워딩으로 다 나와있다”며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경기도의회 인사청문회 녹취록을 분석한 결과 채이배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1년 만 하고 사퇴하겠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었다. 만약 청문회에서 그 같은 발언이 있었다면 청문보고서 채택과 대표이사 임명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6일 경기도일자리재단 혁신전략팀장에게 채이배 대표가 1년만 하고 그만두겠다고 한 사실이 없다고 알리자 혁신전략팀장은 “그러면 정정하겠다”라고 말을 바꿨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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