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멤버 이태원 클럽서 마약 구매한 정황 포착…장소 제공자와 이태원 ‘마약 대모’ 연관성도 폭발력
최근 침체된 이태원 상권을 부활시키기 위해 이태원 상인들과 창작자들이 뭉쳐 새로운 로컬 브랜드를 창출하는 ‘이태원 헤리티지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등 새로운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다시 어두운 그림자가 이태원에 드리우고 있다. 이번엔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한 마약 커넥션이다.
9월 5일 서울 용산경찰서는 이태원 소재의 한 클럽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마약 거래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그 시작은 8월 27일 오전 5시 즈음 서울 용산구 한 주상복합 아파트 단지에서 현직 경찰관이 추락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강원경찰청 기동대 소속 경장 30대 A 씨가 경찰청에 ‘관외 여행’을 신청한 뒤 서울에 방문했다가 돌연 추락사한 사건이라 화제가 집중됐는데 이 사건이 마약 파티 논란을 거쳐 이태원 클럽까지 확대된 것이다.
A 씨가 추락한 아파트 14층에는 비뇨기과 의사, 대기업 직원, 미용사, 헬스 트레이너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 16명이 하루 전인 26일 밤부터 모여 있었다는 사실이 파악됐는데 이들 가운데 일부에게서 간이시약 검사 결과 케타민, 엑스터시, 필로폰 등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왔다. 또한 현장에서 정체불명의 주사기와 알약 등도 발견됐다. 그렇게 집단 마약 투약 정황이 포착되면서 현직 경찰 투신 사망 사건은 마약 사건으로 급반전했다. 이후 당시 현장에 5명이 더 있었다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돼 참가자는 21명으로 늘었다. 추가 확인자 5명 가운데 1명은 외국 국적자로, 이미 해외로 출국했다.
경찰은 21명의 참가자 가운데 일부가 8월 26일 밤 이태원의 한 클럽에 머물다 아파트로 합류한 사실을 파악했다. 이에 따라 경찰 수사 범위는 용산구 소재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이태원 클럽으로 확대됐다. 그리고 21명의 참가자 가운데 한 명인 대기업 직원 B 씨가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마약을 구매해 아파트로 가져간 정황을 포착되면서 전격적인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경찰의 이번 이태원 클럽 압수수색은 수사 과정에서 B 씨가 클럽 화장실 앞에서 수십만 원어치 마약을 구매했으며 현장에서 직접 투약까지 했다는 진술을 확보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을 통해 해당 클럽의 화장실 앞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한 경찰은 당일 B 씨의 모습이 촬영됐는지 분석 작업에 돌입했다. 물론 경찰은 B 씨뿐 아니라 클럽에 있던 다른 사람들의 마약 거래 의심 정황이 있는지도 확인할 예정이다.
KBS는 경찰이 압수수색한 클럽을 며칠 전인 주말에 직접 방문해 취재한 내용을 단독 보도했다. 클럽 화장실에서 남성 2명이 한 칸에 함께 들어가 70초가량이 흐른 뒤 함께 밖으로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는데 물을 내리는 등 화장실 사용 흔적은 전혀 없었다. 또한 한 남성이 뭔가를 입에 가져가 대는 모습도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현장 영상에 러쉬와 케타민 등의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건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새벽 2시 무렵에는 클럽에 있던 사람들이 앞다퉈 상의 탈의를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아무리 클럽이라지만 흔치 않은 모습이다. 한 마약 경험자는 KBS에 마약을 투약하면 더워서 상의를 벗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새벽 3시가 지나서는 아예 공개된 장소에서 마약으로 보이는 물건을 투약하거나 나눠주는 모습도 포착됐다. 알약으로 보이는 것을 먹는 장면도 보인다. 게다가 KBS는 인근 다른 클럽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자칫 경찰 수사가 이태원 클럽 전반에 대한 마약 수사로 확대될 수도 있어 보이는 상황이다. 현직 경찰의 추락 사고와 연관된 집단 마약 투약 의혹 사건이라 화제성이 큰 데다 KBS 보도까지 더해지면서 의혹이 이태원 클럽가 전반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21명이 모였던 아파트를 장소로 제공한 세입자 40대 남성 C 씨는 2019년 태국에서 3차례에 걸쳐 케타민과 엑스터시를 투약하고, 마약류 의약품을 국내로 몰래 들여온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JTBC는 C 씨 판결문에 등장한 또 다른 인물 D 씨가 이태원에서 ‘마약계의 대모’로 불린다고 단독 보도했다. D 씨 역시 태국의 한 클럽에서 엑스터시를 투약했고 공항에서 C 씨와 함께 검거됐다. 한편 D 씨는 이태원의 한 클럽 주변에서 자주 마약을 거래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JTBC는 당시 재판부가 D 씨가 클럽 운영을 위해 돈을 벌려고 마약거래를 했다며 그가 이태원 일대에서 ‘마약계 대모’로 불린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사건이 이태원 클럽가로 확대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단초가 등장한 셈이다.
경찰은 우선 참가자로 확인된 16명 가운데 사망한 A 씨를 제외한 참가자 15명에 대한 마약 간이시약 검사 5명에게서 케타민, 엑스터시, 필로폰 등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나머지 10명에게선 음성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경찰은 간이시약 검사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간이시약 검사는 투약하고 하루나 이틀만 지나도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정밀 검사 결과가 나와야 본격적인 마약 관련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사망한 A 씨의 마약류 투약 여부도 국과수 약독물 검사 결과를 통해 드러날 전망이다. 다만 경찰은 이미 A 씨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마약 구매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가 휴대전화로 케타민 등을 검색했으며 엑스터시의 은어인 ‘캔디’를 온라인에서 구매하려 한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9월 7일 서울 용산경찰서는 이들 가운데 3명에 대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들은 모임 장소를 제공한 C 씨를 비롯해 모임을 주최하거나 모임에 마약을 공급한 참석자 등 3명이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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