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 “수도권 교통문제 함께 해결해야”…서울 “자체 예산 사업, 공동 시행 적극 고려”
서울시는 9월 11일 '월 6만 5000원’짜리 교통카드 하나로 서울 시내 지하철, 시내·마을버스, 공공자전거 따릉이까지 원스톱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카드는 내년 1~5월 시범 운영과 보완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이 카드는 서울 시내에서 승하차하는 지하철 1~9호선을 비롯해 경의·중앙선, 분당선, 경춘선, 우이신설선, 신림선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으며, 서울에서 승차해 경기·인천 등 다른 지역에서 하차하는 경우에도 이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승차하는 경우에는 이용이 불가능하다. 버스의 경우에도 서울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는 모두 이용할 수 있지만 경기·인천 등 타 지역 버스나 기본요금이 상이한 광역버스는 서울 지역 내라도 이용할 수 없다.
서울시는 이 카드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과 공공교통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후동행카드는 기후위기 대응과 공공교통 활성화를 위한 혁신적인 정책으로, 서울시민들의 가계 부담을 줄여주고 삶의 질을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천시와 경기도는 서울시의 발표에 대해 사전협의 없는 일방적 발표라며 우려를 표했다. 인천시와 경기도는 공동생활권으로 묶이는 수도권 교통문제는 인천·서울·경기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일 뿐만 아니라 가계 부담과 기후위기 대응 측면에서 공동대응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천시와 경기도는 인천·서울·경기 3개 지자체가 참여하는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도입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준성 인천시 교통국장은 "국비·지방비를 공동으로 투입해 범정부적으로 추진하는 대중교통비 지원 사업인 K-패스 사업이 내년도에 전국적으로 시행을 앞둔 상황임을 감안할 때, 통합환승 정기권 추진 여부는 수도권 3자 협의체를 통해 K-패스 제도와의 중복문제 해소, 추가 소요 예산 등을 논의해 공동으로 협의함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김상수 경기도 교통국장은 "2600만 수도권 교통 문제를 사전협의 없이 서울시 단독으로 일방 추진하는 것에 대해 분명하게 유감을 표명한다"며 "하나의 생활권을 가진 수도권의 교통문제는 특정 지자체만의 일방적인 발표가 아니라 3개 지자체간 공동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난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개 지자체는 2004년부터 시작된 수도권 통합환승제도 도입을 계기로 수도권 교통 문제의 공동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3개 지자체 교통국장을 중심으로 하는 실무협의체를 통해 ‘수도권 통합 환승정기권’제도 도입 방안을 본격 검토하고, 다른 수도권 교통 현안에 대해서도 정례적으로 만나 공동으로 해결해 나갈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K-패스 사업은 정부가 추진하는 대중교통 활성화 지원 정책으로, 지하철과 버스를 한 달에 21번 이상 이용한 사람들에게 교통비의 20~53%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급하는 사업이다. 현재 운영 중인 알뜰교통카드보다 교통비 환급 혜택을 확대해 2024년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인천시와 경기도의 유감 표명에 대해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시 자체 예산으로 서울 권역 내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을 내용으로 하는 시범사업"이라며 "다만 서울시는 수도권 주민들의 불편해소를 위해 지난 9월 7일 경기도, 인천시 관계자 회의를 열어 기후동행카드 대상지역을 수도권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도권 지자체 국장급 실무협의체를 구성, 운영해 내년 1월 시범사업 전까지 수도권이 공동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창식 경인본부 기자 ilyo11@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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