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소상공인의 심리를 이용한 사기 행태가 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광고 분쟁 상담·조정 신청 건수는 1만 679건으로 전년(7549건) 대비 42% 증가했다. 광고대행사라고 알린 일부 업체들은 소상공인들에게 접근해 △네이버 플레이스 상단 노출 △파워블로거 리뷰 △영수증 리뷰 등의 광고를 하겠다며 결제를 유도한 후 돈을 받고 잠적하거나 사전에 계약한 광고를 이행하지 않아 환불을 요청하는 소상공인에게 위약금을 물어내라는 등의 행위를 벌이고 있다.
서울 노원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여성 김 아무개 씨는 “네이버에 등록하자마자 '광고대행사'라면서 연락이 와 ‘네이버 플레이스 상단 노출을 해주겠다’고 했다”며 “130만 원 정도를 결제했는데 네이버 플레이스 상단에 올라가지 않았고, 무료로 해주겠다던 블로그 체험단 이벤트도 방문자 수 100명도 안 되는 블로그 4~5곳에서 올린 게 전부였다”고 토로했다. 이어 “환불해달라고 했더니 (업체 측에서) 위약금 수십만 원을 요구했다”며 “보이스피싱 당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김남근 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변호사)은 “(일부 사기성 업체의 행태가) 표시·광고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 3조 1항과 2항에 위배될 수 있다”며 “소상공인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 업체들이 과도한 위약금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선 “계약해지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과도한 위약금을 설정한 약관조항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반하는 불공정 약관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들을 네이버 혹은 네이버 제휴업체라고 속이는 업체도 늘어 소상공인들이 피해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 수원에 거주하는 30대 전 아무개 씨는 “업체를 네이버 플레이스에 등록했는데 등록하자마자 어떤 사람이 ‘네이버’라면서 얼마를 결제하면 플레이스 상단에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며 “네이버인지 알고 130만 원을 결제했는데 사기였고, 130만 원 날리고 분해서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억울해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와 공식 제휴를 맺은 광고대행사는 있지만 소상공인 분들에게 먼저 연락 하지는 않는다”며 “소상공인 분들이 업체를 등록하면 사업자 페이지 등을 통해 사기 광고대행사에 대한 주의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선 이러한 사례를 ‘사기’로 보고 있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2016년 4월부터 2018년 8월까지 포털사이트 검색 광고를 이용해 소상공인 약 700명에게 7억 원 정도를 편취한 업체 운영진 6명에게 사기죄 명목으로 징역 최저 6개월에서 최고 3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광고에 대해 모르는 중소상공인들에게 전화해 대형업체 직원인 것처럼 오인하도록 한 후 혜택을 주는 것처럼 기망해 광고대행계약을 체결했다”며 “다수의 피해자들에 금전적 손해와 2차적 정신적 고통까지 겪게 했고 범행 당시와 후의 정황도 매우 불량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백하 남기웅 변호사는 “네이버 공식업체라고 사칭하고 신생 업체들에 플레이스 상단 노출 등 자신들이 이행하지 못하면서 할 수 있다며 소상공의 대금을 받아 재산상의 이익을 얻었다면, 광고대행계약 이행 여부를 떠나 그 자체로 형법 제347조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만약 광고대행계약의 이행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민법 제390조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사기성 영업을 하는 광고대행사는 대체로 대포통장을 사용하거나 VPN(가상사설망) 우회 등 빠져나갈 방법이 많아 검거가 쉽지 않다”며 “결제 유도 과정에서 사업주가 네이버 측에 연락해 물어보는 등 세부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라고 소개하며 플레이스 상단에 노출시켜주겠다는 말은 믿지 말아야 한다”며 “플레이스 상단 노출은 보장되는 서비스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