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트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 폴 라이언 의원. 그는 정치인으로는 드물게 군살 없이 탄탄한 몸매를 자랑한다. AP/연합뉴스 |
미트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낙점된 폴 라이언 연방하원의원(42)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무엇보다도 패기와 자신감 넘치는 젊은 후보의 모습에 미국 유권자들은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는 상태. 지난해 오바마 정부의 방만한 예산 운용을 정면 비난하면서 ‘공화당의 샛별’로 떠올랐던 그는 현재 ‘작은 정부’를 주장하면서 공화당 보수층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라이언 의원을 향한 관심은 비단 그의 정치적인 능력 때문만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40대 초반의 젊은 피라는 점, 그리고 정치인으로서는 드물게 몸짱이라는 점도 라이언 의원을 화제의 인물로 떠오르게 하고 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워싱턴에서 과연 그가 어떻게 이런 탄탄한 몸매를 유지할 수 있을까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 언론들은 그가 ‘운동광’이라는 점, 그리고 특히 강도 높기로 유명한 ‘P90X 운동 프로그램’의 광팬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그의 몸매 유지 비결과 함께 워싱턴의 운동 열풍에 대해 보도했다.
‘군살과의 전쟁’을 목표로 거의 매일 아침 의회 체육관에 나와 땀을 흘리기로 유명한 라이언 의원은 이미 의원들 사이에서는 ‘운동광’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2010년 의회 직원들이 그를 ‘가장 열성적으로 체육관을 이용하는 의원’으로 뽑은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전직 개인 트레이너 출신이기도 한 그가 정계에 진출한 후 다시 본격적으로 운동에 매진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9년부터였다. 거의 매일 아침 6시 30분에 의회 체육관으로 출근을 할 만큼 부지런한 그는 특히 강도 높은 운동 프로그램인 P90X 마니아인 것으로 알려졌다. DVD를 보고 따라 하는 이 운동은 ‘가장 강도 높은 홈 피트니스 트레이닝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으며, 웬만한 체력 없이는 아무나 따라할 수 없는 이른바 ‘몸짱 운동’이다.
키 189㎝에 몸무게 79㎏인 그는 체지방률이 6~8%일 정도로 군살 없는 탄탄한 몸매를 자랑한다. 보통 남성들의 표준 체지방률이 15~20%란 점을 생각하면 놀랍기 그지없다. 올림픽 선수들에 버금가는 이 정도의 비주얼이라면 그가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얼짱 후보’로 호감을 사는 것은 당연한 일. 게다가 정치도 이미지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의 이런 호감형 외모는 표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라이언 의원의 열정적인 모습 때문이었을까.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운동하는 모습을 본 다른 의원들이 점차 주위로 몰려들기 시작했고, 곧 한 무리의 P90X 모임이 탄생했다. 케빈 매카티 연방하원 원내대표, 제프 플레이크 애리조나주 의원, 케빈 브래디 텍사스주 의원, 빌 슈스터 펜실베이니아주 의원, 피터 로스 일리노이주 의원 등 열두 명가량이며, 이들 가운데는 라이언 의원 못지않게 P90X 마니아가 된 경우도 많았다. 가령 매카티 원내대표는 지난 2010년 선거운동을 하러 미 전역을 돌아다닐 때에도 매일 밤 호텔방에서 DVD를 보면서 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이었으며, 덕분에 3개월 동안 무려 17㎏을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
▲ ‘P90X’를 하는 유명인들. |
90일 만에 몸짱으로 만들어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만큼 단기간에 최대한의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마니아들이 급격히 늘고 있으며, 실제 운동 효과를 본 사람들의 ‘비포 앤 애프터’ 사진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운동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도 ‘근육 혼동’ 방식에 있다. ‘근육 혼동’이란 말 그대로 우리 몸의 근육이 특정한 운동에 익숙해지고 안주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운동 방법을 바꿔 줌으로써 운동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가령 에어로빅만 30분 동안 한 다음 근력 운동을 이어서 30분 동안 하는 기존의 운동법에서 탈피해서 정적인 요가, 필라테스와 함께 강도 높은 가라테, 턱걸이, 팔굽혀 펴기 등을 수시로 바꿔가면서 실시하는 것이다. 호튼은 “만일 계단오르기 동작을 30분 동안 하고, 그 다음 웨이트를 할 경우 우리 몸은 다음에 무슨 동작을 할 지를 미리 알게 된다. 이러면 운동 효과가 없다. 최상의 운동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운동 방법을 계속해서 바꿔줘야 한다”고 말했다.
단,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평소 운동을 안 하던 사람이 갑자기 운동을 시작할 경우에는 되레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20년 동안 운동을 하지 않던 40대 남성이 갑자기 이 운동을 시작할 경우 심한 부상을 입거나 혹은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도 있다.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천천히 강도를 높여가면서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매일 60~90분씩 일주일에 6회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며, 최대한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가능한 1초의 오차도 없이 프로그램에 따라 정확하게 동작을 실시해야 한다. 물 마시는 휴식시간은 짧게는 37초에서 길게는 1분 40초이며, 이 시간도 가능한 엄격하게 지킬 때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12개로 구성된 DVD 패키지는 2005년 처음 시판된 이후 지금까지 3500만 장이 팔렸으며, 매출액만 4억 2000만 달러(약 47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언 의원의 이름을 등에 업고 앞으로 매출이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호튼은 “그가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후 전화 문의가 더욱 쇄도하고 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피트니스 전문가들은 이런 폭발적인 반응에 회의를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어떤 전문가는 “어차피 피트니스 업계 역시 유행을 쫓아가게 마련이다. 언젠가는 또 유행이 바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전문가는 “너무 강도가 높아서 일반 사람들이 집에서 따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뉴욕의 개인 트레이너인 토마스 윌리엄슨은 “실제 대부분의 일반 사람들은 이 정도의 운동 프로그램을 수행할 수준이 못 된다. 또한 혼자서 집에서 할 경우 제대로 된 지도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어설프게 시도했다가 부상을 당하는 일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