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필요 없는 ‘영웅의 예능 나들이’ 팬 서비스 추측…‘피케팅’ 실패한 팬들 갈증 해소
임영웅은 2020년 1월 초부터 방송된 TV조선 ‘미스터트롯’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1등인 진의 자리에 올랐기 때문에 스타가 된 것이 아니다. 현역부로 본선 무대에 나선 방송 초기부터 이미 팬덤이 형성되기 시작해 ‘미스터트롯’의 시청률 고공행진을 주도했고, 예상대로 ‘진’의 자리에 올랐다.
임영웅을 비롯한 TOP7 가운데 김호중을 제외한 TOP6는 1년 6개월 동안 TV조선의 매니지먼트 위탁을 받은 뉴에라프로젝트 소속으로 활동했다. 이 기간 동안 ‘뽕숭아학당’, ‘사랑의 콜센타’ 등 TV조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예능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뽐냈다. 그렇지만 2021년 9월 11일 계약 기간이 종료된 이후 임영웅은 가수 활동에만 매진해왔다. KBS 단독쇼와 ‘마이 리틀 히어로’ 등에 제한적으로 출연하기도 했지만 주로 앨범 작업과 전국투어 등 공연에만 집중해왔다.
임영웅을 제외한 다른 TOP7이 대부분 가수 활동과 예능 활동을 병행한 것과는 전혀 다른 행보였다. 2021년 9월 임영웅이 TV조선과의 전속계약이 만료되면서 방송가에선 바로 임영웅 쟁탈전이 벌어질 뻔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함께 전속계약이 만료된 TOP6 가운데 임영웅이 단연 섭외 1순위였지만 ‘출연 거절 통보’를 받는 것조차 불가능에 가까웠다. 임영웅 측이 사실상 연락두절 상태였을 만큼 섭외에 전혀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예 소속사 대표 전화기는 한동안 계속 꺼져 있었을 정도였다.
임영웅이 예능 활동을 중단하고 앨범과 공연 등 가수 활동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터라 그는 ‘섭외 불가 연예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2023년 5월부터 5부작 예능 ‘마이 리틀 히어로’가 KBS 2TV를 통해 방영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이례적인 일에 불과했다. 단독쇼를 가졌던 KBS와의 인연으로 5부작으로 특별 편성된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9월 17일 방송된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에 임영웅이 출연한 것은 방송가에서 큰 충격이 됐다. 이날 방송 시청률은 16.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올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임영웅이 돌연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답은 홍보다. 평소 예능 활동이 뜸한 배우나 가수들이 예능에 출연할 때 그 목적이 홍보이기 때문이다. 새로 개봉하는 영화나 첫 방송을 앞둔 드라마 홍보, 내지는 새 앨범이나 공연 홍보를 위한 예능 나들이다. 임영웅 역시 10월부터 5개 도시를 도는 2023 전국투어 콘서트 ‘IM HERO’(아임 히어로)가 시작돼 홍보가 필요한 시점이긴 하다. 그런데 임영웅의 전국투어는 사실 홍보가 필요 없는 공연이다. 별다른 티켓 예매 독려 홍보 없이도 ‘피케팅’(피 터지는 티케팅)이 벌어지는 공연인 만큼 오히려 티켓 예매를 노리는 팬들은 홍보 자제를 원하고 있을 정도다.
갑작스런 ‘미운 우리 새끼’ 출연이 스타의 어머니들, 즉 ‘모벤져스’가 고정 패널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임영웅이 자작곡 ‘모래 알갱이’ 나문희와 김영옥, 박근형 주연의 영화 ‘소풍’ OST에 참여한 것과 비슷한 이유로 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임영웅은 바로 tvN 예능 ‘놀라운 토요일-도레미 마켓’(놀토) 출연 소식을 알렸다. 곧 녹화가 진행돼 10월에 방송된다. ‘놀토’가 MZ세대들이 선호하는 프로그램으로 ‘미운 우리 새끼’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본격 예능 행보로 읽히는 대목이다. 그렇게 임영웅의 이름은 각 방송사 ‘섭외 불가 연예인’ 리스트에서 ‘섭외 1순위 연예인’ 리스트로 이름이 옮겨졌다.
앞으로는 꾸준히 예능에 출연할 수도 있지만 한시적인 예능 외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한시적일 가능성이 더 높아 지금 기회를 놓치면 다시 임영웅을 캐스팅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에 각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이 섭외 총력전에 나섰다고 알려지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뿐 아니다. 최근에는 유명 연예인이 뉴스 프로그램 스튜디오에 직접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방송가에선 몇몇 뉴스 프로그램 제작진까지 임영웅 섭외에 나섰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그만큼 현재 대한민국 연예계에서 임영웅의 위치는 확고하다. 트롯 가수가 아닌 임영웅이라는 이름 자체가 장르로 구분될 정도인데 그 영향력은 앨범 판매량과 공연 티켓 판매량과 티켓 예매 트래픽, 그리고 유튜브 채널 구독자와 조회수 등으로 꾸준히 검증돼 왔다. 심지어 저예산 독립영화인 영화 ‘소풍’은 임영웅이 처음으로 OST에 참여한 작품이라는 이유로 예상을 뛰어 넘는 흥행 성적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갑작스런 임영웅의 예능 행보를 배려 차원이라고 설명하는 가요관계자들도 있다. 피케팅을 치렀지만 티켓 예매에 성공한 팬보다는 실패한 팬들이 훨씬 많을 수밖에 없다. 티켓 예매에 실패해 낙심한 팬들을 위해 황금시간대 예능 프로그램에 깜짝 출연해 오랜 예능 활동 중단에 따른 갈증이라도 풀어주려는 임영웅의 배려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렇다면 전국투어 티켓 예매를 독려하려는 홍보 차원이 아닌 티켓 예매 실패 팬들을 위로하려는 배려 차원의 예능 출연이 된다. 사실 여부 확인이 어려운 가설이지만 오직 임영웅이기에 이런 관측까지 가능하다는 게 가요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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