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KL파트너스, 매각가 낮출 가능성 제기…신제윤·박병원 등 관료 출신 사외이사 역할 관심
롯데손보는 최근 최대주주가 지분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고 공시했다. JKL파트너스는 2019년 롯데그룹 보유 지분을 3743억 원에 매입하고 이후 유상증자로 3562억 원을 투입했다. 현재 지분 77%를 보유하는데 투입한 자금은 7305억 원이다. 현재 롯데손보 시가총액은 약 8700억 원이다. JKL파트너스 보유지분 시가는 6700억 원가량이다. 인수 후 4년의 시간이 흐른 점을 감안한 기회비용(연 5%로 가정 시)을 감안하면 JKL파트너스 입장에서 8700억 원 이상은 받아야 본전이다.
롯데손보 매각가치를 3조 원가량으로 보는 견해가 있지만 투자은행(IB) 업계의 추정이어서 신뢰하기 어렵다. 인수합병을 중개하는 IB 입장에서는 거래 규모가 커질수록 더 많은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는 1130억 원가량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보험사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착시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내년 8월이면 롯데그룹과 맺은 롯데손보의 브랜드 사용 기간도 만료된다. 롯데그룹의 후광효과가 사라지면 기업가치에 부정적일 수 있다.
높은 값을 받으려면 돈 많은 인수자를 찾아야 한다. JKL 쪽에서 신한지주나 하나금융지주와 접촉했다는 소문이 도는 이유다. 신한과 하나가 손해보험사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시가보다 몇 배나 더 많은 돈을 주고 롯데손보를 살지는 미지수다. 롯데손보가 업계 최하위 회사여서 인수한 이후 누릴 효과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KB금융에 인수된 KB손보(옛 LIG손보)는 상위사였지만 경쟁사인 DB손보나 현대해상을 넘지 못하고 있고 덩치가 더 작았던 메리츠화재에도 밀리고 있다.
2018년 신한금융그룹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했을 당시 인수가(2조 2989억 원)는 순자산의 1.08배 수준이었다. 2020년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가격(2조 2000억 원)도 순자산의 0.8배가 채 되지 않았다. 오렌지라이프는 ING생명 시절 업계 5위권이었고 푸르덴셜생명은 종신보험에 특화된 알짜 회사였다. 롯데손보의 올 6월 말 순자산은 1조 5000억 원이 채 안된다.
순자산이 3조 원이 넘는 롯데카드도 약 3조 원의 몸값이 거론됐지만 팔리지 않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2019년 롯데카드를 순자산의 0.75배 수준인 1조 8000억 원에 인수했다. 롯데손보 몸값이 3조 원이라면 순자산 대비 2배에 가깝다. 신한이나 하나지주 이사회가 동의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100% 자회사 보유가 원칙인 금융지주사 입장에서 롯데손보는 인수 후 상장폐지 비용도 들여야 한다. 현재 MG손해보험이 매물로 나와있는 점도 롯데손해보험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MG손보는 P&A(자산부채이전) 방식의 매각이 추진 중이어서 값이 더 낮을 수 있다.
변수는 매각 과정에서 인수 가격이 얼마나 조정될지 여부다. JKL파트너스는 최근 하림과 손잡고 최소 5조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HMM 인수전에 나섰다. JKL파트너스 입장에서는 롯데손보 매각에 성공하면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 매각가를 낮출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JKL파트너스 입장에서는 1조 5000억 원만 받아도 100%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
화려한 경력의 롯데손보 이사진이 어떤 역할을 할지도 관심이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인수 이후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과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으로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연합회장을 역임한 박병원 경영자총연맹 명예회장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다. JKL파트너스 소속인 최원진 사장도 재정경제부 사무관 출신이다.
최열희 언론인
-
새 컨트롤타워 재건 수준? 삼성전자 임원인사에 재계 시선집중
온라인 기사 ( 2024.11.21 13:38 )
-
‘지금배송’에 ‘넷플릭스 이용권’까지…네이버 ‘큰 거’ 띄우자 유통업계 긴장
온라인 기사 ( 2024.11.15 18:56 )
-
[단독] SK그룹 리밸런싱 본격화? SKC 손자회사 ISCM 매각 추진
온라인 기사 ( 2024.11.19 1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