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부지 정화 비용 약 100억 원으로 땅값보다 더 들어…일자리경제정책과 “용역 마무리되면 이전 결정”
경기도 공공기관의 북부 이전은 민선 7기 이재명 도지사가 불을 붙였다. 균형발전이라는 명목으로 경기 남부의 집중된 도 산하 공공기관들을 북부 등지로 이전하는 계획이다.
실제로 경기교통공사가 양주시에서 출범했고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이 수원에서 양평으로,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은 김포로 이전했다. 이외에도 10여 개가 넘는 공공기관이 북부 등지에 둥지를 틀었다.
문제는 동두천 이전을 결정한 경기도일자리재단이었다. 이전 부지가 동두천 미군 공여지 캠프님블이었는데 오염 이슈가 터졌다. 이곳은 국방부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90억 원을 들여 정화 조치를 완료한 곳이다. 하지만 동두천시가 2021년 7월 63억 원을 들여 매입한 후 재단 측이 다시 조사를 실시하자 기준치를 상회하는 오염물질이 검출됐다.
본지가 최근 입수한 해당 부지 정화사업 실시설계용역 관련 문서에 의하면 오염 토양은 1만 5768㎡에 달한다. 게다가 이를 정화하기 위해 2년 동안 99억 8800만 원의 비용이 추산된다. 당초 예상보다 많은 세금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경기도일자리재단 전체가 동두천으로 옮기는 것도 아니다. 일부 부서만 옮긴다. 사실상 반쪽짜리 이전이다. 재단이 동두천으로 이전해도 주거지를 옮기지 않겠다거나 퇴사를 고려하겠다는 직원들도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기대효과를 얼마나 달성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2021년 경기도는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며 경기도일자리재단을 동두천으로 이전하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3년이 지나도록 경기도일자리재단은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2022년 11월 경기도의회 행정감사에서 남경순 도의원은 “앞서 이전한 공공기관의 경우 직원들의 대규모 이직으로 기관 운영에 차질이 생기고 정착비 및 셔틀버스 운영 등으로 불필요한 예산이 소요되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은 중단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직원들은 멀쩡한 곳으로 이전해도 거주지와 생활권을 옮겨야 하는 불편을 겪는다. 여기에 페놀 등 오염물질이 검출된 땅을 정화한 후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직원들의 마음은 더 무겁다.
정화 비용 100억 원에 대해 일자리재단 직원은 “전임 (이재명) 도지사가 무리하게 벌여놓은 일을 왜 우리가 수습하고,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야 하는지 납득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경기도 일자리경제정책과에 공공기관 이전에 대해 묻자 “아직 용역이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는 답이 돌아왔다. 담당자는 “정화 비용은 동두천과 경기도일자리재단이 협의할 문제”라면서 “용역이 마무리되면 (도지사에게) 보고가 올라갈 것이고 이전과 관련된 결정은 그때 내려질 것”이라고 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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