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에 도시계획시설 용도변경 제안…주민 반대 여론 거센 가운데 도심위 결과 함구
코스트코 김해점은 주촌선천지구 도시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도시기반시설을 조기 확보한다는 취지에서 들어섰다. 주촌선천지구 도시개발사업은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고, 기존 시가지와 연계한 도시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도시개발법에 따라 2021년 4월 9일 준공됐다.
코스트코 김해점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43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도시·군 계획시설의 결정·구조 및 설치의 기준’과 동법 시행령 제2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한 ‘기반시설의 세분 및 범위에 관한 사항’에 따라 ‘시장’으로 지정됐다. 향후 도시개발법에 따른 지구단위계획으로 지정된 곳은 특별한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변경이 불가능하다.
코스트코 측은 지난 7월 27일 김해시에 시장으로 지정된 대형매장 유휴지에 주유소를 지을 목적으로 해당 부지에 대한 도시계획시설 용도변경을 제안했다. 회원제 주유소 설치를 목적으로 시장의 일부를 변경(제척)해 달라는 것이 골자였다.
문제는 코스트코가 ‘도시·군 계획시설의 결정·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도시계획시설규칙)에 의해 도시계획시설로 유통 및 공급시설 중에 유통업무설비로 지정됐다면 아무런 논란 없이 주유소를 건립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이 부지가 시장이란 점이다. 시장에는 주유소를 건립하지 못한다.
시장 일부를 도시개발법에 따라 용도를 변경하려면 시장 일부 용지를 유통업무설비로 재지정해야 하며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야 한다. 준공이 끝난 시점에서의 변경이란 특별한 사유가 발생치 않으면 불가한 사안이다. 그런데 코스트코 측은 무슨 내막이 있는지는 몰라도 김해시에 용도변경을 요구했다.
주촌 선천지구 도시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 제62조 1항에는 “지침의 완화를 신청하는 경우 당해 관련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시장이 일부 완화하여 적용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하지만 이는 용도변경에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건축물에 대해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지구단위계획은 변경이 불가하다.
타 지자체 행정전문가는 “도시개발사업이 준공된 시점에서 도시계획시설에서 제척해 달라는 제안은 할 수 있지만 납득하기 힘들다”며 “도시계획시설에서 제척할 경우 원래 용도인 전·답으로 되돌려야 함으로 준주거지역이 될 수 없어, 주유소는 건립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용도변경이 받아들여져서 해당 부지가 시장에서 제척되면 준주거지역으로만 남으므로 주유소 설치는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런 경우 또 다른 논란거리가 발생한다. 주변에는 일반주거지역 등이 산재돼 있어 위험물 취급 시설을 옆에 두는 것에 지역민들은 달가워하지 않는 것이다. 실제 주유소 건립 계획이 알려지면서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반대여론이 비등하다.
김해 시민 A 씨는 “자본의 이익에 시민의 안전이 희생당해서는 안 된다”며 “시가 편의성 증대라는 허울 좋은 논리로 주유소가 들어서도록 허가하면 안 된다. 행정은 시민이 우선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해시 도시과 관계자는 “용도변경 제안은 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전제한 뒤 “도시계획심의위원회의 결정은 밝힐 수 없지만, 시민을 위한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해시 도시계획심의위원회 결정을 밝히지 않으면서 용도변경을 이미 수용한 뒤 발표 시점만 엿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 섞인 시각이 일각에서 나온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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