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프리미엄’ 민주당 강세 속 ‘돈 봉투 살포’ 악재도…친명-비명 집안싸움 관전 포인트
22대 총선에서도 민주당이 현역 프리미엄을 앞세워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자체 조사에서도 ‘인천 박빙 열세’로 진단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경쟁력 있는 후보를 구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민주당에선 방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이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교흥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도 내년 총선에 대해 “저희들(민주당)이 유리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재명 계양을 재선 도전할까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계양구을 재선 도전 여부는 인천 총선의 최대 변수다. 9월 27일 법원은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민주당 강세지역으로 분류되는 만큼 출마 시 당선 가능성은 높다는 평이다. 이 지역구에서 진보 진영 후보는 단 한 번 패배했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험지로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었다. 서울 종로구 출마 시나리오도 뒤를 잇는다. 국민의힘은 윤형선 당협위원장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계양구에서 내과의원을 운영하는 윤 위원장은 19~21대 총선에서 계양구을에 출마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도 민주당으로선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송영길 선거 캠프 측 인사들이 여러 의원에게 불법 자금을 건넸다는 의혹이다. 민주당 출신 윤관석(남동구을) 이성만(부평구갑) 무소속 의원이 의혹에 연루돼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다. 8월 4일 이 의원은 구속을 면했지만, 윤 의원은 구속됐다. 9월 18일 윤 의원 측 변호인은 첫 공판 준비기일에서 “범행에 가담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다소 과장된 부분을 제외하고 사실관계 대부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19~21대까지 내리 3선을 한 윤 의원의 빈자리를 두고 각축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에서는 박남춘 전 인천시장이 하마평에 올랐다. 박 전 시장은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낙선했다. 이후 공식 활동을 자제하다가 5월부터 정치계 인사와 지역 사람들을 만나는 등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원복 당협위원장이 거론된다.
부평구갑은 이성만 의원이 복당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재판을 받고 있는 이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나오지 못할 수 있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과 신은호 전 인천시의회 의장이 오르내린다. 국민의힘에서는 유제홍 전 인천시의원과 조용균 변호사가 경선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3파전이 예상되는 연수구을은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은 재선 도전에 나선다. 정 의원은 고남석 전 연수구청장과 경선을 치를 것으로 점쳐진다. 국민의힘에서는 민현주 당협위원장과 민경욱 전 의원이 출마 준비를 하고 있다. 정의당에서는 이정미 대표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동구미추홀구을)은 5선 도전에 나선다. 동구미추홀구을은 인천에서 승부를 점치기 어려운 지역구로 통한다. 윤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171표 차로 민주당 남영희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이는 전국 253개 지역구 가운데 가장 적은 표 차다. 윤 의원은 경선에서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는 남영희 당협위원장의 재출마가 유력하다.
#친명계, 비명 현역에 도전장
친명계 인사들이 비명계 현역 의원들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부평구을에서는 5선 도전에 나서는 홍영표 의원에 맞서 유길종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이 출마를 공식화했다. 9월 22일 유 부의장은 SNS에 “자기 당대표에 대한 부당한 체포동의안에 찬성표결을 한 ‘해당 행위자’들을 도저히 그대로 둘 수는 없다”며 “‘해당 행위자’들의 좌장 격인 현 홍영표 의원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 지역에서 출마한다”고 밝혔다. 9월 21일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데 따른 후폭풍인 셈이다.
홍 의원은 2009년 재보궐 선거에서 통합민주당 후보로 나와 당선된 이후 내리 4선을 한 ‘터줏대감’이다. 그러나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이 대표 친정 체제가 공고해지면서 홍 의원의 공천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에서는 강창규 당협위원장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강 위원장은 20·21대 총선에서 홍 의원에게 패했다.
서구을에서는 3선에 도전하는 신동근 민주당 의원에게 ‘친명계’ 김종인 전 인천시의원이 도전장을 던졌다. 김 전 시의원은 “검찰독재에 맞서 싸우는 당대표 등에 칼을 꽂는 비정한 ‘수박’ 정치인들은 당의 분열을 바라는 것인가”라고 했다. 서구을은 검단신도시가 포함되면서 민주당 강세지역으로 분류된다. 19·20대 대선 등 여러 선거에서도 줄곧 민주당 계열 후보들이 강세를 보였다. 친명계와 비명계의 공천 경쟁 결과에 주목된다.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자리는 공석이다.
김교흥(서구갑) 박찬대(연수구갑) 맹성규(남동구갑) 유동수(계양구갑) 민주당 의원은 현역 프리미엄을 앞세워 3선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이 있는 서구갑은 민주당 후보 강세 지역이다. 19·20대 대선에서 민주당계 후보가 더 많은 표를 얻었다. 다만 8회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나온 강범석 후보가 서구청장에 당선됐다. 국민의힘에서는 아직 유력한 후보자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당협위원장이던 이학재 전 의원이 6월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으로 취임하며 출마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연수구갑에서는 박찬대 의원과 정승연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의 3번째 재대결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두 사람은 20·21대 총선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친명계 핵심 인물로 꼽히는 박 의원을 상대로 한 당내 경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위원장은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국민의힘이 친명계 핵심 인물을 잡기 위해 전략공천을 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맹성규 민주당 의원(남동구갑)은 수성전에 나선다. 남동구갑은 15대부터 18대까지 보수 진영 후보가 당선됐고, 19대부터 21대까지는 진보 진영 후보가 석권했다. 국민의힘 후보군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계양구갑은 계양구가 갑을로 나뉜 17대 총선 이후 진보 진영 후보만 당선됐다. 유동수 민주당 의원은 원내 정책수석 부대표를 맡으며 당내 입지가 넓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의힘은 이병학 당협위원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5·7·8대 계양구의원을 역임했다.
허종식 민주당 의원(동구미추홀구갑)과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중구·강화군·옹진군)은 재선 도전에 나선다. 동구미추홀구갑의 최대 변수는 선거구 개편이다. 선거구 개편에 따라 중구·강화·옹진군, 서구갑, 서구을 중 하나에 흡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에서는 허 의원 대항마로 심재돈 당협위원장이 거론되지만, 조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의힘 대변인을 지낸 배준영 의원은 현재 인천시당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지역 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조택상 지역위원장의 출마가 예상된다. 조 위원장은 박남춘 시장 시기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을 역임했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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