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동민 PD 시즌2 하차하며 ‘김순옥 막장’ 위기…이유미의 ‘강남순’과 맞붙는 토요일 성적 중요
9월 30일 6회 방송에서 7.3%를 기록했던 SBS 토일 드라마 ‘7인의 탈출’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은 10월 13일 방송된 7회에서 6.8%로 하락했다. 다음날 8회 방송은 6.5%로 더 떨어졌다. 김순옥 작가의 기대작인 ‘7인의 탈출’ 시즌1은 17부작으로 기획돼 아직도 9회나 더 남아 있지만 반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시즌1 촬영을 모두 마치고 2024년 3월 시즌2를 방송할 예정인데 SBS는 ‘7인의 탈출’ 시즌1을 연출한 주동민 PD를 시즌2에서 하차시키는 극약 처방까지 내렸다. ‘황후의 품격’ ‘펜트하우스’ 시리즈 등을 흥행시킨 김순옥 작가와 주동민 PD 조합은 이렇게 최대 위기에 내몰렸다.
10월 13일은 MBC 금토 드라마 ‘연인’ 파트2가 시작된 날이다. 그런데 ‘7인의 탈출’ 시청률 하락의 결정적 원인을 ‘연인’이라고 지목하기도 어렵다. ‘연인’ 파트2의 문을 연 11회 방송 시청률이 7.7%에 그친 것. 10회에서 기록한 12.2%에 비하면 폭락에 가까운 수치다. 그렇지만 하루 뒤 방송된 11회 방송에선 9.3%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감안해 ‘연인’을 파트1과 파트2로 나눠 편성한 MBC의 가장 큰 고민은 SBS ‘7인의 탈출’이었다. 김순옥 작가와 주동민 PD 조합이 그동안 보여준 흥행력이 워낙 탄탄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7인의 탈출’이 기대만큼 흥행하지 못하면서 ‘연인’의 독주가 예상됐지만 또 다른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다. SBS 금토 드라마와 함께 주말 미니시리즈 시장을 양분했던 JTBC 토일 드라마도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던 것.
‘연인’ 파트2보다 한 주 앞서 방송을 시작한 JTBC 토일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은 4.3%의 낮은 시청률로 시작해 2회에서 6.1%를 기록했다. 연인 12회가 방송된 10월 14일 3회 방송에서 8%를 기록하며 9.3%의 ‘연인’에 살짝 뒤졌지만 2회 대비 1.9%포인트(p) 상승한 ‘힘쎈여자 강남순’은 상승세를 이어가 4회 방송에서 9.8%를 기록했다. 지금의 상승세라면 ‘연인’은 13회, ‘힘쎈여자 강남순’은 5회 방송에서 두 자릿수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관건은 두 프로그램이 맞붙는 토요일 성적표다. 토요일인 10월 21일에 ‘연인’ 14회와 ‘힘쎈여자 강남순’ 5회가 동시 방영되는 터라 과연 어느 프로그램이 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지가 향후 시청률 경쟁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아무래도 ‘연인’의 시청률은 이장현(남궁민 분)과 유길채(안은진 분)의 거리와 정비례한다. 둘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시청률은 올라가고 둘이 멀어지면 시청률은 하락한다. 그만큼 이장현과 유길채의 절절한 사랑에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 파트1의 마지막에서 유길채가 구원무(지승현 분)와 결혼하고 이장현은 다시 심양으로 떠났다. 이렇게 파트2의 시작점인 11회에서 이장현과 유길채는 물리적(한양과 심양의 거리)으로나 심적(유길채의 결혼)으로 거리가 멀어진 상황이었다. 시청률 역시 야반도주를 시도할 만큼 근접했던 10회의 12.2%에 비해 무려 4.5%p가 떨어진 7.7%를 기록했다.
12회에서도 여전히 이장현과 유길채는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유길채가 졸지에 포로가 돼 도망친 조선의 포로들과 함께 심양으로 끌려가는 내용이 다뤄졌다. 한양에서 이장현이 있는 심양으로 가는 유길채의 행보는 무척이나 고난스러웠지만 그만큼 두 사람의 거리는 좁혀졌다. 그리고 12회 마지막 장면에서 비로소 도망치는 유길채의 모습이 이장현의 눈에 들어왔다. 다시 이들의 거리가 급격히 좁혀진 상황이라 13회 방송에 대한 기대감이 급등하고 있다.
이처럼 시청자들은 드라마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최근 시청률이 급상승하며 ‘연인’을 위협하는 JTBC ‘힘쎈여자 강남순’은 주요 출연진인 강남순(이유미 분)과 황금주(김정은 분), 길중간(김혜숙 분) 등 3대의 상봉이라는 초반기 흐름이 시청률 상승을 일궈냈다. 강남순은 어린 시절 황금주가 잃어버린 딸이며 황금주는 길중간의 딸이다. 모계 유전으로 내려온 ‘대대힘힘’ 괴력을 좋은 일에만 써야 한다는 집안 내력이 이 드라마의 기본 설정이다.
아무래도 주인공 이유미는 살짝 무게감이 떨어진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과 ‘지금 우리 학교는’을 통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모두 조연이었다. tvN 드라마 ‘멘탈코치 제갈길’을 통해 주연으로도 통할 수 있음을 입증했지만 시청률이 낮게 나오면서 크게 화제가 되진 못했다.
이런 까닭에 이유미가 연기하는 강남순이 친엄마를 찾기 위해 한국으로 가서 펼쳐지는 1, 2회는 그리 큰 호응을 얻어내지 못했다. 그렇지만 ‘힘쎈여자 강남순’은 이유미 외에도 김정은과 김혜숙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존재한다. 사실상 이들 세 여배우의 조합이 진정한 주인공이다. 3, 4회를 통해 강남순이 엄마 황금주와 외할머니 길중간과 극적인 상봉을 하는 과정이 그려지며 시청률이 9.8%까지 치솟았다.
‘3대의 상봉’이라는 초반 흐름이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는 데 성공했지만 이제부터 진정한 시작이다. 이들이 ‘대대힘힘’ 괴력을 좋은 일에 사용하는 드라마의 주된 내용이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느냐가 ‘연인’과의 대결에서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10월 28일에는 tvN ‘무인도의 디바’도 주말 미니시리즈 경쟁에 가세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박은빈 차기작인 데다 ‘스타트업’ ‘피노키오’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드림하이’ 등의 박혜련 작가가 대본을 맡아 크게 주목받는 작품이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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