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주가의 3배가 넘는 가격에 지분을 매입한 점 등을 봤을 때 롯데렌탈이 협상에서 우위에 있지는 않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어떻게든 지분을 확보하더라도 업계 1, 2위 업체를 모두 보유하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도 넘어야 할 산이다.

최대주주 및 재무적 투자자(FI)들은 최대주주 변경을 대비한 카드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쏘카 최대주주인 유한책임회사 에스오큐알아이(SOQRI, 소쿠리)와 유한회사 에스오피오오엔지(SOPOONG, 소풍)는 롯데렌탈과 쏘카 상장 후 주식 보호예수 기간 만료일부터 6개월 안에 발행회사 주식의 최대 5%를 롯데렌탈에 매도 청구할 수 있는 풋옵션 계약을 맺었다.
2018년 쏘카에 투자한 IMM 프라이빗에쿼티(IMM PE)도 지난해 쏘카가 기업공개(IPO)에 나서기 전 풋옵션과 동시에 동반매도청구권도 확보한 바 있다. 동반매도청구권은 내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할 때 상대방 주식을 강제로 팔도록 하는 조항이다.
IMM PE는 쏘카에 투자하기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인 헤르메스투유한회사를 통해 지난 8월 22일 풋옵션을 행사했다. 그러자 소풍도 롯데렌탈에 풋옵션을 행사했다. 즉 IMM PE가 행사한 풋옵션 주식 105만 2000주를 롯데렌탈이 매입한 셈이다. 주식 양도는 9월 22일 마무리됐다. 주당 가격은 4만 5172원으로 총 매수 가격은 약 547억 원이었다.
롯데렌탈은 같은 달 8월 31일에도 SK그룹이 보유한 쏘카 지분 587만 2450주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주당 가격은 2만 2500~2만 4900원이고, 매매 총액은 1321억~1462억 원으로 책정됐다. 거래 성사시 롯데렌탈 지분은 32.91%로 오르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에 따라 다른 회사 발행주식 총수의 20%(상장회사 15%) 이상 취득할 때 해당 회사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신고를 해야 한다. 롯데렌탈은 기업결합 승인이 완료된 후 거래대금이 지급되면 SK와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며, 2024년 9월 13일 거래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진한 실적의 원인으로는 잦은 앱 오류와 고객 응대 불만에 따른 사용자 이탈이 꼽힌다. 그린카는 지난 5월 말 앱 업데이트 과정에서 데이터 송수신 오류로 차량 반납 오류나 차 문이 열리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4월, 2020년에도 발생했던 사고다. 해마다 앱 오류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고객센터 응대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거세다. 한 소비자는 “빌렸던 차량이 고장 나서 대체 차량을 받으려고 택시 타고 이동했는데 차가 없었다. 고객센터 응대 인원이 몇 명인지는 모르겠는데 전화 연결에만 1시간을 썼다. 연결된 상담원은 차량 탁송이 안 이뤄졌다며 야외 주차장에서 한 시간 정도를 기다린 내가 또 이동해야 한다고 했다. 이 일을 겪고 나니 다시 차량을 빌릴 마음이 사라졌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롯데렌탈 관계자는 “그린카 서비스 개선을 위해 지난해부터 IT 투자를 단행해 시스템 개선 및 안정화가 진행됐다. 신규 시스템이 안정화 단계에 있는 만큼 그린카의 서비스 품질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두 회사 간 합병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결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다만 롯데렌탈의 경영권 확보가 순조롭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일단 협상 우위는 여전히 최대주주에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한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와 맺은 풋옵션, 그리고 최대주주가 투자자와 맺은 풋옵션 때문에 롯데렌탈은 현 주가의 3배가 넘는 가격에 지분을 매입해야 했다. 소란 없이 거래가 성사됐다는 건 이 판에서 롯데렌탈의 힘이 그리 세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애초에 롯데렌탈이 협상 우위에 있었다면 풋옵션의 반대 개념인 콜옵션 계약을 맺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렌탈이 쏘카 지분을 확보하더라도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를 받아야 할 수 있다. 업계 1위 쏘카와 자회사 그린카를 함께 손에 거머쥔다면 시장 점유율 90%를 넘어 독과점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이미 시장 자체가 쏘카 독점 체제로 기울어졌다. 소비자들의 충성도도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둘 간의 합병으로 시장이 크게 달라질 거 같지는 않다. 다만 공정위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면 최대주주들과 최대한 우호적으로 협상을 하는 등 완급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