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씨 한씨 등 내사 선상 오른 8명 면면 폭발력 상당…“지속적 공갈·협박” 진상 밝히는 게 핵심 포인트
이번 공식입장은 크게 세 가지 관전 포인트를 갖고 있다. 우선 ‘사실관계 확인 중’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을 뿐 마약 관련 의혹을 ‘부인’하진 않았다. 아직 이선균은 내사 대상일 뿐 수사 대상으로 입건된 상황은 아닌데 벌써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부인하지 않았다’는 게 곧 ‘인정했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부인도 인정도 하지 않은 애매한 입장은 분명 묘한 뉘앙스를 남겼다.
두 번째 포인트는 실명 공개다. 아직 경찰 내사 단계인 터라 언론에선 ‘40대 유명 영화배우’ 정도로 이니셜 보도를 하고 있었지만 이선균 측이 스스로 실명을 공개했다.
이선균이 정상급 스타임을 감안하면 마약 불법 투약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엄청난 파장이 불가피하다. 이선균은 김태곤 감독의 영화 ‘탈출:프로젝트 사일런스’와 추창민 감독의 영화 ‘행복의 나라’ 촬영을 이미 마친 상황이다. 약 200억 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탈출:프로젝트 사일런스’는 이미 영화가 완성돼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으며 ‘행복의 나라’는 현재 후반 작업이 진행 중이다. 두 영화 모두 이선균의 수사 상황을 보며 개봉 일정을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됐다.
드라마 ‘노 웨이 아웃’은 최근 촬영을 시작했고, 이선균은 아직 첫 촬영에 들어가기 전이다. 따라서 배우 교체가 가능한 상황이지만 이선균이 의혹을 ‘인정’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제작진이 먼저 교체를 진행하기가 곤란한 상황이다. 항간에선 이선균 측에서 하차 입장을 통보했다는 얘기도 들려오고 있다.
출연 중인 광고에도 여파가 불가피하다. 마약 투약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광고 하차도 불가피한데 부인 전혜진과 동반 출연한 광고도 있어 그 여파가 전혜진에게도 미칠 수 있다. 대표적인 배우 커플 가운데 한 쌍인 이선균 전혜빈 부부는 둘 다 연기력을 인정받는 배우로, 두 아들을 키우며 단란하게 지내왔다. 이런 단란한 가정은 이선균의 좋은 이미지로 연결됐다.
그런데 이선균이 유흥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내사를 받고 있으며 마약 투약이 유흥업소에서 이뤄졌다고 알려진 부분이 눈길을 끈다. 수사 과정에서 마약 투약과 더불어 유흥업소 관련 내용까지 세세하게 드러날 경우 이선균의 이미지는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내사 선상에 오른 8명의 면면이다. 이선균과 실장과 종업원 등 유흥업계 관계자를 비롯해 ‘재벌 3세’와 ‘연예인 지망생’ 등이 포함돼 있다고 알려졌다. 우선 ‘재벌 3세’는 N 사 창업주 외손녀 황 아무개 씨이며 ‘연예인 지망생’은 과거 다른 연예인 마약 수사에 연루돼 연예인 지망생으로 소개됐던 일을 계기로 유명인이 된 한 아무개 씨다.
황 씨와 한 씨는 모두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이다. 이번 사건에서는 이선균과 마찬가지로 관련 첩보를 바탕으로 아직 내사를 받고 있을 뿐이다. 아직 경찰이 입건조차 하지 않은 상황이라 이들의 실제 마약 불법 투약 여부 역시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황 씨와 한 씨는 모두 화제성이 매우 큰 인물들이다. 만약 경찰이 이들에 대한 내사를 정식 수사로 전환하고 그 과정에서 혐의가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파장은 일파만파 확대될 수밖에 없다. 정상급 스타인 이선균의 마약 불법 투약 자체로도 화제성이 큰데 황 씨와 한 씨 모두 충분히 이슈메이커가 될 수 있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칫 관련 의혹과 이슈의 배경이 유흥업소가 될 수도 있다.
이번 공식입장의 마지막 포인트는 “이선균 배우는 사건과 관련된 인물인 A 씨로부터 지속적인 공갈, 협박을 받아와 이에 대해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힌 부분이다.
연예관계자들은 이 부분이 이선균 측이 실명까지 공개하며 공식입장을 낸 결정적인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10월 19일 저녁 ‘톱스타 L 씨, 마약 혐의로 내사 중’이라는 기사를 단독 보도한 경기신문은 20일 오후 2시 50분 무렵 ‘톱스타 L 씨, 마약 공급책에게 수억 원 뜯겨’라는 기사도 단독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서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L 씨가 대마를 하면서 마약 공급책에게 거액의 돈을 건넨 것은 사실로, 대략 3억 원 정도로 알고 있다”며 “거액의 돈을 건넨 이유는 좀 더 조사가 필요하지만 공급책이 L 씨의 유명세를 노리고 협박한 걸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단독 보도가 나간 뒤 1시간가량 뒤에 이선균의 소속사가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사건 관련 인물의 지속적인 공갈·협박의 존재를 인정하며 관련 고소 사실까지 밝힌 소속사는 실제로 3억여 원을 건넸는지까지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선균의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지평은 언론에 기사 내용과 달리 ‘협박을 한 사람이 마약 공급책은 아니’라고 밝혔다.
협박 관련 부분은 정반대의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 이선균이 지속적인 공갈·협박을 당했다고 직접 밝혔으며 거액을 건넸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 사실상 마약 투약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정황으로 볼 때 마약 불법 투약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이선균에게 공갈·협박을 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선균이 마약을 불법 투약했을지라도 본인의 의지로 인한 상황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이선균이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마약을 투약하게 만든 뒤 이를 약점 잡아 지속적으로 공갈·협박을 가해 거액을 받아간 사건일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이선균이 마약을 불법 투약했다고 밝혀지더라도 가벼운 처벌만 받고 사태가 조기에 수습될 수 있다. 이선균을 명확한 피해자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선균의 마약 불법 투약 여부에 대한 경찰 수사는 물론이고 이선균이 고소장을 제출한 공갈 및 협박 사건의 결과까지 종합적으로 봐야 이번 사건의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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